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구지방법원
- 선고
- 2023. 1. 11.
- 사건
- 2021노3707 · 형사
- 결론
- 원심판결을 깨고 피고인에게 무죄
무엇을 다퉜나
-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인 피고인이 레이저 기기로 환자의 종아리 제모 시술을 했습니다. 피부에 직접 닿는 사파이어 팁이 달린 기기입니다.
- 시술 뒤 환자의 양쪽 종아리에 화상이 생겼는데, 공소사실은 2도 화상과 색소 침착 등을 적었습니다.
- 검사는 팁에 조금이라도 손상이 가면 출력에 문제가 생겨 화상을 입힐 수 있으니, 시술하는 사람에게 팁 표면을 눈으로 확인하고 깨끗이 유지할 주의의무를 들었습니다. 피고인이 이를 게을리해 흠집 난 팁으로 시술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의 요지입니다.
- 1심 판결은 무죄였지만, 검사는 상당한 고통 호소 뒤에도 시술했다는 부분을 1심이 판단하지 않았고 사실과 법리도 잘못 보았다며 항소했습니다.
- 항소심에서 검사는 공소장을 바꿨습니다. 시술 중 고통을 호소하면 곧 멈추고 부위를 살펴 이어 갈지 정해야 하는데, 그런 조치 없이 시술을 계속했다는 내용이 더해진 것입니다.
법원이 본 것
바뀐 공소장 이유 2
먼저 항소심은 공소장 변경으로 심판 대상이 바뀌었으니 1심 판결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했습니다. 다만 검사의 사실오인 ·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판단할 대상이라며 이어서 살폈습니다.
1심이 든 사정 판결요지 · 이유 3 나
- 팁 표면의 손상이 시술 전부터 있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었다. 제조사 직원이 손상을 확인한 것은 시술 나흘 뒤였고, 그사이 피고인은 다른 환자들에게도 그 팁을 썼다. 시술 중 팁에 붙은 털이 레이저에 타면서 흠집이 생겼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했다.
- 팁 손상이 곧바로 출력 이상을 부른다는 객관적 증거도 없었다. 출력에 이상이 생기면 오류 메시지가 뜨고 기기가 멈추게 돼 있는데, 시술 때 그런 일은 없었다. 제조사가 팁을 살필 때도 출력 이상은 나오지 않았다.
- 제조사 직원은 1심 법정에서 흠집과 출력 이상은 별 상관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고, 사실조회 회신도 같은 뜻이었다. 그래서 1심은 공소사실의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보았다.
- 피고인은 수사 때부터 매뉴얼대로 팁을 깨끗이 하고 눈으로 확인했다고 한결같이 진술했고, 이를 뒤집을 객관적 증거는 없었다.
- 피고인이 확인했다면 손상을 알아챘으리라는 제조사 직원의 진술과 회신은,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추측과 추론에 따른 의견이었다. 팁은 가로 12mm · 세로 11mm인데, 확인된 손상은 길이 1.5mm에 폭이 칼로 그은 듯 매우 얇았다.
항소심이 보탠 사정 이유 3 다
- 팁은 투명하지만 그것을 감싼 벽과 바닥이 검거나 어두운 색이었다. 손상된 부분의 가운데가 조금 검게 보였더라도 기기에 끼운 상태에서는 눈으로 알아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았다.
- 화상이 생긴 뒤 병원 직원들까지 팁을 살폈지만 손상을 찾지 못했고, 그래서 피고인이 기기를 계속 쓴 것으로 보였다.
- 항소심은 제모 시술 때 마취 크림을 바른 뒤에도 환자들이 어느 정도 아프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보았다. 환자의 수사기관 진술만으로는 보통의 통증을 넘어선 상당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 피고인은 시술 중 통증이 있느냐고 계속 물었고 환자가 보통 레이저 시술을 받는 사람만큼 아프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또 시술을 도운 간호조무사도 시술 과정에 특별한 점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증명되지 않은 것 판결요지 끝 · 이유 3 다 · 4
팁이 시술 전에 손상돼 있었다고 하더라도, 평균적인 의사로서 기울여야 할 주의로 눈으로 살폈다면 그 손상을 당연히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까지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증명에 이르지 못했다고 항소심은 판단했습니다. 상당한 고통을 무시하고 필요한 조치 없이 시술을 이어 갔다는 점에서도, 판단은 마찬가지입니다.
검사의 항소는 이유가 없었지만 공소장 변경이라는 직권 파기 사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항소심은 1심 판결을 깨고,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1심 판결을 깬 까닭은 공소장이 바뀐 데 있었고, 1심의 무죄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항소심은 1심이 든 사정에 사정을 더 보탰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이 업무상 과실을 잰 잣대는 평균적인 의사의 눈입니다. 즉 화상이 남았다는 데서 거슬러 올라가 과실을 매기지 않고, 그 시술 자리에서 알아챌 수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증거로 따졌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법원은 매뉴얼대로 팁을 닦고 눈으로 살폈다는 피고인의 한결같은 진술을, 이를 뒤집을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점과 함께 무죄의 사정으로 들었습니다.
또 오류 메시지도 작동 정지도 없었다는 사실과 간호조무사의 진술도 함께 보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법원은 팁의 흠집이 출력 이상을 부른다는 공소사실의 전제부터 객관적 증거로 서지 않는다고 짚었습니다.
시술 중 아프다고 한 말은, 제모 때 흔히 느끼는 통증을 넘어서는 호소였는지가 함께 따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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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구지방법원 2023. 1. 11. 선고 2021노370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