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손해 산정

노동능력상실률과 평가 기준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감정서의 장애율을 그대로 노동능력상실률로 읽고 계셨다면, 이 판결이 그어 둔 구분부터 살펴보실 만합니다. 노동능력상실률은 의학적 장애율을 그대로 옮긴 숫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숫자를 무엇으로 정하는지, 평가표가 여럿일 때 법원이 어떻게 고르는지를 이 판결이 정리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23. 11. 16.
사건
2020다292671 · 민사
결론
원고 · 피고 상고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성형수술 직후부터 코 통증과 호흡곤란이 이어졌고, 이비인후과 진료에서 콧속에 남은 거즈가 발견돼 제거된 사건입니다. 환자는 치료를 받았지만 냄새를 맡지 못하는 무후각증이 남았습니다. 그 뒤 원고(환자)와 피고(수술한 의사)가 함께 상고했습니다.

  • 증상이 언제 나타났는지, 거즈와 무후각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가.
  • 환자 쪽 사정을 들어 책임을 제한한 비율이 맞는가.
  • 무후각증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어느 평가 기준으로 정하는가.

법원이 본 것

인과관계와 책임 제한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유 2

먼저 원심은 수술 뒤 거즈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오래 두어 콧속에 감염과 부기가 생겼고, 그로 무후각증이 생겼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환자는 거즈를 뺀 뒤 상급병원 진료를 권유받고도 따르지 않았습니다. 원심이 책임을 제한한 것은, 이 때문에 제때 염증 치료를 받지 못해 무후각증이 나빠지는 등 손해가 생기고 커지는 데 환자 쪽도 기여했다고 보아서입니다.

결국 대법원은 이 판단에 심리를 다하지 않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습니다.

노동능력상실률은 의학적 장애율과 다릅니다 판결요지 [1]

노동능력상실률로 일하지 못해 잃은 수입(일실이익)을 셈할 때, 그 비율은 단순한 의학적 신체기능장애율이 아닙니다. 즉 다음 사정을 모두 참작해 경험칙으로 정한 수익상실률이고, 합리적이고 객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 나이, 교육 정도
  • 종전 직업의 성질과 경력, 기능 숙련 정도
  • 신체기능장애가 어느 정도인지
  • 비슷한 직종이나 다른 직종으로 옮길 가능성과 그 확률, 그 밖의 사회적 · 경제적 조건

이때 의학적 장애율과 그에 대한 감정 결과는, 법관이 특별한 지식과 통계가 필요할 때 쓰는 참고자료입니다. 자료가 서로 맞지 않으면, 경험칙이나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한 법관은 그중 하나를 따르거나 모아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전권이지만 자유재량은 아닙니다 판결요지 [1]

물론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몫입니다. 그래도 법관에게 자유재량을 준 것은 아닙니다. 형평에 어긋나거나 현저히 불합리한 결과가 나지 않도록, 구체적 사정을 충실하고 신중하게 심리해 평가가 객관성을 갖추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판결요지 [2] · 이유 3

먼저 원심은 다음 자료 등을 모두 검토했습니다.

  • 맥브라이드 평가표
  • 미국의학협회기준(AMA)
  •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
  • 국가배상법 시행령 별표

그리고 이 사건에서는 대한의학회 기준이 다른 기준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까닭은 맥브라이드표의 장애율 산정에 있는 불균형과 빠진 곳을 바로잡고, 우리나라 직업 분포에 맞는 노동능력상실지수를 두었다는 데 있습니다.

한편 대법원은 원심 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도, 원심이 고른 평가 기준과 그 산정 결과는 수긍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한의학회 기준이 어느 사건에나 맞는 기준이라는 판결은 아닙니다. 다만 원심은 이 사건의 경우에 그 기준이 더 합리적이라고 보았고, 대법원은 그 판단을 받아들였습니다.
  • 또 원심 이유가 모두 옳다는 뜻도 아닙니다.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 고른 기준과 산정 결과만 수긍했습니다.
  • 한편 인과관계와 책임 제한에서 새 법리를 세우지 않았습니다.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감정과 평가표는 법원이 쓰는 참고자료이고, 어느 평가표가 합리적인지는 사건의 사정으로 정합니다. 즉 높게 잡자는 쪽에도 낮게 잡자는 쪽에도 같은 잣대입니다.

의료인 · 병원이라면

이 사건에서는 거즈를 뺀 뒤 받은 상급병원 진료 권유를 환자가 따르지 않은 사정이 책임 제한에 들어갔습니다.

상실률은 평가표 하나로 저절로 정해지는 숫자가 아닙니다. 대신 여러 기준을 견준 원심의 이유가 판단의 바탕이 됐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의학적 장애율이 곧 노동능력상실률은 아닙니다. 대신 나이, 직업, 경력 같은 사정이 함께 참작됩니다.

또 감정 결과는 참고자료입니다. 평가표가 여럿이면 법원이 어느 것이 그 사건에 합리적인지 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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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0다292671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