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23. 8. 31.
- 사건
- 2022다303995 · 민사
- 결론
- 원심판결 중 소극적 손해에 관하여 피고에게 배상을 명한 부분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 피고의 나머지 상고 기각
무엇을 다퉜나
허리 수술(요추 4-5번 수핵제거술 등) 직후 하지 근력과 배뇨 기능에 장애가 생긴 사건입니다. 원심은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피고)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피고가 상고했는데, 다툼은 셋이었습니다.
- 수술 중 신경을 손상한 과실을 추정할 수 있는가.
- 책임을 60%로 제한한 것이 맞는가.
- 노동능력상실률을 어떻게 셈해야 하는가.
법원이 본 것
수술 뒤 생긴 증상도 간접사실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판결요지 [1]
의료행위는 일반인이 과실과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극히 어려운 영역입니다. 그래서 수술 도중이나 뒤에 중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생겼을 때, 과실 말고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하면 그 증상이 과실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원심은 이런 사정을 함께 들었습니다. 수술한 의사가 수술 과정에서 신경을 건드렸다고 말한 점. 수술 전에는 하지 근력이나 배뇨 기능에 이상이 없다가 수술 직후 장애가 생긴 점. 중재원 감정의가 장해의 원인이 수술 후 손상이라는 취지로 의견을 낸 점 등입니다. 결국 원심은 이를 종합해 술기상 잘못으로 신경을 손상했다고 추정했고, 대법원은 이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책임을 어디까지 줄일지는 사실심이 정합니다 판결요지 [2]
한편 법원은 의사 측 과실의 내용과 정도, 진료의 경위와 난이도, 의료행위의 결과, 질환의 특성, 환자의 체질과 행태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손해를 공평하게 나누려는 것입니다. 이때 그 사실인정과 비율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이 정합니다.
원심은 환자가 오랫동안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겪어 온 점,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이 상당히 진행된 점을 들었습니다. 또 수술 부위가 척추신경과 가까워 그 자체로 위험이 있는 점, 의료진이 수술 뒤 재활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한 점도 들었습니다. 대법원의 결론은, 책임을 60%로 제한한 판단에 잘못이 없다는 것입니다.
기왕의 장해율과 기왕증 기여도는 다릅니다 판결요지 [3]
기왕의 장해율은 사고 전에 이미 있던 병으로 잃은 노동능력의 정도입니다. 반면 기왕증 기여도는 그 병이 후유증이 생기는 데 보탠 정도입니다.
사고 전에 장해가 있었다면, 지금의 노동능력상실률(L2)에서 사고 전 장해의 몫(L1)을 뺍니다(L3 = L2 − L1). 원래 병이 후유증에 보탰다면 기여도도 참작합니다. 이때 두 몫이 같은 부위에 걸리면, 기여도는 사고 전 장해 몫을 빼고 늘어난 상실률에 보탠 정도를 말합니다.
필요했던 수술의 장해 몫은 기왕의 장해처럼 봅니다 판결요지 [4]
과실이 없었어도 척추 유합술이 필요하고, 장해평가기준이 유합 상태 자체를 장해로 보는 때가 있습니다. 이처럼 과실이 없었어도 일정한 장해가 예정된 경우, 그 예정된 장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왕의 장해와 같이 다룹니다. 다만 실제소득으로 셈할 때는, 그 소득이 예정된 장해가 없던 상태의 소득이라는 차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사고 전 장해 없이 예정된 장해만 있고 그 정도를 알 수 있으면, 지금의 상실률에서 예정된 몫을 빼고 그 값에 소득을 그대로 곱합니다. 또 원래 병이 늘어난 상실률에도 보탰다면, 그것까지 참작해 지금의 상실률을 셈하게 됩니다.
이 사건의 셈 이유 3
먼저 원심이 인정한 숫자는 이렇습니다. 재활의학과 장해 30%, 비뇨기과 장해 10%, 재활의학과 장해의 기왕증 기여도 30%, 요추 유합술로 예정된 노동능력상실 20%.
- 원심: 재활의학과 장해 전부에 기여도를 적용해 21%로 셈했습니다. 그 뒤 복합 상실률 28.9%에 예정된 몫을 뺀 남은 비율(80%)을 곱해 23.12%로 보았습니다.
- 대법원: 재활의학과는 예정된 20%에, 늘어난 10%의 70%를 더해 27%입니다. 비뇨기과 10%를 셈한 뒤 남은 능력에 27%를 적용하면 24.3%, 둘을 합하면 34.3%입니다. 여기서 예정된 20%를 빼면 14.3%가 남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이 기왕증 기여도와 예정된 장해의 셈법을 잘못 알았다고 보고, 소극적 손해 부분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배상액이 얼마인지는 이 판결이 정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14.3%를 기초로 일실수입과 일실퇴직금을 다시 셈하게 했습니다.
- 또 예정된 장해의 정도를 알 수 없는 경우의 셈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판결이 세운 셈은 그 정도를 알 수 있는 경우입니다.
- 끝으로 예정된 장해를 기왕의 장해와 다르게 볼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의 셈은 사고가 없었어도 남았을 몫을 먼저 떼고, 사고가 더한 몫만 배상의 바탕으로 삼는 차례입니다. 그래서 같은 감정 숫자를 놓고 환자 쪽과 병원 쪽이 같은 차례로 셈합니다.
의료인이라면
수술 전 상태(오랜 통증 · 질환의 진행)와 수술 뒤 재활 조치가 책임 제한의 사정으로 쓰였습니다.
과실이 없었어도 필요했을 수술로 예정된 장해 몫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왕의 장해처럼 뺍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사고 전 장해의 몫과, 원래 병이 보탠 몫은 따로 셈합니다.
감정서의 장해율과 기여도 숫자가 셈의 재료입니다. 그러니 어느 숫자가 어디에 적용됐는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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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30399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