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추정 · 증명

의료과실의 추정과 설명의무,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 않음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사 뒤 나쁜 결과가 났다면, 결과만으로 과실이 추정되지는 않는다는 점부터 알아 두시길 권합니다. 이 판결에는 과실을 추정할 수 있는 때와 없는 때, 진료 방법을 고를 재량, 설명의 범위와 증명, 설명이 빠졌을 때의 배상 범위라는 네 법리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7. 5. 31.
사건
2005다5867 · 민사
결론
원고 · 피고 상고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담췌관조영술(ERCP) 검사 뒤 급성췌장염이 생겨 환자가 숨진 사건입니다. 다툼은 셋이었습니다.

  • 검사 뒤 췌장염이 생긴 것만으로 검사 과정의 과실을 추정할 수 있는가.
  • 췌장염이 생긴 뒤 내과적 치료를 고른 것이 과실인가.
  • 검사 전에 위험을 설명했는가. 설명하지 않았다면 배상은 어디까지인가.

법원이 본 것

추정에는 개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판결요지 [1]

환자 쪽이 과실 말고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을 증명하면, 과실을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개연성 없는 사정으로 막연히 무거운 결과에서 추정해, 의사에게 과실이 없다는 증명을 떠넘길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이 검사 뒤 췌장염은 병적인 상태가 없어도 생길 수 있다는 점. 또 검사 경과에 문제 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 게다가 환자 상태로 보아 췌장염이 생길 바탕이 전혀 없다고 볼 수도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췌장염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검사 과정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합리적인 범위 안의 선택은 과실이 아닙니다 판결요지 [2]

이때 의사는 환자의 상황, 그때의 의료 수준, 자기 지식과 경험에 따라 진료 방법을 고를 상당한 재량이 있습니다.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결과를 놓고 어느 하나만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환자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중환자실에 옮겨질 만큼 중했던 점을 들어, 내과적 치료를 고른 데 과실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드문 위험도 설명 대상일 수 있습니다 판결요지 [3]

한편 부작용이 드물다는 사정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그 치료에 전형적으로 생기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위험이면 설명 대상이 됩니다.

설명했다는 증명은 의사 쪽에 있습니다 판결요지 [4]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설명의무를 다했다는 증명은 의사 쪽이 합니다. 의사는 문서로 쉽게 증명할 수 있는데, 환자 쪽은 설명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성질상 매우 어렵다는 것이 까닭입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는 설명했다는 증거가 없었고, 간호기록에는 「permission 없이 하기로 함」이라는 기재가 있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의 배상 범위 판결요지 [5] [6]

선택할 기회를 잃은 데 대한 위자료만 구할 때는, 설명이 없어 그 기회를 잃었다는 점만 증명하면 됩니다.

사망 같은 결과의 모든 손해를 구하려면, 그 결과와 설명의무 위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이 경우 설명의무 위반은 진료 과정의 주의의무 위반과 같이 볼 정도여야 합니다.

법원은 설명을 들었더라도 환자가 반드시 검사를 거부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배상을 사망으로 인한 손해 전부가 아니라 설명의무 위반의 위자료로 한정한 원심을 받아들였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진료 과실의 증명을 통째로 병원 쪽에 옮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추정은 개연성이 있을 때만 섭니다.
  • 또 무거운 결과가 났다고 곧 과실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 그리고 설명의무 위반이 곧 결과 전부의 책임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 전부의 배상은 위 [5]의 조건이 갖춰질 때입니다.
  • 다만 이 사건의 결론을 다른 사건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과실은 사건마다 기록과 감정을 놓고 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잣대는 하나입니다. 즉 그때의 의료 수준에 맞는 진료였는지, 진료 전에 알맞게 설명했는지입니다. 의료인에게도 환자에게도 같은 잣대가 적용됩니다.

의료인이라면

고른 진료가 합리적인 범위였다는 근거는 그때의 기록에 남습니다.

설명했다는 증명은 의료인 쪽 몫입니다. 드문 위험이라도 전형적이거나 중대하면 설명 대상입니다. 그러니 무엇을 언제 설명했는지 문서로 남겨 두십시오.

환자와 가족이라면

결과가 무겁다는 것만으로는 과실이 추정되지 않습니다. 즉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설명을 못 들었다는 다툼과 진료가 잘못됐다는 다툼은 따로 봅니다. 설명만 빠졌다면 배상의 범위도 달라집니다.

이 판결을 다룬 글

이 판결의 법리를 근거로 쓴 글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