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한의사의 과실 잣대와 봉침 뒤 쇼크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봉침 뒤 쇼크를 두고 다투신다면, 이 판결이 알레르기 반응검사와 설명을 어떻게 따졌는지부터 보시길 권합니다. 한의사가 문진에서 전에 봉침을 맞고도 이상이 없었다는 답을 듣고 알레르기 반응검사 없이 봉침을 놓았는데, 환자가 시술 직후 쇼크반응을 겪어 다쳤습니다. 대법원은 의사의 과실을 재는 법리가 한의사에게도 같다고 하면서, 과거 반응검사와 약 12일 전 시술에서 이상이 없던 이 환자에게는 다시 검사할 의무를 지우기 어렵고,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나 설명이 모자랐던 것이 상해로 이어졌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을 받아들였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1. 4. 14.
사건
2010도10104 · 형사
결론
공소를 제기한 검사의 상고와 다른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목디스크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가 한의사에게 봉침을 맞은 직후 쇼크반응을 보여 다쳤고, 한의사가 업무상과실치상으로 재판을 받은 사건입니다. 원심은 한의사의 업무상 과실로 상해가 생겼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공소를 제기한 검사가 상고했습니다. 대법원이 원심 증거로 본 사실은 이렇습니다.

  • 원심 증거에 따르면, 봉침 전에 하는 알레르기 반응검사는 봉독액 0.05㏄ 정도를 팔뚝 피부 안에 주사하고 10~15분 뒤 피부 반응을 살피는 방식입니다. 처음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보통 시술할 때마다 다시 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 환자는 전에 한방병원에서 반응검사를 받아 이상이 없었고, 그 뒤 반응검사 없이 여덟 차례쯤 봉침을 맞았고, 이번 시술 약 12일 전에도 목 부위에 봉침을 맞았는데, 매번 별다른 이상반응이 없었습니다.
  • 한의사는 문진에서 과거 봉침을 맞고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는 답을 듣고, 목 부위에 봉독액 0.1㏄씩을 1분 간격으로 네 번 놓았는데, 그 양은 반응검사 때 보통 쓰는 양과 비슷한 정도입니다.
  • 환자는 시술 5~10분 뒤 온몸이 붓고 가렵고 숨쉬기 힘든 아나필락시 쇼크반응을 보여 응급처치를 받았고, 뒤에 3년 동안 벌독 면역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 원심 증거에 따르면, 아나필락시 쇼크는 봉침에 따를 수 있는 전신 · 즉시형 과민반응이고, 빈도는 10만 명당 2~3명꼴입니다. 봉독액 용량과 반응이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고, 반응검사에서 이상이 없어도 그 뒤 시술에서 쇼크가 올 수 있어, 미리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했습니다.

상고에서 갈린 것은 둘입니다.

  • 이미 이상이 없던 환자에게도 시술 전에 반응검사를 다시 했어야 하는가, 하지 않은 것이 쇼크로 이어졌는가.
  • 부작용 설명이 모자랐다면, 그것으로 상해에 대한 형사 책임이 생기는가.

함께 재판받은 다른 피고인 한 사람도 원심 판결에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한의사에게도 같은 잣대 판결요지 [1] · 이유 1 가

의료사고에서 과실을 따지려면, 결과가 생길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막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는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얼마만큼의 주의를 기대할지는 같은 업무 · 직무를 하는 보통 사람을 표준으로 정하고, 여기에 사고 당시의 일반적 의학 수준과 진료 환경 ·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같은 것이 고려됩니다. 대법원은 이 법리가 한의사에게도 다르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시 검사할 의무와 쇼크 판결요지 [2] · 이유 1 가

먼저 과거 반응검사에서 이상이 없었고 약 12일 전 시술에서도 이상이 없던 환자에게, 다시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할 의무까지 지우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그런 의무가 있다고 해도, 네 번 놓은 봉독액의 양이 반응검사에 흔히 쓰는 양과 비슷했으므로, 반응검사를 하지 않은 채 봉독액을 지나치게 많이 넣은 경우로도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판결은 아나필락시 쇼크가 대부분 봉독액 양과 관계없이 생기고, 양에 따라 생기더라도 쌓인 양이 일정한 한계를 넘는 순간 나타난다고 보았습니다. 반응검사 자체로 그 한계를 넘을 수도 있고, 검사 뒤 시술로 넘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응검사를 하지 않은 것과 쇼크 · 3년 면역치료가 필요한 상태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결국 업무상 과실로 상해가 생겼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도 같은 취지라 옳다고 했습니다.

설명이 모자랐다면 판결요지 [3] · 이유 1 나

의사가 설명의무를 어긴 채 의료행위를 했고 상해가 생겼더라도, 그것으로 곧 형사책임이 서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업무상 과실로 형사책임을 지우려면, 설명의무 위반이나 승낙을 얻는 과정의 잘못이 상해와 상당인과관계에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법리도 한의사에게 똑같이 쓰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 설명 판결요지 [4] · 이유 1 나

원심은 환자가 전에도 여러 차례 봉침을 맞아 왔고, 봉침으로 쇼크와 면역치료가 필요한 상태에 이르는 일이 드물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한의사가 시술 전에 설명을 다했더라도 환자가 꼭 시술을 거부했으리라고 볼 수 없어, 설명의무 위반과 상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판단한 원심에 판단누락이나 법리오해가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다른 피고인의 상고 이유 2

다른 피고인은 1심 판결에 형이 무겁다는 것만 내세워 항소했으므로, 원심에 사실오인이나 심리미진이 있다는 주장은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이라, 형이 무겁다는 주장도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대법원은 두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사건 이름에는 의료법 위반이 들어 있지만, 그 부분은 판결 이유가 따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피고인이 무엇으로 재판받았는지도 이 판결 글자 밖의 일입니다.
  • 반응검사를 다시 해야 하는 때가 언제인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즉 과거 검사와 약 12일 전 시술에서 이상이 없던 이 환자에게 다시 할 의무를 지우기 어렵다고 한 것입니다.
  • 어떤 설명을 했어야 했는지는 따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설명이 모자랐다고 하더라도 상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데서 판단이 멈췄습니다.
  • 형사 책임을 본 판결이라, 민사 배상은 이 판결이 다룬 것이 아닙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반응검사 쪽은 다시 검사할 의무부터 인정되지 않았고, 설령 의무가 있어도 상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설명 쪽도 그 잘못이 상해로 이어졌는지에서 판단이 갈렸습니다.

이 판단을 받친 것은, 쇼크를 미리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학 사정과 환자가 봉침을 여러 번 맞아 온 이력입니다.

의료인이라면

판결은 과실의 법리를 한의사에게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즉 주의의 표준도 같은 일을 하는 보통 사람입니다.

과거 반응검사 결과, 직전 시술 때의 반응, 이번에 넣은 양이 반응검사 양과 비슷했다는 점을 판결이 살폈습니다. 특히 문진에서 들은 답도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시술 직후 쇼크가 왔다는 결과 자체로는 형사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대신 판결이 따로 본 것은, 그 결과가 반응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나 설명이 모자랐던 것에서 이어졌는지입니다.

또 설명이 모자랐다는 주장은, 설명을 들었다면 환자가 시술을 거부했겠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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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도10104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