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추정 · 증명

황반원공과 과실 추정의 한계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수술로 생긴 결과라는 것과 수술상 과실로 생긴 결과라는 것을 따로 본 판결입니다. 앞의 것은 받아들이면서도, 뒤의 것은 개연성 있는 사정이 있어야 추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흔치 않은 위험이라도 설명해야 할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3. 6. 27.
사건
2010다96010 · 민사
결론
의사(원고 · 반소피고)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의사에게 불리한 부분을 모두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무엇을 다퉜나

시력교정을 위해 오른쪽 눈에 안내렌즈삽입수술을 받은 뒤, 황반원공이 생겨 환자가 시력을 잃게 된 사건입니다. 황반원공은 망막 한가운데(황반)에 구멍이 나는 것입니다. 원심이 인정한 경위는 이렇습니다.

  • 의사는 시력 · 안압 · 안저 검사를 하고, 수술 뒤 안압이 오르는 것을 막는 레이저 홍채 절제술을 먼저 했습니다. 그 뒤 홍채와 수정체 사이(후방)에 렌즈를 넣는 수술을 했습니다.
  • 환자는 수술 직후 번쩍임을 호소했습니다. 다음 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인다고 하자, 의사는 렌즈의 축을 돌리는 난시축 교정술을 했습니다.
  • 증세가 이어져 수술 사흘 뒤 황반부 정밀검사를 했고, 황반원공이 발견돼 렌즈를 뺐습니다.

의사가 배상할 채무가 없다는 확인을 구했고, 환자는 반소로 손해배상을 구했습니다.

원심은 수정체와 유리체가 앞으로 밀려 유리체 파동이나 박리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데 게을리했다며 수술상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황반원공의 크기와 불규칙한 테두리, 외상이면 며칠 안에 생길 수 있다는 점, 백내장수술 뒤 황반원공 논문 등을 들었습니다.

황반원공이 생길 수 있음을 설명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했습니다. 의사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간접사실로 추정하려면 개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판시사항 [1] · 이유 1 가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라, 일반인이 주의의무 위반과 인과관계를 밝혀내기는 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술 중이나 뒤에 중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생기면, 과실 말고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해 그 증상이 과실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과실로 그 결과가 생겼다고 추정할 만한 개연성이 없는 사정들을 가지고, 무거운 결과에서 거꾸로 과실과 인과관계를 막연히 추정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의사에게 과실이 없다는 증명을 지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판시사항 [2] · 이유 1 다

대법원은 1심과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서 이런 사정을 보았습니다.

  • 황반원공은 나이 든 환자에게 특발성으로 생기는 일이 많지만, 고도근시가 있으면 망막조직이 약해 별다른 외상 없이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 환자는 수술 전에 고도근시와 난시가 있었습니다.
  • 외부 충격으로 황반원공이 생긴 사례는 대체로 심한 충격이 있었습니다.
  • 원심이 든 논문들에도 황반원공이 수술상 과실과 관련 있다는 언급은 없었습니다. 라식수술 뒤 황반원공은 평균 12.1개월 뒤에 생겨, 수술과 시간 간격이 컸습니다.
  • 황반원공의 모양으로는 생긴 원인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 전문심리위원과 사실조회에 회신한 의료기관들은, 이 수술과 난시축 교정은 수정체 앞쪽에 국한된 시술이라 유리체나 황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수술 녹화 동영상을 본 신체감정의는 비표준적 의료행위로 볼 부분이 없다고 회신했습니다.

이 위에서 대법원은 세 가지를 짚었습니다.

  • 크기와 모양: 황반원공이 크고 테두리가 불규칙해도, 그것이 수술상 과실과 이어진다는 자료가 없으면 그것으로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 수술 부위: 눈 앞부분을 절개해 렌즈를 넣는 수술이, 뒷부분의 문제없던 망막에 구멍을 낼 만큼 심한 충격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미세한 충격으로 유리체 파동이 생겨 황반원공이 생겼다면, 과실이라기보다 이 수술에 불가피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고 했습니다.
  • 나머지 사정: 원심이 든 나머지 간접사실들은 수술과 황반원공 사이 인과관계를 추정할 사정은 될지언정, 의사의 과실까지 추정할 개연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원심은 이 수술에서 한 조치 말고 황반원공을 막을 방법이 있었는지 심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채로 주의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과실을 막연히 추정한 것은 법리 오해라고 했습니다.

드문 위험이라도 설명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판시사항 [3] · 이유 2

의사는 수술 같은 침습으로 나쁜 결과가 생길 개연성이 있거나 사망 같은 중대한 결과가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할 때, 응급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과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을 그때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한 만큼 알려, 환자가 필요성과 위험을 견주어 받을지 고르게 하라는 것입니다.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드물게 생긴다고 해서 이 의무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그 치료에 전형적으로 생기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이면, 드물어도 설명 대상이 된다고 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법리 위에서, 황반원공 가능성을 설명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황반원공은 이 수술로 생겼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위자료가 하나여서 함께 깼습니다 이유 2

원심은 수술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모두 아울러 위자료 하나를 정했습니다. 수술상 과실 판단이 잘못돼 재산 손해와 위자료 부분을 깨는 이상, 설명의무 위반 위자료도 그대로 둘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원심판결 중 의사에게 불리한 부분을 모두 깨고 다시 심리하게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수술에 과실이 있었는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황반원공을 막을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 등을 심리하라고 했습니다.
  • 설명의무 위반 판단을 뒤집지 않았습니다. 그 판단은 수긍했고, 위자료가 하나로 묶여 있어 함께 다시 심리하게 된 것입니다.
  • 황반원공이 수술상 과실로 생겼다고 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수술로 생겼다는 원심 판단은 수긍했지만, 과실까지 추정할 개연성은 모자란다고 본 것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판결은 같은 결과를 두 물음으로 갈랐습니다. 수술로 생겼는가와 수술상 과실로 생겼는가입니다. 앞의 것은 받아들였고, 뒤의 것은 개연성 있는 사정이 모자란다고 보았습니다.

설명은 그와 따로, 위험이 드물어도 전형적이거나 중대한지로 봅니다.

의료인이라면

수술 녹화 동영상을 본 감정의 회신과, 수정체 앞쪽에 국한된 시술이라는 의료기관 회신이 과실 판단의 재료가 됐습니다.

설명 대상을 가른 것은 위험이 드문지보다, 그 치료에 전형적인 위험인지와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인지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 설명이 빠졌다는 원심 판단을 대법원도 수긍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수술 뒤 생긴 결과가 무거워도, 그것만으로 수술상 과실이 추정되지는 않습니다.

수술 전 고도근시처럼 원래 눈 상태도 판단에 들어갔습니다. 설명 쪽은 황반원공 가능성을 미리 들었는지가 물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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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96010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