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부산고등법원
- 선고
- 1996. 7. 18.
- 사건
- 95나7345 · 민사
- 결론
- 의료인 측 항소 모두 기각(1심 유지)
무엇을 다퉜나
원고 1은 1993년 11월 질 출혈로 한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지혈 치료와 여러 검사 끝에 출혈은 거의 멈췄고, 원인은 출혈을 동반한 자궁경부염으로 판명됐습니다.
나흘 뒤 산부인과 과장은 재발을 막으려면 자궁을 모두 들어내야 하고 후유증은 전혀 없다고 간단히 설명한 뒤, 동의를 받아 수술을 시작했습니다.
개복하자 자궁 뒷벽과 직장이 넓게 붙어 있었고 그 자리에서 1~2㎝ 덩어리가 만져졌습니다. 산부인과 과장은 직장암이 전이된 것으로 보고 외과 과장을 불렀습니다.
외과 과장은 동결절편검사나 병력검사 · 내시경 · CT 같은 정밀검사 없이 직장경으로 한 번 보고 같은 판단을 내렸고, 자궁과 함께 직장 일부를 절제했습니다.
수술 중 천골정맥총이 파열돼 출혈이 이어졌습니다. 이튿날 문합 부위가 터져 인공항문 조루술을 했고, 3주 뒤에는 장폐색으로 소장 일부를 잘라 냈습니다.
1심에서 진 의료인 쪽은 항소해, 직장암으로 진단한 적이 없고 유착이 심해 직장을 함께 뗐을 뿐이며 결과는 불가항력이었다고 다퉜습니다.
법원이 본 것
자궁적출을 고른 때와 그 설명 판결요지 · 이유 1 나
출혈이 거의 멈추고 다른 소견도 없어 급한 상황이 아니었으니, 원인을 밝힌 뒤 약물 등 비수술 요법으로 나을 수 있는지 먼저 가려 보아야 했다고 법원은 보았습니다.
후유증이 전혀 없다는 간단한 설명만으로는 환자 쪽이 따져 볼 시간적 · 정신적 여유 없이 동의하게 됐다며, 설명의무를 어긴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검사 없이 넓어진 수술 판결요지 · 이유 1 나
법원은 직장을 잘라 내는 큰 수술이라면 반드시 그 전에 동결절편검사와 이에 더한 병력검사 · 내시경 · CT 같은 정밀검사로 직장암인지를 정확히 가렸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은 그 병원에 검사기구가 있었고 동결절편검사는 20분 정도면 된다는 사실도 들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는 생명에 급박한 위험이 없는 병이었습니다. 판결은 「자궁내막증식증」이라 적었지만, 판결이 풀어 쓴 모습(자궁내막 세포가 직장 주위에 자리 잡음)은 의학 용어로 자궁내막증입니다.
판결은 직장 절제 전에 3일 금식과 장세척을 거쳐야 한다고 보았고, 간단한 장세척만 한 채 수술해 문합 부위가 터졌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혈을 다 하지 못한 채 수술을 마친 것도 2 · 3차 수술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뒤에 고쳐 쓴 기록 이유 1 다
환자 쪽이 소송 전에 복사해 둔 입원 · 수술기록과, 소송 뒤 의료인 쪽이 낸 기록이 나란히 대조됐습니다.
직장암 때문이 아니라 유착이 심해 직장을 뗐다는 취지의 기재는, 다툼이 생긴 뒤 임의로 고치거나 끼워 넣은 것임이 기재 자체로 드러났다고 법원은 못박았습니다. 타과 의뢰서의 직장암 기재 앞에 의심 단계를 뜻하는 R/O를 나중에 적어 넣은 흔적도 있었습니다.
법원은 진료기록을 다툼 뒤에 손본 의사 쪽이 그럴 만한 이유를 제대로 내놓지 못하면, 그 일은 공평의 원칙과 신의칙에 반하는 입증방해행위가 된다고 보고 그 기록에 기댄 항변을 물리쳤습니다.
손해의 셈 이유 2
법원은 영구 장해로 도시일용노동 능력의 45%를 잃은 것을 바탕으로 손해를 셈했습니다. 양쪽 난소 등이 절제됐다는 주장은 증거가 모자라 호르몬 주사비는 넣지 않았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이 글은 항소심 판결이 적은 판단까지를 다룹니다.
- 고친 때는 다툼이 생긴 뒤라고 적혔지만, 고친 사람은 의료인 쪽으로만 적혔고 한 사람씩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 의사 두 사람과 병원은 각자 전부를 배상하게 됐고, 셋 사이의 내부 분담은 이번 판결이 정한 바가 없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수술 중 뜻밖의 소견을 만났을 때 검사 없이 수술 범위를 넓힌 판단과, 다툼 뒤 기록을 고친 일이 이 판결의 무게를 함께 정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판결이 꼽은 사실 하나는 그 병원에 동결절편검사 기구가 갖춰져 있었다는 것이고, 수술 범위를 넓히기 전에 쓸 수 있던 그 검사가 잣대가 됐습니다.
다툼 뒤 기록을 고치면 합리적 이유를 대지 못하는 한, 그 기록과 그에 기댄 증언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렸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소송 전에 복사해 둔 진료기록이 뒤에 제출된 기록과 대조돼, 고친 흔적을 드러내는 자료가 됐습니다.
후유증이 전혀 없다는 짧은 설명만 듣고 한 동의는 충분한 설명을 들은 동의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진단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 진단의 주의 수준 · 뒤에 고친 기록대법원 2007다55866
- 진단 지연과 손해 일부 배상대법원 2016다244491
- 검사를 거절한 임신부와 설명의무 · 이미 아는 위험대법원 2009다70906
출처 · 부산고등법원 1996. 7. 18. 선고 95나734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