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소송 절차

소장을 받은 뒤 놓친 항소 기간과 확정된 1심 판결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소장을 한 번 받았다면 그 뒤 재판의 흐름을 챙기는 일도 당사자의 몫이라는 점을, 이 판결이 분명히 해 두었습니다. 소장은 받아 두고 그 뒤 재판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챙기지 않은 사이, 공시송달된 1심 판결의 항소 기간이 지나간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그렇게 지나간 기간은 추후보완 항소로도 되살아나지 않고, 1심 판결이 이미 확정된 뒤라 항소심에서 낸 소 취하에도 효력이 없다고 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21. 11. 25.
사건
2018다27393 · 민사
결론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원고가 사업자 명의를 바꿔 달라고 낸 소송이라 의료 사건은 아닙니다. 그러나 쟁점은 어느 소송에나 걸리는 일, 곧 소송 서류를 받은 뒤 기간을 어떻게 지키느냐였습니다.

  • 먼저 원고가 소를 내자 1심 법원은 피고 둘에게 소장 부본과 소송안내서를 보냈고, 피고들은 이를 받았습니다.
  • 그런데 피고들이 소장을 받고 30일이 지나도록 답변서를 내지 않자, 1심 법원은 변론을 열지 않고 판결을 선고했습니다(무변론 판결).
  • 판결정본은 피고들이 소장을 받았던 주소로 보냈지만 받을 사람이 없어 전해지지 않았고, 그래서 법원이 택한 길이 판결정본의 공시송달입니다.
  • 결국 피고들이 추후보완 항소장을 낸 것은 2주의 항소 기간을 넘긴 뒤입니다.
  • 그 뒤 항소심에서 원고 소송대리인이 소 전부를 취하한다는 서면을 냈고, 피고들 소송대리인이 동의서를 내 절차는 「소 취하」로 끝난 것으로 처리됐습니다.
  • 그리고 몇 해 뒤 원고가 그 취하가 무효라며 원심법원에 낸 것이, 재심소장이라는 제목의 서면입니다.

원심은 이 서면을 취하의 효력을 다투는 기일지정신청으로 보고 심리했습니다. 피고들이 소장을 적법하게 받은 뒤 진행 상황을 살피지 않은 과실로 항소 기간을 놓쳤으니 추후보완 항소는 부적법하다는 것입니다. 또 1심 판결이 확정된 뒤에 한 취하도 효력이 없다고 판단해 항소를 각하했습니다.

이에 피고들이 상고했는데, 추후보완 항소와 송달, 서면을 기일지정신청으로 본 처리, 소 취하의 효력을 다퉜고 1심의 무변론 판결이 잘못이라는 주장을 예비적으로 보탰습니다.

법원이 본 것

책임질 수 없는 사유란 판시사항 [1] · 이유 2 가

민사소송법은 제173조 제1항 본문에서, 책임질 수 없는 사유 탓에 불변기간을 지키지 못한 당사자는 그 사유가 사라진 뒤 2주 안에 놓친 소송행위를 뒤늦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사유의 뜻을 대법원은 86다카2224 · 2017다53623 판결을 들어 풀었는데, 그 소송행위를 하려는 사람이 일반적으로 해야 할 주의를 다 기울였는데도 기간을 넘길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라는 것입니다.

도중에 공시송달로 바뀐 소송 판시사항 [1] · 이유 2 가

대법원은 2012다44730 판결을 끌어와, 공시송달이 어느 시점에 시작됐는지에 따라 사정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소장 부본부터 줄곧 공시송달로 이어진 소송이 한쪽이고, 재판 중간에 서류가 닿지 않게 돼 그때부터 공시송달로 넘어간 소송이 다른 쪽입니다.

중간에 넘어간 쪽이라면 당사자는 재판이 어디까지 나아갔는지 스스로 알아볼 의무를 지고, 알아보지 않은 탓에 불변기간을 놓쳤다면 그것을 책임질 수 없는 사유라고 내세울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피고들이 소장 부본을 받은 뒤로 진행을 챙겨 보지 않은 잘못으로 기간을 넘겼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이를 위 법리에 따른 정당한 판단으로 보았습니다.

서면은 제목보다 내용으로 판시사항 [2] · 이유 2 나

소 취하가 없었다거나 무효라고 다투는 당사자는 기일지정신청을 낼 수 있고, 그 신청이 오면 법원은 변론을 열어 신청 사유를 심리해야 합니다(민사소송규칙 제67조).

다만 이 신청에 「기일지정신청서」라는 제목이나 형식이 꼭 갖춰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그때까지의 소송 경과에 비추어 서면이 취하의 효력을 다투며 기일을 정해 달라는 내용이라면, 법원은 제목에 매이지 않고 이를 기일지정신청으로 다룰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원고가 낸 재심소장도 확정된 1심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취하가 무효라며 기일을 구한 것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기일지정신청으로 보고 취하의 효력을 심리한 원심은 처분권주의를 어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확정된 뒤에 한 취하 판시사항 [3] · 이유 2 다

소는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그 전부나 일부를 취하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266조 제1항). 즉 취하는 원고가 혼자서 소송이 걸려 있던 상태를 거슬러 올라가 없애는 소송행위입니다.

그래서 판결이 확정돼 소송이 걸려 있던 상태가 이미 사라졌다면 취하할 대상이 없고, 그때 한 취하의 의사표시는 무효라고 했습니다.

또한 1심 판결은 항소 기간이 지나면 확정되고, 정해진 기간 안에 적법한 추후보완 항소가 없는 한 그 효력은 그대로입니다(76다2400 · 79다505). 이 사건 추후보완 항소가 부적법하니 1심 판결의 확정 효력은 유지되고, 그 뒤에 한 원고의 취하는 효력이 없었습니다.

예비적 상고이유 이유 3 · 4

한편 피고들의 예비적 주장은, 무변론 판결을 할 수 없는 경우였는데도(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단서) 원심이 항소를 각하해 1심의 결론을 그대로 둔 것은 위법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추후보완 항소가 부적법한 이상 항소각하 판결에는 무변론 판결이나 항소각하에 관한 법리 오해가 없었다며, 대법원은 상고를 전부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사업자 명의를 바꾸라는 1심 판결이 옳았는지, 무변론 판결을 할 수 있는 경우였는지는 따로 가리지 않은 채, 항소가 적법하지 않다는 데서 판단을 끝냈습니다.
  • 원고가 낸 서면을 재심의 소로 다루지 않은 것은, 확정된 1심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뜻이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소장을 한 번 받은 당사자라면, 그 뒤 서류가 손에 닿지 않는 동안에도 기간은 흘러간다고 본 판결입니다. 게다가 판결이 확정되고 나면, 양쪽이 뜻을 모아 취하해도 그 판결은 남았습니다.

의료인 · 병원이라면

대법원은 소장을 받은 뒤라면 재판이 어디까지 나아갔는지 스스로 챙길 의무를 당사자에게 지웠습니다. 판결정본을 받을 사람이 없어 공시송달된 사이에도 이 의무는 그대로입니다.

확정된 뒤에는 상대가 소를 취하하고 이쪽이 동의해도 1심 판결의 효력이 이어졌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판결이 말한 조사 의무의 주어는 「당사자」였습니다. 소를 낸 쪽이든 받은 쪽이든, 소송이 걸린 동안 판결 송달과 기간을 살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또 법원은 서면을 제목보다 내용으로 읽었습니다. 재심소장이라는 이름이었어도 취하의 효력을 다투며 기일을 구하는 뜻이면 기일지정신청으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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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다27393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