치료 뒤 결과가 나빴는데, 병원에서는 합병증이라고 합니다. 그 말로 끝나는 건지 알고 싶어집니다. 법원은 그 이름보다 그때의 진료를 따로 묻습니다.
핵심 정리
- 입증책임이 병원으로 넘어간다는 말과 달리, 과실은 환자 쪽이 증명합니다.
- 의료과실은 그때의 의료 수준에서 해야 할 주의를 다하지 않은 잘못입니다.
- 의료과실 소송에서 잘못과 결과의 연결은 증명의 부담이 덜어집니다.
- 그 잘못이 손해를 낳을 개연성을 증명하면 인과관계는 추정될 수 있습니다.
- 병원은 손해가 진료상 과실 때문이 아님을 증명해 그 추정을 깰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다른 말도 했나요?
합병증 말고도 결과를 두고 듣는 설명은 여럿입니다. 들은 말마다 법원이 따로 보는 것이 있습니다.
- 피할 수 없었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법원은 잘못 없이 생긴 결과인지를 진료로 봅니다.
- 수술동의서에 서명했다면, 법원은 서명과 함께 무엇이 설명됐는지를 봅니다.
- 응급실에서 응급 상황이었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법원은 그 조건까지 보고 판단합니다.
-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사이에 일이 생겼다면, 법원은 옮긴 판단과 넘긴 정보를 봅니다.
의료과실은 무엇을 말하나요?
의료과실은 진료에 잘못이 있었다는 말로, 의료과오라고도 합니다. 결과가 나빴다는 말과는 다릅니다. 결과가 나빠도 그 진료가 그때의 의료 수준에 맞았다면 과실이 아닙니다.
의료사고와도 다른 말입니다. 의료사고는 진료로 생명이나 몸, 재산에 피해가 생긴 것을 말합니다. 피해가 생겼다는 말이지, 잘못이 있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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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는 법에 뜻이 적혀 있는 말입니다. 의료과실과 합병증은 법에 뜻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법원 판결이 쌓아 온 기준으로 가립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기준은 진료하던 그때, 보통의 의사라면 지켰어야 할 의료 수준입니다. 그 병원이 작다는 사정만으로 기준이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흔히 의료 실수나 오진이라고 묻는 일도 이 기준으로 가립니다.
판단할 때는 이렇게 묻습니다.
- 그때 나쁜 결과를 미리 내다볼 수 있었나
- 내다볼 수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나
- 여러 치료 방법 가운데 합리적인 것을 골랐나
치료 방법을 고르는 데는 의사의 재량이 있습니다.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골랐다면, 그 선택을 과실로 보지 않습니다.
검사를 하지 않은 것도 같은 기준으로 봅니다. 영상 검사 없이 주사 치료만 이어 간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때 그 증상에 검사가 필요했는지를 봅니다.
이 판단을 돕는 것이 감정입니다. 감정은 사건과 관계없는 의사가 기록을 보고 의견을 내는 절차입니다.
- 진단이 그때 적절했나
- 검사와 처치가 적절했나
- 경과를 제때 살폈나
- 나쁜 결과를 미리 알고 피할 수 있었나
- 위험을 미리 설명했나
- 그 진료가 결과로 이어졌나
감정은 진료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견이고, 판단은 법원이나 조정부가 합니다.
합병증이라고 하면 끝인가요?
합병증은 치료를 제대로 해도 일정한 확률로 생길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합병증이 생긴 것과 진료에 잘못이 있었는지는 나누어 봅니다. 알려진 합병증 범위 안의 결과라면, 그것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 않습니다.
치료 뒤 생긴 합병증이 다툼이 되는 때는 따로 있습니다.
- 결과가 그 범위를 벗어났을 때
- 막을 수 있었는데 막지 못했을 때
- 늦게 알아채거나 대처가 맞지 않았을 때
주사 후 염증 사건의 환자는 발 골절로 입원해 있었습니다. 주사를 맞은 뒤 주사 부위가 붓고 아팠습니다. 환자 측은 주사 과실, 염증 뒤 대처, 신경손상 진단, 설명의무를 다퉜습니다.
법원은 주사와 진료 과정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설명의무 위반 하나를 인정했습니다. 투약기록과 경과기록, 검사 결과, 서명한 동의서를 함께 받아 둡니다. 다툰 대목마다 따로 남는 기록입니다.
어깨·척추 수술 뒤 감염 사건의 환자 측은 감염 예방과 대처, 설명을 다퉜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판결에서는
대법원 판단도 이 경계에서 갈립니다. 합병증과 과실 추정 판결은 범위 안의 합병증이면 과실을 미루어 보지 않았습니다. 과실 추정의 한계 판결은 수술로 생긴 결과와 수술상 과실을 나눠 보았습니다.
반대로 수술 직후 마비와 과실 추정 판결은 과실을 추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갈린 곳은 결과의 무게가 아니라, 잘못을 미루어 볼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였습니다.
결과와 이어졌는지는 따로 보나요?
과실이 있었다는 것과, 그 잘못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는 것은 다른 물음입니다. 뒤의 물음을 인과관계라고 합니다.
아쉬움과 과실도 다릅니다. 중재원 조정 사례에 이런 사건이 있습니다.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잘못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일찍 알았어도 경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도 보았습니다.
과실은 어느 쪽이 증명하나요?
의료과실 소송에서 과실은 환자 쪽이 증명합니다. 그 과실이 손해를 낳을 개연성까지 증명하면, 인과관계가 추정될 수 있습니다. 병원은 손해가 진료상 과실로 생기지 않았음을 증명해 추정을 깰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2023년 판결에서 밝힌 인과관계 추정과 반대 증명의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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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은 의학적으로 의심이 전혀 없을 만큼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의학적 원리에 맞지 않거나 막연한 가능성에 그치면 부족합니다. 추정은 반대 증명이 없으면 그렇다고 보는 것입니다.
과실 자체도 여러 사정을 모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 증상이 과실 말고 다른 원인으로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정들입니다. 다만 무거운 결과가 났다는 것만으로는 추정되지 않습니다. 병원이 다른 원인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것만으로 인과관계가 추정되지도 않습니다.
이런 추정을 입증책임 전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판례는 병원에게 과실이 없음을 증명하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환자 쪽 부담을 덜어 줄 뿐입니다. 법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고친 기록을 병원에 불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설명을 못 들었다면?
설명의무 위반은 진료 과실과 따로 판단합니다. 설명의무는 진료 전에 위험을 설명할 의무입니다. 진료에 과실이 없다고 보더라도 설명을 다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됩니다.
드물게 생기는 위험도 설명할 대상일 수 있습니다. 그 진료에 전형적이거나, 생기면 되돌릴 수 없는 중대한 위험이면 그렇습니다. 설명했다는 증명은 원칙적으로 병원 쪽 몫입니다.
동의서는 무엇을 설명했는지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 인쇄된 글과 서명만 있으면 무엇을 설명했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 서명한 동의서는 병원에 사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설명만 빠졌을 때의 배상은 대법원이 그 범위를 좁게 보았습니다.
설명과 동의의 차례는 진료 전에 들었어야 할 설명에서 다룹니다.
응급 상황이었다면?
응급 상황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판단과 처치를 이어 가야 합니다. 법원은 그 급박함을 판단에 넣습니다. 진료하던 때의 환경과 조건, 그 진료가 가진 특수성도 함께 고려합니다.
다만 응급이라고 잣대가 따로 서지는 않습니다. 기준은 그 급박한 조건 속에서 요구되던 의료 수준입니다. 응급실 기록에 남은 처치의 차례와 시각이 그 판단의 바탕이 됩니다.
옮겼거나 함께 진료했다면?
병원을 옮겼거나 여러 의료진이 나눠 맡았어도 잣대는 앞의 기준 그대로입니다. 다만 어느 대목을 누가 맡았는지가 함께 물음이 됩니다. 기기나 보형물이 얽혔다면 그 결함도 진료의 과실과 나누어 봅니다.
간호사의 과실로 생긴 손해도 병원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진료계약으로 따지면, 병원이 진료에 쓴 의사와 간호사는 이행보조자입니다. 이들의 과실은 병원의 과실로 봅니다.
불법행위로 따지면 사용자책임이 걸립니다. 법은 병원이 고용한 사람이 일하다 낸 손해를 병원도 배상하게 합니다. 간호사의 처치가 과실인지는 앞의 기준과 같은 방식으로 봅니다.
증거는 무엇으로 모으나요?
먼저 모을 것은 진료기록입니다. 감정은 그 기록을 보고 의견을 냅니다.
- 감정이 볼 진료기록은 이름을 적어 사본을 요청합니다.
- 소송 전이라도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해 기록을 남겨 둘 수 있습니다.
- 수술실 촬영을 요청했다면, 그 영상은 30일이 지나면 지워질 수 있습니다.
- 들은 설명은 날짜와 함께 적어 둡니다.
- 증상과 치료 경과도 날짜순으로 적어 둡니다.
감정은 어디서 다투느냐에 따라 맡는 곳이 다릅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정에서는 중재원 감정부가 합니다. 소송에서는 법원이 정한 감정인이 합니다.
신체감정은 몸을 직접 진찰해 다친 정도를 보는 감정입니다. 감정하는 날의 몸을 봅니다. 그 전의 상처와 증상은 진료기록과 적어 둔 경과가 보여 줍니다.
언제 따져 볼지는 결과가 아니라 기록을 보고 정합니다. 받은 기록으로 그때의 의료 수준에 맞는 진료였는지를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청구할 수 있는 기한은 따로 흐릅니다. 손해와 배상을 청구할 상대를 안 날부터 3년, 사고가 있은 날부터 10년입니다.
감정에서 과실이 없다고 나왔다면
감정에 과실이 없다는 의견이 적혀도, 판단은 법원이나 조정부가 합니다. 법원은 그 의견을 그때의 사정과 함께 놓고 보며, 그대로 매이지 않습니다.
다만 감정의 무게도 가볍지 않습니다. 감정이 합병증으로 본 사건에서 대법원이 과실을 추정하지 않은 일도 여럿입니다.
감정 결과가 나온 뒤에도 양쪽은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진료기록감정이라면 감정인에게 다시 물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조회와 감정 보완으로 자료를 더하는 길도 있습니다.
과실이 가려지면
과실은 결과의 크기가 아니라 그때의 진료 과정과 기록, 감정으로 가려집니다. 책임이 인정되면 그다음은 손해배상을 셈하는 일입니다. 조정과 소송, 고소 같은 의료분쟁 해결 방법은 저마다 기한과 절차가 다릅니다.
받은 진료기록이 있다면, 설명을 들은 날의 경과기록과 간호기록을 찾습니다. 그 줄의 날짜와 시각에 밑줄을 긋습니다.
의료인이시라면: 환자 측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 의료사고로 형사 고소를 당했을 때 · 간호사·전공의 이름으로 소송이나 고소가 왔다면 · 의료사고 뒤 설명과 사과 · 피부과 · 미용 시술 동의서 · 소속 의료인에게 구상이 오나요 · 소장보다 법원 명령이 먼저 왔다면
그 밖의 질문
의료과실로 형사 고소도 할 수 있나요?
업무상과실치사상 같은 형사 절차는 배상과 따로 갑니다. 고소는 경찰에, 배상을 묻는 소송은 법원에 냅니다. 잘잘못을 따지는 기준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닙니다. 다른 것은 어디까지 증명해야 하느냐입니다. 형사재판에서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만큼 증명돼야 합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도 민사와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병원이 사과하면 과실을 인정한 건가요?
과실은 사과가 아니라, 진료가 그때의 의료 수준에 맞았는지로 판단합니다. 2027년 5월 27일부터는 법에 새 규정이 생깁니다. 사고를 설명하며 건넨 위로나 유감은 재판에서 책임의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그날부터 생긴 사고에 적용합니다.
의료과실은 어디에 신고하나요?
배상은 중재원 조정이나 민사 소송으로 따집니다.
참고한 법령 · 지침
- 민법2026. 3. 17. 시행
- 의료법2026. 10. 2. 시행
- 형법2026. 10. 2. 시행
- 민사소송법2026. 10. 2. 시행
-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25. 6. 21. 시행
- 같은 법 시행령2026. 8. 18. 시행 · 감정서에 적는 것
- 같은 법 개정 법률 제21694호2027. 5. 27. 시행 예정 · 사고 뒤 설명과 유감 표현
-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인과관계 추정
-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7다203763 판결후유장해와 과실 추정
-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설명의무 이행의 증명
-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39567 판결경추 수술 뒤 사지 부전마비와 인과관계의 추정
-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48443 판결드문 위험의 설명
-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2024·2025 의료분쟁 조정 사례집2026. 6.
이 글은 일반적인 설명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