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03. 11. 27.
- 사건
- 2001다2013 · 민사
- 결론
- 피고들(산부인과의원 원장 · 소속 의사)의 상고를 지연손해금 일부 말고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배상 책임을 물은 쪽은 숨진 신생아의 부모이고, 상대는 산부인과의원 원장과 소속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판결에 적힌 경위를 옮겨 봅니다.
- 산모는 임신 7주부터 28주까지 그 의원에서 소속 의사에게 정기적으로 산전진찰을 받았고, 그동안 혈압과 체중, 태아의 자람은 정상이었습니다.
- 그런데 그 무렵부터 두통과 부종이 생겨, 예정보다 앞당겨 두 번 진찰을 받은 것입니다. 체중은 20일 전보다 3kg 늘어 있었고, 호소한 내용도 임신중독증의 증세와 맞았습니다.
- 하지만 소속 의사는 혈압이 정상으로 나오자 더 의심하지 않았고, 2주 뒤 진찰을 받으라고만 한 것입니다.
- 그러자 증세가 더 심해진 산모는 며칠 뒤 원장에게 진찰을 받았는데, 혈압 140/80mmHg, 체중은 한 달 사이 8kg 늘었고, 간이 소변검사에서 단백뇨 반응이 나왔습니다.
- 원장은 가벼운 자간전증을 의심했지만, 안정을 취하고 1주 뒤 오되 증세가 심해지면 입원하라고만 하고 산모를 집으로 돌려보냈을 뿐입니다.
- 결국 산모는 다음 날 아침 하혈을 하며 다시 왔고, 이미 태반조기박리와 양막조기파수로 태아가 위급했습니다. 원장이 응급 제왕절개로 1.2kg의 아기를 받았지만 아기는 10여 분 뒤 숨졌습니다.
한편 1997년 사고를 두고 원심이 그때 기록으로 인정한 의학 사실은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 자간전증은 임신성 고혈압 질환(임신중독증) 가운데 단백뇨를 동반하는 것으로, 임신 후반의 혈압 상승 · 급속한 체중 증가 · 부종 · 두통 등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 태반조기박리의 일차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함께 나타나는 요인으로 임신성 또는 만성 고혈압이 흔하다고 했습니다. 또 임산부의 체중이 한 달에 2.7kg 넘게 늘면, 임신중독증을 의심할 만하다는 것입니다.
- 자간전증을 일찍 진단하거나 막는 방법은 의학적으로 정립되지 않았으나, 산전진찰을 꼼꼼히 해 가려내고 때맞춰 안정 · 저염식 같은 처치를 하면 경과가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원심은 두 의사의 잘못이 겹쳐 아기가 숨졌다며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고, 두 의사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진단 · 진료의 과실을 가리는 잣대 판결요지 [1] · 이유 1 가
판결은 진단과 진료의 과실을 가리는 법리를 다시 들었습니다(99다48221 · 2002다3822 참조).
진단에 빈틈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는 전제에서, 그 무렵 임상의 진단 수준 안에서 할 만큼 신중히 진찰하고 바르게 진단해 위험을 미리 보고 피하는 데 최선의 주의를 다했는지를 묻습니다.
또한 진료의 과실은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살피며, 그때의 의학 지식으로 생길 위험을 막으려고 힘을 다했는지로 본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두 차례 내원과 원장의 진찰 판결요지 [2] · 이유 1 가
대법원은 소속 의사에 대한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산모가 예정보다 앞당겨 짧은 사이에 두 번 와서 심한 부종 등을 호소하며 임신중독증을 걱정했다면, 혈압과 체중을 재고 소변의 단백을 검사해 임신성 고혈압인지 더 세심하게 진단하고 경과를 살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본 검사인 체중측정과 소변검사조차 하지 않고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다고 보았습니다.
원장에 대해서도 판단은 같습니다. 물론 원장 진찰 때 두통 · 복통 · 질 출혈은 없었고, 간이 소변검사와 다리 압흔 검사에서 무거운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산모가 예정보다 앞당겨 왔고 심한 부종을 호소했으며, 체중이 한 달에 8kg 늘고 혈압이 임신성 고혈압 진단의 경계에서 짧은 사이에 오르는 중이었습니다.
원심은 이를 모아 자간전증의 위험한 상태로 보고 곧 입원시켜 반복 검사와 응급 대비를 했어야 하는데, 앞선 진단과 그날 한 번의 간단한 검사 결과에 기대어 저염 · 고단백 식사만 권하고 귀가시켰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두 의사의 잘못이 겹쳐 태반조기박리가 생기고 아기가 숨졌다며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원심이, 법리에 따른 것이라고 봅니다.
태반조기박리를 예측할 수 있었는지 이유 1 나
두 의사는 태반조기박리를 미리 알 수 없었다고도 다퉜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태반조기박리의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흔히 임신성 고혈압에 동반된다는 사실부터 짚어 둡니다.
그리고 산전진찰 과정의 과실 있는 행위가 증명됐고 아기의 사망에 다른 원인이 끼어들었다고 볼 사정이 없어 인과관계가 추정되는 이 사건에서는, 태반조기박리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그에 맞춘 별도 조치의무가 있었는지는 책임 인정에 영향이 없다고 했습니다.
손해를 셈하는 기준 이유 1 다
산전진찰 때 태아의 자람에 이상이 없었으니, 임신중독증을 제때 찾아 치료했다면 정상 분만기에 아기를 낳았으리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숨진 아기의 손해는 미숙아가 아니라 정상인의 가동능력과 생계비로 셈해야 한다는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지연손해금 이율 이유 2
대법원은 직권으로 지연손해금을 다시 보았습니다. 옛 소송촉진법의 지연이율 조항에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이 있었고, 그 뒤 바뀐 규정이 2003. 6. 1.부터의 법정이율을 연 2할로 정했습니다.
원심이 옛 조항대로 연 2할 5푼을 적용한 것은 결과적으로 이율을 잘못 적용한 것이라서, 그 넘는 부분을 깨고 직접 정한 것입니다. 두 의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판결이 본 것은 이 산모가 보인 징후와 내원 경위입니다. 그 사정을 놓고 두 의사의 진찰을 하나씩 따졌습니다.
- 다만 태반조기박리 자체를 미리 막을 수 있었는지는 따지지 않았습니다. 인과관계가 추정되는 이 사건에서는, 그 점이 책임 인정에 영향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즉 잘못이 인정된 자리는 박리가 생긴 뒤의 처치가 아니라 그 며칠 전의 산전진찰과 입원 판단이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정기 산전진찰 동안 혈압 · 체중 · 태아 자람이 정상이었던 점, 원장 진찰 때 두통 · 복통 · 질 출혈이 없고 간이 검사도 무겁지 않았던 점을 판결은 그대로 짚었습니다. 그런데도 판결은 앞당긴 내원과 체중 · 혈압의 변화가 입원 판단을 요구한다고 봅니다.
물론 원심은 자간전증을 일찍 진단하거나 막는 방법이 그 무렵 의학적으로 정립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판결은 그 한계 위에서도 기본 검사와 입원 판단을 물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특히 판결이 무겁게 본 것은 예정보다 앞당긴 내원, 심한 부종 · 두통 같은 호소, 그리고 한 달 사이 체중 · 혈압의 변화였습니다.
과실 있는 진찰이 증명되고 다른 원인이 없으면, 태반조기박리를 미리 알 수 있었는지와 상관없이 인과관계가 추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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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2013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