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진단

유방 종괴의 진단과 설명 · 권유, 늦어진 진단의 손해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진료에서 유방에 혹이 여럿 보인 환자가 넉 달 뒤 유방암 3기로 확진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첫 진료의 기록에 악성 가능성까지 적혀 있었다며, 의사가 악성을 의심하지 못했다는 진단 과실은 서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악성 가능성을 설명하고 조직검사를 권하지 않은 과실은 원심대로 두었습니다. 다만 진단이 늦어져 병이 한 단계 나아갔다는 증명은 없다며 손해를 정한 대목을 깼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9. 1. 15.
사건
2008다60162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환자 등 둘이고, 피고는 환자를 진료한 의사입니다.

첫 진료의 진료기록부에는 이런 기재가 있었습니다.

  • 유방 촬영(맘모그램)에서 석회가 섞인 결절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 초음파에서 왼쪽 유방의 여러 혹이 관찰됐고, 그 옆에 「섬유선종(FA) > 악성종양(CA)」이라고 적혔습니다. 왼쪽 겨드랑이의 혹에는 「지방종(lipoma) > 섬유선종」이 적혔습니다.
  • 앞으로 일부 혹은 절제술로, 일부는 맘모톰으로 떼어 내기로 계획했다는 기재가 있었지만, 그 시기는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넉 달 뒤 다시 한 검사에서 조직을 떼어 보니 림프절로 암이 퍼져 있어, 유방암 3기로 진단됐습니다.

원심은 첫 진료에서 의사가 악성종양일 수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은 진료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악성일 가능성을 인식했다면 이를 알리고, 확진할 조직검사를 적극 권유하며, 유방암의 발병 · 전이 속도와 치료 · 요양 방법을 충분히 설명할 의무가 있었는데 지키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첫 진료 때 추정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병기를 2기로 보고, 설명의무 위반 탓에 병이 3기로 나아가 남은 여명이 줄었다며 재산상 손해를 인정했습니다. 위자료 액수도 이를 참작해 매겼습니다. 상고는 의사 쪽에서 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진료기록부의 감별을 어떻게 읽나 이유 1 가

대법원이 읽은 기재의 취지는 이렇습니다. 여러 혹이 악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양성 쪽이 더 유력하고, 확진하려면 절제술이나 맘모톰으로 떼어 낸 뒤 조직검사가 필요해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기재를 그대로 믿기 어렵게 할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원심이 든 사정을 헤아려도 악성종양일 가능성을 의사가 의심하지 않았다는 진료상의 과실은 서기 어렵다고 대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의심이 들면 알리고 권할 의무 판시사항 [1] · 이유 1 나

다른 한편 대법원은 2003다13208, 13215 판결의 법리를 들었습니다.

진료하며 질환이 의심되는 증세가 있는지 자세히 살피고, 찾았다면 그 병이 있는지와 얼마나 진행됐는지 밝힐 검사나 조치를 받으라고 환자에게 알리고 권하는 것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의사의 주의의무에 든다는 내용입니다.

이 법리에 비추어, 악성 가능성을 알아본 의사가 이를 설명하지 않고 조직검사로 나아가지 않아 유방암을 진단 · 치료할 적기를 놓치게 했다는 원심의 결론은 그대로 수긍했습니다.

손해 전부와 위자료는 증명할 몫이 다르다 판시사항 [2] · 이유 2 첫 문단

판결은 2002다48443 판결을 들어 손해를 두 갈래로 나눴습니다.

설명이 빠져 생긴 무거운 결과의 손해 전부를 구하려면, 결과와 설명 부족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서야 합니다. 스스로 고를 기회를 놓친 데 따른 위자료만 청구하는 경우라면, 설명의 결여나 부족으로 그 기회를 놓쳤다는 점을 보이는 것으로 족하다고 했습니다.

첫 진료 때의 병기 이유 2 둘째 ~ 넷째 문단

첫 진료 때 영상에 보인 혹의 크기는 2단계였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조직을 떼어 보지 않아,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퍼졌는지 판단할 의학적 근거가 아예 없었습니다.

넉 달 뒤에도 혹의 크기는 2단계였고, 3기 진단은 떼어 낸 조직에서 림프절 전이가 확인되며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첫 진료 때 이미 전이가 있어 3기 이상이었을 가능성도 남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첫 진료 때 2기에 머물렀다는 인정은 증거가 모자랐습니다. 이어 대법원은 그때 2기였을 수도 있다는 사정만 가지고, 설명의무 위반 때문에 병기가 2기에서 3기로 나아갔다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대법원이 깬 대목 이유 2 끝 문단 · 3

첫 진료 때 추정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병기가 2기라는 것만으로 재산상 손해를 인정하고 이를 참작해 위자료 액수를 정한 대목에서, 대법원은 손해가 생겼는지와 그 크기를 정하는 법리를 오해했거나 사실을 잘못 본 위법을 찾았습니다.

다른 상고이유를 볼 것 없이, 원심판결 중 의사가 진 부분 전부를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첫 진료 때 병기가 실제로 몇 기였는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2기였다는 증명이 모자랐다고 했을 뿐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한 번의 진료에 세 물음이 겹쳐 있었고, 대법원은 하나씩 갈라 답했습니다. 악성을 의심했는가에는 기록이 답했고, 알리고 권했는가는 과실로 섰으며, 그 과실로 병이 나아갔는가는 증명이 모자랐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진료기록부에 적힌 감별과 확진 계획이 진단 과실 주장을 물리치는 근거가 됐습니다.

진단 과실과 별개로, 악성 가능성을 알리고 확진 검사를 권했는지는 따로 심리 대상이 됐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설명 · 권유 과실이 인정돼도, 진단이 늦어져 병이 한 단계 나아갔다는 점은 따로 증명이 필요했습니다.

재산상 손해까지 인정받으려면, 첫 진료 때 병이 어디까지 와 있었는지가 증거로 서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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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6016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