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감정

감정서와 다르게 잡은 여명, 대법원은 잘못이라 보면서도 정기금 배상으로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고 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법원이 감정서와 다른 여명을 잡아도 되는가, 그 잘못이 결과까지 바꾸는가가 이 판결에서 먼저 보실 대목입니다. 감정인은 피해자가 앞으로 35년을 살 것으로 보았는데, 원심은 25년으로 잡았습니다. 대법원은 감정서를 따르지 않은 것을 잘못으로 짚으면서도, 그 뒤 손해가 정기금으로 메워져 있어 상고를 기각한 것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2. 11. 27.
사건
92다26673 · 민사
결론
상고기각(배상을 구한 쪽 패)

무엇을 다퉜나

다툼의 중심은 여명이었습니다. 원고는 교통사고로 다쳐 후유장애가 남아 사고 차량 쪽인 피고에게 손해를 물어내라고 했는데, 장애로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가 배상액을 가르는 물음이었던 것입니다.

먼저 1심이 대학병원에 맡긴 신체감정에서 감정인은 상해와 장애 상태, 나이와 전신 상태를 헤아려 여명을 35년으로 보았습니다.

원심은 이 감정서를 증거로 쓰면서도 여명을 25년으로 인정했습니다. 25년 안쪽 손해는 한꺼번에 주고 25년 넘는 몫 가운데 생계비 몫과 치료비 · 간병비는 원고가 생존해 있으면 다달이 나누어 주라는 판결입니다. 그러자 원고가 여명 25년에 승복하지 않고 대법원에 올라갔습니다.

법원이 본 것

여명감정은 의학적 판단 판결요지 가 · 이유 앞부분

후유증이 남은 사람이 얼마나 더 살지는 그 후유증의 내용에 따라 의학적으로 하나하나 판단할 일입니다. 대법원은 신체감정으로 나온 여명은 의학의 영역이어서, 감정을 뒤집을 사정이 따로 없는 한 감정인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감정서에는 반대되는 자료가 따로 없었지만, 원심은 별다른 사정 없이 여명을 25년으로 줄였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이를 증거를 가려 쓰는 법칙에 어긋난 사실오인이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정기금이 메운 차이 판결요지 나 · 이유 뒷부분

대법원은 앞으로 일정 기간마다 생길 손해를 원고가 한꺼번에 달라고 했더라도 법원이 다달이 나누어 주라고 명할 수 있고, 그 선택은 법원의 재량이라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25년 뒤의 일실수입 가운데 생계비 몫과 치료비 · 간병비를 원고가 살아 있는 동안 다달이 받도록 해 두었습니다. 그러니 원고가 실제로 더 살면 그만큼 받게 되어, 여명을 짧게 잡은 잘못이 주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 셈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교통사고 배상의 여명과 지급 방식이 쟁점이었고, 병원 진료가 옳았는지는 이 판결의 몫이 아니었습니다.
  • 또 일시금과 정기금을 어느 시점에서 나눌지 정하는 구체적 기준은 따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여명은 배상액을 크게 움직이는 숫자입니다. 다만 이 판결은 그 숫자를 감정에 맡기면서도, 정기금이라는 지급 방식이 감정과 판결 사이의 틈을 메울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신체감정으로 나온 여명을 의학적 판단으로 보아, 반대 자료가 없으면 존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이 판결에서 감정서는 상해 내용과 장애 상태, 나이와 전신 상태를 확인한 뒤 문헌을 바탕으로 여명을 낸 것으로 소개됐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법원이 감정서를 증거로 쓰고도 별다른 까닭 없이 그와 다른 여명을 잡으면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원고가 살아 있는 한 매달 받는 정기금이 붙어 있었기에, 여명을 짧게 잡은 잘못이 결과를 뒤집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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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26673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