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감정

기왕증 입증책임과 근거가 어긋난 장해 감정서, 대법원은 감정 보완 없이 쓴 판단과 입증책임을 뒤바꾼 판단을 돌려보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이 판결은 근거로 든 항목부터 맞지 않는 감정서와, 같은 손가락 장해로 이미 보상금을 탄 피해자의 내력을 함께 다룹니다. 대법원은 감정을 보완하지 않고 쓴 판단과 기왕증의 입증책임을 뒤바꾼 판단을 모두 깨뜨렸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9. 5. 11.
사건
99다2171 · 민사
결론
파기환송(배상을 구한 쪽 패)

무엇을 다퉜나

형틀목공인 원고는 1997년 1월 사고로 왼손 엄지 관절이 빠지고 힘줄이 끊어지면서 엄지 운동장해가 남았습니다. 원고와 가족이 배상을 구한 상대는 회사 등 피고들입니다.

1심이 채용한 대학병원 감정서는 장해 평가표의 한 항목을 준용해 목공으로서 25%를 잃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 평가표의 엄지 관절강직 항목에는 그런 세부 항목이 없었습니다.

한편 원고는 5년 전 다른 회사에서 업무상 재해로 같은 엄지의 관절 안이 부러져 산재 장해등급 10급 보상금을 받았습니다. 이번 사고로도 같은 등급에 해당했지만 이미 받았다는 이유로 보상은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원심은 감정서대로 25%를 인정했고, 보상금 수령만으로 기왕증이 증명되지는 않는다며 피고들 주장을 물리쳤습니다. 이에 피고들이 대법원으로 갔습니다.

법원이 본 것

앞뒤가 맞지 않는 감정서 판시사항 [1] · 이유 1

대법원은 한 감정인의 의견이 앞뒤가 어긋나거나 뜻이 흐릿하면, 따로 받쳐 줄 증거가 없는 한 법원이 감정서 보완 명령이나 감정증인 신문 같은 손을 써서 정확한 의견을 끌어낸 뒤에야 그 감정서로 사실을 정할 수 있다는 태도였습니다.

이 감정서는 근거 항목이 착오인지 다른 근거가 있는지 알 수 없었는데, 원심은 아무 조치 없이 그대로 쓰면서 설명도 붙이지 않았고, 대법원은 이를 심리미진의 위법으로 꼽았습니다.

기왕증은 기여한 만큼, 빼는 셈으로 판시사항 [2] · [3] · 이유 2

사고와 기왕증이 겹쳐 후유증이 생겼다면, 사고가 기여한 정도만큼만 배상하게 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한 부담입니다.

그래서 이미 장해로 노동능력 일부를 잃은 사람은, 두 장해를 합친 지금의 상실 정도에서 원래 있던 장해 몫을 덜어 이번 사고의 상실 정도를 구하는 셈법을 대법원은 이번에도 썼습니다.

기왕증이 없었다는 입증은 피해자가 판시사항 [4] · 이유 2

배상하는 쪽이 후유장해가 기왕증 때문이라고 다투는 것은 인과관계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고와 상해의 인과관계, 또는 기왕증에 의한 장해가 없었다는 점은 피해자 쪽이 증명할 몫으로 대법원은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같은 엄지 장해로 같은 등급의 보상을 받은 내력은 오히려 기왕증이 있었음을 보여 준다고 대법원은 보았고, 이를 배척한 원심은 입증책임을 뒤바꾼 것이라며 파기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이 판결은 사고로 다친 손가락의 장해 셈을 다룬 것으로, 진료나 수술의 잘잘못을 판단한 사건이 아닙니다.
  • 엄지 장해 가운데 이번 사고가 낳은 비율과 기왕증의 기여도를 대법원이 숫자로 매기지는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장해 비율은 감정서 한 장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판결이 함께 정리한 것은, 그 감정서의 근거가 흔들릴 때 법원이 할 일과 이전 장해 내력을 누가 입증해야 하는지입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감정서의 근거 항목이 평가표와 맞지 않으면, 다른 증거의 받침이 없는 한 법원이 보완이나 감정증인 신문 같은 조치로 정확한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 이 판결은 이전 재해로 같은 부위에 같은 등급의 장해보상을 받은 내력을 기왕증을 보여 주는 사정으로 보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후유장해가 기왕증 탓이라는 다툼이 생기면, 사고와 상해의 인과관계나 기왕증에 따른 장해가 없었다는 증명 부담은 피해자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기왕증이 있으면 지금의 전체 상실 정도에서 원래 있던 몫을 덜어 이번 사고의 비율을 구한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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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99. 5. 11. 선고 99다2171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