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수혈 사고, 바뀐 혈액봉지와 간호사에게 맡긴 인턴의 주의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이 판결은 수혈을 맡은 의사가 간호사에게 일을 맡길 때 어디까지 지도 · 감독해야 하는지를 다룬 판결입니다. 수혈 중이던 환자에게, 간호처치대에 함께 놓여 있던 다른 환자의 혈액봉지가 들어갔습니다. 대법원은 그 수혈을 맡았던 인턴에게 과실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깼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8. 2. 27.
사건
97도2812 · 형사
결론
원심판결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피고인은 간경화와 식도정맥류 출혈로 치료받던 환자의 주치의를 보좌하며 수혈을 이어받은 대학병원 내과 인턴입니다.

  • 먼저 인턴은 둘째 혈액봉지를 직접 바꿔 단 뒤, 다음 봉지 교체를 간호사에게 맡겼습니다.
  • 다른 환자에게 줄 혈액봉지를 받아 왔지만 그 환자가 시술 중이라, 이 환자의 남은 봉지와 구분 없이 처치대 위에 함께 두고 회진 준비를 하러 자리를 떠났습니다.
  • 그런데 다른 수혈 환자가 있는 줄 몰랐던 간호사는, 환자가 혈변을 보는 등 상태가 나빠지자 주치의에게 알려 수혈을 이어 가라는 지시를 받고 서두르다 다른 환자의 봉지를 이 환자의 것으로 알고 단 것입니다.
  • 결국 혈액형이 다른 혈액이 들어갔고, 환자는 다음 날 급성 용혈성 수혈부작용 등으로 숨졌습니다.

원심이 본 사정은, 둘째 봉지부터는 간호사가 교체하는 병원 관행이 있었고 인턴은 그 관행을 바로잡을 사실상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 간호사가 교체할 때 보고를 받지 못해 현장에 있을 수도 없었다며, 원심은 인턴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관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수혈을 맡은 의사의 주의 판결요지 [1] · 이유 3

수혈은 종종 부작용을 수반하는 의료행위입니다. 그래서 수혈을 맡은 의사는 혈액형이 맞는지와 수혈이 다 됐는지를 확인하고, 수혈 중에도 환자 반응을 살펴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63다804 참조).

간호사가 관여해도 그 의료행위는 의사의 책임 아래 이뤄지므로, 환자에게 위해가 미칠 위험이 있는 이상 의사는 간호사가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충분히 지도 · 감독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해야 했던 것 이유 3

대법원은 두 환자의 수혈을 함께 맡아 혈액봉지를 같은 자리에 구분 없이 둔 경우라면, 인턴이 할 일이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 직접 봉지를 교체하거나,
  • 간호사에게 맡기더라도 그 사정을 알려 교체하는 봉지를 반드시 확인하게 하고,
  • 스스로 뒤에 점검해 봉지가 바뀌어 생기는 위해를 막는 것.

이런 조치 없이 교체를 맡기고, 마지막 봉지가 상당량 들어갈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면 과실이 있다고 했습니다.

관행과 주치의 지시 판결요지 [2] · 이유 3

인턴이 모자라 둘째 봉지부터 간호사가 교체하는 관행이 있었더라도, 봉지가 바뀔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아무 조치 없이 맡긴 것이 「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간호사가 주치의 지시를 받아 교체했더라도, 수혈 임무를 넘겨받은 인턴의 책임은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은 법리 오해를 이유로 원심을 깨고, 나머지 상고이유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 또 간호사와 주치의에 대한 결론은 이 판결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1심 공동피고인으로만 나옵니다.
  • 다만 형량이나 최종 유무죄는 다시 심리한 법원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달라진 지점은 관행 그 자체보다, 두 환자의 봉지가 한자리에 놓였다는 사정이 교체를 맡은 간호사에게 전해졌는지에 있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원심은 인턴이 인력 부족과 관행을 바꿀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사정을 무겁게 보았고, 대법원도 그 관행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대법원이 물은 것은, 위험이 보이는 순간 확인을 당부하고 뒤에 점검하는 조치가 있었는지였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수혈 사고에서 법원은 직접 봉지를 단 사람뿐 아니라, 그 수혈을 맡아 지도 · 감독할 자리에 있던 의사의 조치도 살폈습니다.

누가 언제 어떤 봉지를 받아 어디에 두었는지를 대법원은 기록에서 차례로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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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도281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