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출혈 관찰의 감독과 전원 때 넘길 정보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제왕절개 중 태반조기박리를 발견한 의사가 산모의 출혈 관찰을 간호사에게 맡겼다가, 약 45분 뒤 대량출혈을 확인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산모가 숨진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관찰을 넘긴 일 자체는 과실로 보지 않으면서도, 출혈 위험을 내다볼 수 있었던 만큼 평소보다 더 주의 깊게 감독할 의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옮길 때는 받는 의료진이 제때 응급처치를 하도록 필요한 정보를 건네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망에 대한 의사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이 유지됐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0. 4. 29.
사건
2009도7070 · 형사
결론
피고인(제왕절개수술을 한 의사)의 상고 기각

무엇을 다퉜나

제왕절개수술 뒤 대량출혈로 다른 병원에 옮겨진 산모가 숨져, 수술한 의사가 업무상과실치사로 재판을 받은 사건입니다. 판결이 원심 증거에서 추린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심 증거에 따르면, 출산 뒤 대량출혈은 산모 사망의 주요 원인입니다. 분만 뒤(태반이 떨어진 뒤) 1시간은 자궁수축이 약해 출혈 위험이 높은 때라, 혈압 · 맥박 같은 활력징후와 자궁수축 정도, 질출혈 정도를 집중해 살펴야 합니다. 태반조기박리가 있는 산모는 출산 뒤 대량출혈이 생길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 의사는 임신성고혈압이 있던 산모에게서 태아가 위험한 상태(태아절박가사)를 의심해 제왕절개수술을 했고, 수술 중 가벼운 태반조기박리를 발견했습니다. 수술을 마친 뒤 간호사들에게 「출혈이 있을지 모르니 잘 지켜보라」고 지시했습니다.
  • 약 45분 뒤 수술실로 돌아와 보니, 산모는 대량출혈로 혈압이 90/60㎜Hg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 의사는 자궁마사지를 하고 자궁수축제와 혈장증량제를 주다가 다른 병원 응급실로 옮겼습니다. 그때 산모는 결막이 매우 창백했고, 혈압은 재지지 않거나 낮게 나왔으며, 맥박과 호흡이 빨라져 있었습니다.
  • 받은 병원의 당직의사는 수액을 주고 중환자실로 옮겨 간호사들이 지켜보게 했습니다. 응급실에서 뽑은 혈액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다는 보고를 받고 수혈을 지시했습니다.
  • 산모는 수혈을 준비하던 중 심폐정지에 빠졌습니다. 수혈과 자궁적출수술 등을 받았지만 다음 날 과다출혈과 파종성 혈관내 응고장애로 숨졌습니다.

원심은 사망에 대한 의사의 책임을 인정했고, 의사가 상고했습니다. 상고이유는 넷으로 나뉩니다.

  • 산모를 살핀 경위와 옮길 무렵 산모 상태를 원심이 잘못 인정했는가.
  • 옮기는 일을 늦춘 과실이 있는가.
  • 옮기면서 받는 병원에 설명할 의무를 어겼는가.
  • 받는 병원에서 수혈이 늦게 시작됐는데도 사망과 인과관계가 이어지는가.

법원이 본 것

사실을 다시 다투는 주장 이유 1

산모를 살핀 경위와 옮길 무렵 상태를 잘못 인정했다는 주장은, 증거를 고르고 사실을 정하는 원심의 몫을 다투는 데 그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상고심이 다시 볼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맡긴 관찰과 의사의 감독 이유 2 가

과실은 결과를 미리 알아보고 막을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못했는지로 가립니다. 잣대는 같은 업무와 직무를 하는 보통 사람이 기울일 주의입니다. 사고가 난 때 일반적이던 의학 수준과 의료 환경 · 조건, 그 의료행위만의 사정 같은 것도 함께 헤아립니다.

간호사가 진료를 보조하는 모든 순간에 의사가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인 지도 · 감독으로 넉넉한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행위의 종류만으로 정하지 않습니다. 그 행위에 위험이나 부작용 · 후유증이 따를 수 있는지, 그때 환자 상태가 어떤지,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가 어떤지 같은 여러 사정을 헤아려 사건마다 가린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감독과 옮기는 때 판시사항 [1] · 이유 2 나 · 다

대법원은 자궁 수축 상태와 질출혈 정도를 살피는 일을 진료 보조로 보고, 그 관찰을 간호사에게 맡긴 것 자체를 과실로 삼지 않았습니다. 출혈량이 많다는 보고를 받으면 그때 곧 환자를 살펴 수혈할지 옮길지를 판단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의사가 태반조기박리 등으로 대량출혈 위험이 높다는 것을 예견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간호사가 맡은 관찰을 잘 해내고 있는지 평소보다 더 주의 깊게 감독하고, 출혈이 많으면 신속히 수혈하거나 수혈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길 의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대법원은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아 대량출혈 증상을 일찍 발견하지 못하고, 옮기는 일을 지체해 산모가 신속한 수혈 등의 조치를 받지 못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의 이유 설명에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지만, 전원 지체 과실을 인정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옮길 때 건넬 정보 판시사항 [2] · 이유 3 가

판결은 응급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의사는, 받는 병원 의료진이 제때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응급환자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합리적인 범위에서 건네야 한다고 했습니다.

판결이 든 정보는 환자의 주요 증상과 징후, 시행한 검사의 결과와 기초진단명, 시행한 응급처치와 그 앞뒤의 환자 상태, 옮기는 이유, 필요한 응급검사 · 응급처치, 긴급성의 정도 같은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 옮기며 한 설명 판시사항 [3] · 이유 3 나 · 다

원심 증거에 따르면, 혈압이 정상이던 환자는 제왕절개 뒤 보통의 출혈만으로도 90/60㎜Hg까지 떨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가 같은 정도로 떨어지는 것은 비정상이어서 대량출혈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같은 증거에 따르면, 의사는 옮기기 전 받는 병원 산부인과 당직의사에게 전화해, 조기태반박리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지금은 이상이 없지만 수혈이 필요할지 몰라 보내도 되겠느냐고 했습니다. 옮길 때는 출혈 경향과 90/60㎜Hg 정도의 저혈압이 있었다는 취지로만 말했고, 산모가 고혈압 환자이고 수술 뒤 대량출혈이 있었던 사정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그 설명이 모자라 받는 병원 의료진이 산모의 저혈압과 출혈량을 잘못 평가하고, 수혈이 얼마나 급한지 가늠하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산모의 상태와 응급조치의 긴급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도 원심 설명에 부족한 데가 있지만,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인과관계 판시사항 [4] · 이유 4

받은 병원 의료진의 조치가 다소 미흡해, 산모가 응급실에 도착한 지 약 1시간 20분이 지나 수혈이 시작됐다는 사정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의사의 전원 지체 등 과실로 신속한 수혈이 늦어진 이상,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부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받은 병원에서 수혈이 늦게 시작됐다는 사정만으로 그 인과관계가 끊긴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망에 대한 의사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이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받은 병원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었는지는 따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조치가 다소 미흡했다는 사정은 인과관계가 끊기는지를 보는 자리에서만 나왔습니다.
  • 산모를 살핀 경위와 옮길 무렵 상태는 다시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출혈 관찰을 맡길 때 언제나 일반적인 감독이면 넉넉한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량출혈 위험을 내다볼 수 있었던 이 산모에게 필요했던 감독의 정도를 본 것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관찰을 간호사에게 맡긴 일, 옮기는 시점, 옮기며 건넨 말이 각각 따로 판단됐습니다. 맡긴 일 자체는 과실이 아니었고, 그 산모에게 큰 출혈을 내다볼 수 있었다는 사정이 감독의 정도를 높였습니다.

의료인이라면

판결은 출혈 관찰을 진료 보조의 위임으로 보고, 출혈이 많다는 보고가 오면 그때 환자를 살펴 정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위험이 큰 산모에게 감독을 더해야 한다는 대목이 그 위에 얹혔습니다.

전원 때 넘긴 말 가운데 판결이 빠졌다고 본 것은 고혈압 환자라는 점과 수술 뒤 대량출혈이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90/60㎜Hg도 평소 혈압에 따라 뜻이 달랐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관찰을 간호사가 맡았다고 의사의 책임이 곧바로 생기거나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판결은 그 산모에게 출혈 위험을 내다볼 수 있었는지를 보고 감독의 정도를 가렸습니다.

옮겨 간 병원에서 수혈이 늦게 시작됐다는 사정이 있어도, 앞선 과실과 사망의 인과관계는 그대로 인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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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도7070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