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04. 10. 28.
- 사건
- 2002다45185 · 민사
- 결론
- 원심판결 중 피고에게 배상을 명한 부분을 모두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 원고들 상고 기각
무엇을 다퉜나
심한 어지럼증으로 입원해 뇌경색 진단을 받은 환자가, 뇌혈관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뇌혈관조영술 검사 중 의식을 잃고 뒤에 숨진 사건입니다. 뇌혈관조영술은 다리 쪽 동맥에 가는 관(카테터)을 넣어 조영제를 주입하며 뇌혈관을 X선으로 찍는 검사입니다.
원심은 시술 과정의 잘못을 추정해 병원 쪽 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설명의무 위반으로 모든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병원 쪽과 환자 쪽이 함께 상고했습니다.
- 검사 중 뇌경색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시술 과실을 추정할 수 있는가.
- 검사 전에 설명을 다했는가. 다하지 않았다면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가.
- (환자 쪽) 책임을 제한한 비율과 위자료가 너무 적지 않은가.
법원이 본 것
주의의무는 그때의 의료 수준으로 잽니다 판결요지 [1]
의사는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과 상황에 따라 위험을 막는 데 필요한 최선의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때 그 기준은 의료행위 당시 임상에서 실천되는 의료 수준입니다. 즉 통상의 의사에게 그때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받아들여진 의학상식이고, 진료 환경과 조건을 고려한 규범적 수준입니다.
추정은 개연성 위에서만 섭니다 판결요지 [2]
의료행위는 전문 분야라, 일반인이 과실과 인과관계를 밝히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술 도중 사망의 원인이 된 증상이 생긴 경우, 과실 말고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을 증명하면 그 증상이 과실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으로 막연히 무거운 결과에서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해, 결국 의사에게 과실이 없다는 증명을 떠넘기는 것까지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 추정 판결요지 [3] · 이유 1 가
환자는 몸속의 혈전이나 동맥경화성 물질이 뇌의 큰 동맥을 막아 생긴 뇌경색으로 숨졌습니다. 대법원이 기록에서 짚은 사정은 넷입니다.
- 먼저 혈전 등이 떨어져 나온 것이 조영제를 넣을 때의 압력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시술한 의사는 주사기로 조영제를 조금씩 넣고, 화면에 혈관이 보이면 더 넣지 않고, 잘 보이지 않으면 보일 때까지 넣는 방법을 썼습니다.
- 또 환자는 비만에 흡연 · 음주 습관이 있었고, 검사 결과 중증 뇌경색이라는 데 일치한 것입니다.
- 게다가 조영술 직후 상태가 나빠지면 그것이 합병증인지 기존 병의 악화인지 가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뇌경색은 일시 나아져도 재발 가능성이 높은 병입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더 안전한 조영제 투여량과 방법이 있었는지 심리하지 않은 채, 최대한 주의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과실을 추정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시술 과실이 아니어도 이미 중증 뇌경색이 있던 환자의 몸에서 혈전이 떨어져 나올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 이상, 며칠 사이 증세가 나아졌다는 사정만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하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드문 위험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판결요지 [4] · 이유 1 나
부작용이 드물다는 사정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그 치료에 전형적으로 생기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위험이면 설명 대상이 됩니다.
이때 시술 전 환자의 상태, 합병증으로 숨질 가능성의 정도와 예방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시술 전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본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결과 전부의 배상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판결요지 [5] · 이유 1 나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결과로 인한 모든 손해를 구하려면, 그 결과와 설명의무 위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그 위반은 진료 과정의 주의의무 위반과 같이 볼 정도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중증 뇌경색으로 입원해 정확한 치료 방법을 찾으려고 검사를 받은 이 환자에게, 설명의무 위반과 무거운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위자료를 넘어 모든 손해를 배상하게 한 원심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환자 쪽 상고 이유 2
한편 환자 쪽은 책임 제한과 위자료가 부당하다고 상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깨는 이상, 다른 전제에 선 이 상고이유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시술에 과실이 있었는지는 정하지 않았는데, 추정의 근거가 모자란다며 더 안전한 투여량과 방법이 있었는지 등을 심리하지 않은 점을 짚었을 뿐입니다.
- 또 설명의무 위반이 없었다고 한 것도 아닙니다. 설명을 다하지 않았다는 판단은 정당하다고 했고, 잘못으로 짚은 것은 그 위반으로 모든 손해를 배상하게 한 부분입니다. 다시 심리하게 한 범위는 피고에게 배상을 명한 부분 전부입니다.
- 책임 제한 비율과 위자료가 맞는지는 판단하지 않았고, 병원 쪽의 나머지 상고이유도 판단을 생략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결과가 무겁다는 것만으로 시술 과실은 추정되지 않습니다. 드문 위험이라도 그 치료에 전형적이거나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하면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두 문장이 한 판결 안에 나란히 있고, 의료인에게도 환자에게도 같이 걸립니다.
의료인 · 병원이라면
특히 판결은 조영제를 어떤 방법으로 넣었는지를 사실로 보았습니다.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합병증은 드물어도 설명 대상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환자 상태, 숨질 가능성의 정도와 예방 가능성까지가 설명할 내용으로 꼽혔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검사 중 상태가 나빠졌어도 기존 병으로 같은 일이 생길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으면, 그 전에 증세가 나아지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시술과의 인과관계가 추정되지는 않습니다.
설명을 못 들었다는 다툼은 따로 섭니다. 다만 결과 전부의 배상까지 가려면, 설명 부족과 결과 사이의 연결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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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