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1998. 2. 27.
- 사건
- 97다38442 · 민사
- 결론
- 일부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원고들은 학생 쪽이고, 피고들은 학생을 진료한 의사 · 병원들과 학교를 운영한 지방자치단체입니다.
- 먼저 1991년 5월 재시험 직후 학생은 가슴 통증과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처음 간 정형외과 의사는 흉근염좌(가슴 근육이 삔 것)로 진단하고 흉부 X선을 찍은 뒤 대증요법을 했습니다.
- 그다음 둘째 병원 흉부외과 의사는 CT와 초음파로도 이상을 찾지 못해서, 3차 의료기관에서 정밀검사를 받으라며 진료의뢰서를 써 줍니다. 셋째 병원은 제3 · 4 흉추 간격이 좁아졌다고 진단하고 입원 · 통원 치료를 했습니다.
- 대학병원 흉부외과에 입원해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이상 소견이 없었고, 정신과 · 재활의학과 진단에 따라 약과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 그런데 퇴원 열흘 뒤 다른 곳 MRI에서 흉추가 앞으로 눌린 소견이 나와 같은 병원 정형외과에 다시 입원했고, 외상성 척추염과 결핵성 척추염 의심으로 치료를 받게 됩니다. 다만 배양검사에서 결핵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 몇 년 뒤 검사에서, 1991년 10월 전에 생긴 외상에 의한 제4흉추 압박골절과 제3 · 4흉추 유합(두 뼈가 붙음)이 확인됐습니다. 결국 흉부 통증과 척추 운동 제한이 장해로 남은 것입니다.
원심은 학생이 호소한 증상이 구르다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정도라면 의사들이 최신 장비를 모두 동원해 검사를 빠짐없이 다 할 필요까지는 없다며 의료과오 청구를 배척했습니다. 또 체육교사와 학교의 책임도 증거가 없다며 물리쳤다는 것이 원심의 판단입니다. 그러자 학생 쪽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진단의 잣대와 전원 권고 판결요지 [1] · 이유 2
진단은 임상의학의 출발점이고, 대법원은 완전무결한 진단까지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당시 임상 현장의 진단 수준을 잣대로, 신중하게 진찰해 위험을 미리 내다보고 피하려 애썼는지를 묻습니다(93다59304 · 88다카26246 등 참조).
설비나 지리적 요인 등으로 필요한 검사를 할 수 없다면, 그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옮기도록 권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골절을 의심할 주의와 인과의 추정 판결요지 [2] · 이유 2
원심이 받은 대한의사협회 회보는, 구르기에서 자세를 잘못 취하면 힘이 척추 세로축을 따라 전해져 흉추 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고 의심 부위로 인대 · 근육 손상이 가장 흔하지만 골절일 수도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생이 구르기 도중 골절을 입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니 진료한 의사들은 그때 흉추골절까지 의심하고 정밀하게 진단할 의무를 졌다는 것입니다.
적절한 조치로 후유장해를 피할 수 있었는데 그 조치 없이 치료 시기를 넘겼거나 해서는 안 될 조치로 결과가 생겼다면, 조치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을 납득할 만한 이유로 입증하지 않는 한 인과관계는 사실상 추정된다고 했습니다(94다39567 등 참조).
기록에서 짚은 것 이유 2
- 첫 병원은 진료기록부가 제출되지 않아 진단서만 기록에 있었고, 원심이 말한 「척추골절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X선 촬영검사를 실시하였다」는 흉추 촬영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 둘째 병원은 흉부 X선 · CT와 복부 초음파를 했을 뿐 흉추 검사의 흔적이 없어, 「최선의 장비」로 진단했다는 원심 판시는 검사 부위를 특정하지 않는 한 적절하지 않다.
- 셋째 병원은 진단명 · 치료 내용에 관한 주장이 없고, 진료일지에도 흉추 X선 촬영만 적혀 있다.
- 대학병원은 첫 입원 때 흉추 X선과 골핵의학검사를 하고도 병명을 진단하지 못한 까닭, 둘째 입원 때 외상성 척추염을 진단한 경위와 처치를 더 밝히지 않고서는, 두 전문의가 할 바를 다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이런 점을 따지지 않고 의사 모두에게 과실이 없다고 한 원심을 두고, 대법원은 심리를 다하지 않았고 증거 판단을 그르쳐 사실을 잘못 인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교 쪽 청구와 석명 판결요지 [3] · 이유 3
체육교사가 준비운동을 충분히 시키지 않았고 다친 뒤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는 주장은, 증거가 없다며 물리친 원심이 옳다고 했습니다.
증거로 조사되지 않은 채 기록에 붙은 탄원서 · 진단서 · 수사기록도 일방적 의견이거나 이미 낸 증거와 겹쳐, 이를 증거로 내라고 법원이 촉구해야 할 의무(석명의무)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물론 대법원은 의사들에게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린 것은 아닙니다. 대신 더 밝혀 볼 점을 짚는 데서 멈췄습니다.
- 골절을 언제 찾았어야 장해를 막을 수 있었는지, 그 의학적 답은 이 판결이 내놓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구르기 직후부터 이어진 흉통과 몇 년 뒤 확인된 압박골절 사이를, 대법원은 병원마다 남은 기록이 무엇을 찍고 무엇을 적었는지로 이어 본 것입니다. 원심이 쓴 「최선의 장비」라는 말보다, 검사가 어느 부위를 향했는지가 대법원의 첫 물음이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갖춘 장비보다, 어느 부위를 검사했는지가 기록에 드러나는지를 보았습니다.
또한 필요한 검사를 못 할 때 전원을 권할 의무가 판결요지에 남았고, 둘째 병원은 정밀검사를 권하며 진료의뢰서를 써 주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이 짚은 것은 병원마다 남은 진료기록과, 그 기록에 적힌 검사 부위였습니다.
반면 학교 쪽 청구는 주장을 받칠 증거가 모자라 인정되지 않았고, 기록에 붙어만 있던 자료를 증거로 내라고 법원이 일러 줄 의무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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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3844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