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손해 산정

과실 뒤 치료비와 책임 제한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과실 뒤 이어진 치료비나 책임 제한을 두고 다투신다면, 이 판결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았는지부터 보시길 권합니다. 의사가 주의를 다하지 않아 신체 기능이 회복할 수 없게 손상됐고 그 뒤로는 악화를 막는 정도의 치료만 이어졌다면, 병원은 그 수술비와 치료비를 환자에게 청구할 수 없습니다. 또 책임을 줄이는 사정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도 함께 짚은 판결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5. 11. 27.
사건
2011다28939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환자 본인의 재산상 손해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부분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 피고(병원 운영자) 상고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양팔과 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목 부위 신경근 차단술을 받은 직후 척수경색으로 사지가 마비된 사건입니다. 환자는 시술 직전까지 스스로 걸었습니다. 배상을 청구한 쪽은 환자를 비롯한 원고들이고, 상대는 병원을 운영한 재단입니다.

  • 먼저 원심은 시술 중 바늘이나 조영제 등이 신경근동맥을 지나치게 누르거나 자극해 동맥이 수축하거나 경련했고, 그로 생긴 척수경색으로 사지마비가 왔다고 추정했습니다.
  • 다만 원심은 병원의 책임을 일부로 제한했는데, 그때 참작한 것은 시술 전 목 디스크의 부분 탈출과 퇴행성 협착이 있었던 점, 드물지만 신경근동맥 자극 등으로 불가피하게 척수경색이 생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점, 병원이 사고 뒤 5년여 동안 치료해 왔고 진료비가 많이 든 점입니다.
  • 또 병원은 그동안의 치료비를 배상금과 맞비기자고 했지만(상계), 원심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양쪽이 모두 상고했습니다. 병원이 다툰 것은 과실 추정, 노동능력상실률과 기왕증 기여도, 소득, 치료비 상계, 위자료 액수입니다. 반면 환자는 진단과 응급 처치가 늦었다는 점, 책임 제한을 다퉜습니다.

법원이 본 것

과실 추정은 원심 판단 그대로입니다 이유 1 가

수술 중이나 그 뒤에 무거운 결과를 낳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그 증상에 의료상 과실 밖의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렵게 하는 간접사실들이 증명되면 과실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원심이 모은 사정은 여럿입니다. 먼저 시술 직전까지 운동에 특별한 장애가 없었고, 동맥경화나 혈전증 같은 기왕증도 없었습니다. 또 바로 앞서 받은 경막외 신경 차단술 때는 척수경색 소견이 없었습니다. 디스크 때문에 시술 중 갑자기 척수경색이 생기거나, 시술상 잘못 말고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마비가 올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체질이나 기왕증 때문에 시술 자극에 특별히 약했다는 증거도 없었습니다. 대법원도 이 판단을 옳다고 보았습니다.

과실로 손상된 뒤의 치료비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판시사항 · 판결요지 · 이유 1 라

의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지 않은 탓에 오히려 신체 기능이 회복할 수 없게 손상되고, 그 뒤로는 후유 증세를 다스리거나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치료만 이어졌다면, 그 치료는 진료 계약의 취지에 따른 것이 되지 못하거나 손해를 메우는 일의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병원은 환자에게 수술비와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또 손해가 생기거나 커지는 데 환자 쪽 잘못이 없는데도 공평을 위해 체질적 소인이나 질병, 수술 같은 치료의 위험도를 고려해 의사의 배상 책임을 줄일 때에도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치료비로 상계하자는 병원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책임을 줄이는 사정은 손해에 보탠 환자 쪽 요인이어야 합니다 이유 2 나

환자 탓이 아닌 사정이라도 책임을 줄이는 데 쓸 수 있습니다. 즉 체질적인 소인이나 질병, 수술 같은 치료가 지닌 위험도가 손해에 겹쳤고, 그 병의 양상과 정도를 보아 손해를 빠짐없이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할 때입니다. 다만 책임 제한의 사실 인정과 비율이 형평의 원칙으로 보아 현저하게 불합리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아래는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원심이 든 사정을 본 결과입니다.

  • 먼저 원심이 인정한 사실로도 체질이나 기왕증 때문에 시술 자극에 특별히 약했다는 증거가 없어, 사고가 체질이나 기왕증으로 불가피하게 생겼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또 목 디스크의 부분 탈출과 협착이 마비라는 후유장애에 기여했다거나 그 기왕증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실제로 신체감정 결과로는 지금 증상의 원인이 될 기왕증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 후유 증세 치료에 많은 비용이 들고 치료가 길어졌더라도, 그것은 과실로 생긴 손해를 메우는 일일 뿐 손해에 보탠 환자 쪽 요인이 아닙니다.

결국 이런 사정을 주된 감액 사유로 삼아 책임 비율을 정한 것은 형평의 원칙으로 보아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환자 본인의 재산상 손해 가운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을 깨고 원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나머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유 1 나 · 다 · 마 · 2 가

  • 노동능력상실률과 기왕증 기여도: 신체감정상 지금 증상의 원인이 될 기왕증이 없었다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 소득: 과세관청에 신고된 사업소득을 바탕으로 수입을 정한 원심 판단도 정당합니다.
  • 위자료 액수: 사실심이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정한 것으로, 재량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 끝으로 환자 쪽 주장 가운데 호흡곤란 · 사지마비의 진단이 늦었거나 응급 처치를 게을리했다는 것은,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도 받아들였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책임을 제한할 수 없다고 정한 것은 아닙니다. 즉 체질 · 기왕증과 치료비 · 치료 기간을 주된 감액 사유로 삼은 것이 잘못이라고 했고, 비율은 다시 심리하게 했습니다.
  • 병원이 다툰 책임 비율 주장은, 환자 상고를 받아들인 이상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 다시 심리하게 한 것은 환자 본인의 재산상 손해 가운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입니다. 위자료와 다른 원고들에 관한 부분은 깨지 않아 원심 판단이 남았고, 병원 상고는 모두 기각됐습니다.
  • 모든 후유증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즉 과실로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이 생긴 뒤, 악화를 막는 정도의 치료만 이어진 경우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책임을 줄이는 근거는 손해에 보탠 환자 쪽 요인이어야 했고, 과실 뒤 치료에 든 비용과 시간은 그 요인이 되지 못했습니다. 체질과 치료의 위험도가 감액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법리는 그대로 두고, 이 사건에 그 근거가 있는지를 따로 물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환자 탓이 아닌 체질적 소인이나 치료의 위험도도 책임을 줄이는 사정이 될 수 있다는 법리가 판결에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체질이나 기왕증이 손해에 보탰다는 근거가 없었습니다.

또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한 것은 과실로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이 생긴 뒤의 치료비입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시술 전 목 디스크가 있었다는 것으로 책임이 곧바로 줄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그 병이 지금 증상에 보탰는지를 신체감정으로 본 것입니다.

병원이 그동안의 치료비를 배상금과 맞비기자고 해도, 과실로 회복할 수 없게 손상된 뒤의 치료비라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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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1다2893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