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소송 절차

타인 간 대화 녹음의 증거능력과 민사소송의 위법수집증거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공개되지 않은 남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파일을 민사재판의 증거로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대법원의 답입니다. 이혼 소송 중이던 원고는 배우자의 차량에 녹음기를 몰래 두어 대화를 녹음했고, 배우자의 휴대전화 속 문자메시지 등도 촬영해서 피고들에게 위자료를 구하는 소송에 냈습니다. 대법원은 그 녹음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보았고, 원고가 녹음과 촬영 모두로 유죄판결을 받아 확정됐다는 사실까지 함께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26. 4. 30.
사건
2024다222212 · 민사
결론
상고 모두 기각(피고들 상고 · 의료 밖 · 부정행위 위자료). 이혼 소송 중 배우자의 차량에 몰래 녹음기를 두어 얻은 대화 녹음(①증거)과 배우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촬영한 사진(②증거)을 낸 원고가,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했다며 피고들에게 위자료를 구한 사건. 대법원은 ①증거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지만, ②증거는 개별 법령에 증거능력 규정이 없어 일률적으로 부정되지 않고 이 사건 사정을 비교형량하면 사실인정의 근거로 삼은 것을 수긍할 수 있다고 보아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무엇을 다퉜나

원고와 배우자는 2005년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입니다. 배우자는 2021년 6월 원고를 상대로 이혼 등을 구하는 조정신청을 했고, 조정이 성립하지 않아 같은 해 9월 소송으로 넘어갔습니다.

그 사건이 계속 중이던 2021년 9월 무렵부터 11월 무렵까지, 원고는 두 가지 방법으로 증거를 모았습니다. 하나는 배우자의 차량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서 배우자와 피고 두 사람 등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있던 문자메시지와 사진, 동영상 등을 원고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입니다. 이 두 행위로 원고는 각각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죄의 유죄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들은 확정된 상태입니다.

원고는 2022년 1월 피고들이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했다며 위자료를 구하는 이 소송을 내면서, 녹음파일 · 녹취록(①증거)과 촬영한 사진(②증거) 등을 증거로 냈습니다. 원심은 ①증거와 ②증거를 채택해서 부정행위를 인정하고 피고들의 위자료 지급의무를 인정했고, 피고들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남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과 녹취록 판시사항 [1] · 판결요지 [1] · 이유 3 가 1)

대법원은 제3자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해서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 그 녹음한 파일이나 녹취록은 같은 법 제14조 제2항, 제4조에 따라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는 불법감청으로 얻은 내용을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정하는데, 제14조 제2항이 이 규정을 타인 간 대화의 녹음에 적용한다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개별 법령에 규정이 없는 위법수집증거 판시사항 [2] · 판결요지 [2] · 이유 3 가 2)

대법원은 민사소송법이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하면서 형사소송법과 달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짚었습니다. 그래서 통신비밀보호법처럼 개별 법령에 증거능력 규정이 따로 있는 경우가 아니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해서 민사소송에서 증거능력이 일률적으로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증거능력은 재판의 공정과 신의성실의 원칙을 기초로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과 실체적 진실발견의 가치를 비교형량해 개별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법원이 비교형량을 하면서 고려할 사정으로 사건의 내용과 성격, 위법행위의 주체 · 경위 · 방법, 피침해이익의 성질과 피해의 정도, 이해당사자 사이의 관계와 분쟁의 양상, 증명하려는 대상의 특성, 증거확보의 필요성과 긴급성 등을 들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어 본 것 이유 3 나

대법원은 ①증거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해 녹음한 파일 또는 녹취록이므로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②증거는 정보통신망법 제49조를 위반한 행위로 수집됐지만, 그런 증거의 증거능력을 정한 규정이 따로 없어 일률적으로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이 ②증거에서 본 것은, 그 증거가 이혼 소송 과정에서 배우자의 주장에 대응하려고 모은 것으로 보이고 촬영도 원고와 배우자가 법률상 부부로 동거하던 주거지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또 그 증거의 수집 · 조사로 배우자와 피고들의 사생활이나 인격적 이익이 중대하게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혼 소송 중이던 때라 증거확보의 필요성과 긴급성이 인정되며, 적법한 다른 증거로 증명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①증거에 관한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②증거 등을 근거로 부정행위를 인정해 위자료 지급의무를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원고가 받은 두 유죄판결은 이 판결이 사실관계로 적은 것이고, 원고의 형사 책임을 이 판결이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 비교형량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은 ②증거에 대해 이 사건의 사정을 대어 본 판단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남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파일과 녹취록은 위자료를 구한 이 민사소송에서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지만, 개별 법령에 규정이 없는 다른 위법수집증거라면 사정을 비교형량해 하나하나 정한다고 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가 불법감청으로 얻은 내용을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쓸 수 없게 하고, 제14조 제2항이 이를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의 녹음에 적용한다고 보았습니다.

개별 법령에 규정이 없는 위법수집증거라면, 그 증거능력은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과 실체적 진실발견의 가치를 비교형량해 개별적으로 정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준입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이 사건에서 몰래 녹음한 원고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확정됐고, 그 녹음은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대법원이 ②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면서 든 것은 동거 중인 부부 사이, 진행 중인 이혼 소송, 적법한 다른 증거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 같은 이 사건의 사정이었습니다.

이 판결의 법리를 근거로 쓴 글

소송 절차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