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22. 12. 1.
- 사건
- 2022도1499 · 형사
- 결론
- 임상조교수(피고인 1) 부분은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하고, 전공의(피고인 2)의 상고는 기각
무엇을 다퉜나
입원 환자의 부분 장폐색 원인을 가리려고 대장내시경을 준비하던 중, 장정결제 투여 과정에서 사고가 생겨 환자가 숨진 사건입니다. 대법원이 원심 증거로 본 경위는 이렇습니다.
- 소화기내과 임상조교수(피고인 1)는 다른 과에서 환자를 넘겨받은 의사입니다. 회진 때 장폐색의 원인을 감별하려면 대장내시경이 필요하다고 한 것도 이 임상조교수입니다. 다만 진행은 뒤에 상태를 보아 정하겠다고 설명하고, 가족과 상의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 다음 날 그 지휘를 받는 내과 2년차 전공의(피고인 2)가 배변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검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집에 있던 임상조교수에게 전화로 알리며 환자와 가족의 동의도 받았다고 보고했고, 임상조교수는 다음 날 검사를 위한 장정결을 승인한 것입니다.
- 부분 장폐색 환자는 보통 방식으로 장정결제를 투여하면 장파열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줄인 양 1ℓ를 시험 삼아 투여하고, 배변을 살펴 진행이 보이면 더 투여해야 합니다.
- 전공의는 배변 관찰을 처방에 적지 않았고, 투여량도 보통과 다르지 않게 처방했습니다. 당직 전공의에게 구체적인 사항을 넘기지 않고 퇴근했습니다. 의사지시기록에 모두 4ℓ가 처방된 것은 착오였다는 것이 전공의의 진술입니다.
그 뒤 원심은 두 의사에게 모두 유죄를 인정했고(이유에서 무죄로 본 부분은 빼고), 두 의사가 상고했습니다.
- 지휘 · 감독하는 임상조교수가, 직접 하지 않은 장정결제 처방과 그 위험 설명까지 책임지는가.
- 처방한 전공의에게 업무상 과실과 인과관계가 있는가.
법원이 본 것
과실은 예견과 회피로 봅니다 판결요지 [1]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를 내다볼 수 있었는데 내다보지 못했고 피할 수 있었는데 피하지 못한 과실이 검토돼야 합니다.
이때 주의의무의 내용과 정도는 진료 당시 임상의 의료 수준으로 봅니다. 같은 업무와 직무의 통상의 의사에게 그때 알려지고 인정되던 의학 수준, 진료 환경과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고려한 규범적 수준입니다.
대등하게 나눠 맡았다면 판결요지 [2]
진료를 여러 의사가 나눠 맡아도 같은 규범적 기준으로 봅니다. 주된 의사라도 대등한 지위에서 영역을 나눠 맡았다면, 진료를 나눠 받은 의사에게만 과실이 있어 생긴 결과에는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수술에 전념하며 마취과 의사에게 마취와 환자 감시를 맡긴 경우, 다른 과 영역의 문제로 협의진료를 의뢰한 경우가 그 예입니다.
지휘 · 감독 관계에서 맡겼다면 판결요지 [3]
수련병원 전문의와 전공의 사이같이, 지휘 · 감독 관계에서 특정 의료행위를 맡기는 것을 판결은 수직적 분업이라 부릅니다. 이때 완전히 넘긴 일이 아니라면, 주된 의사는 다른 의사가 하는 의료행위가 적절한지 확인하고 감독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정이 다른 때는 언제일까요? 맡길 수 있는 일을 실제로 맡겼다면, 위임이 합리적이지 않았다고 볼 사정과 그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증명이 없는 한 맡긴 의사는 맡은 의사의 과실로 생긴 결과에 책임이 없다고 했습니다.
맡길 수 있는 일인지는 맡은 의사의 자격과 평소 업무, 위임의 경위, 그 병원 체계에서 위임으로 해 오던 일인지 등으로 봅니다.
설명도 같습니다. 위험을 설명할 주체는 원칙적으로 주된 의사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다른 의사를 통한 설명으로도 충분합니다.
설명까지 맡긴 주된 의사에게 책임을 지우려면, 두 의사의 관계와 지위, 의료행위의 성격과 환자 상태, 각자의 인식, 맡은 의사의 경험과 능력에 비추어 위임이 합리적이지 않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임상조교수 이유 2 나 · 다
- 장정결: 장폐색의 원인이 대장암인지 가리려면 대장내시경으로 조직을 떼어 검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부분 장폐색에서는 장정결에 더 주의해야 할 뿐 일반적으로 금기는 아니고, 완전 장폐색으로 넘어가면 원인을 가릴 검사 기회마저 잃을 우려가 있었다고 봅니다. 즉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료적 판단이 앞서 있었고, 그 판단과 조치에 잘못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 직접 한 일: 임상조교수가 관여한 것은 진단과 검사 필요성 판단, 시행 결정까지입니다. 그에 따른 장정결제 투여와 설명은 전공의에게 맡겼을 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 맡은 사람: 전공의는 수련 중이지만 의사면허가 있어 처방 권한이 있습니다. 수련병원에서 바뀌는 환자 상태에 맞춘 처방도, 통상 허용되는 범위에서는 상당 부분 전공의가 합니다. 이 전공의는 1년 반가량 내과 입원환자의 진찰과 처방을 맡아 왔고, 환자를 직접 진찰해 상태를 알고 있었습니다.
- 맡긴 일: 대장내시경을 앞둔 장정결은 이례적이거나 내과 전공의가 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 전문의의 구체적 · 직접적 지시가 필요할 만큼 고도의 지식과 경험이 드는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 사고의 성격: 이 사고는 전공의의 지식이나 경험이 모자라서라기보다 단순 착오로 볼 여지가 많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장정결 같은 처치를 전공의에게 맡긴 데 특별히 불합리한 점은 없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원심은 부분 장폐색 환자 장정결의 빈도와 처방의 의학적 난이도, 전공의의 경험이 모자랐는지 같은 특별한 사정을 심리해, 위임의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증명이 있었는지 판단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지휘 · 감독하는 지위라는 것만으로 직접 하지 않은 처방과 설명에 책임이 있다고 단정한 원심은 의료행위 분담의 법리를 오해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유죄 부분과 한 죄로 묶인 이유 무죄 부분까지 함께, 임상조교수에 대한 부분 전부를 원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전공의 이유 1
원심은 전공의에게 유죄를 인정했습니다(이유에서 무죄로 본 부분은 빼고). 대법원은 그 판단에 업무상 과실, 설명의무 위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 오해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먼저 임상조교수의 유무죄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맡긴 것이 불합리했다는 증명이 있었는지를 다시 보게 한 것입니다.
- 지휘하는 의사가 맡긴 일에 언제나 책임이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넘긴 일이 아니면 확인 · 감독할 의무가 있고, 책임을 물으려면 위임의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 또 전공의 부분에서는 새 법리를 세운 것이 아닙니다.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본 데까지입니다.
- 끝으로 이 판결은 형사 책임을 본 판결이고, 민사 배상 책임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판결은 한 사고를 두 사람의 일로 갈라 보았습니다. 누가 그 일을 직접 했는지, 직접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맡긴 것이 합리적이었는지입니다. 의료인 쪽에서 읽어도, 환자 쪽에서 읽어도 같은 잣대입니다.
의료인이라면
특히 판결은 맡은 전공의의 경력, 수련병원에서 그런 처방을 누가 해 왔는지, 보고와 승인의 차례를 놓고 위임의 합리성을 보았습니다.
한편 처방을 맡은 전공의에 대한 원심 판단은 그대로입니다. 판결은 줄인 양을 시험 삼아 투여하고 배변을 살피는 것을 그 환자에게 필요했던 방법으로 보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지휘하는 의사라는 것만으로 맡긴 일의 결과까지 형사 책임을 지지는 않습니다. 위임에 합리성이 없었다는 사정이 따로 증명돼야 합니다.
판결은 회진 때의 설명, 동의를 받았다는 보고, 장정결 승인이 오간 차례를 사실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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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2도149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