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추정 · 증명

쌍꺼풀 수술 뒤 각막 손상과 간접사실로 하는 추정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수술 뒤 생긴 손상을 의사의 과실로 미루어 볼 수 있는지는, 결과 하나가 아니라 낱낱의 간접사실이 얼마나 쌓였는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이 판결로 짚어 드립니다. 쌍꺼풀 수술과 코 필러 주입을 받은 환자가 2주쯤 뒤 눈 통증과 시력 저하를 호소하다 왼쪽 눈의 각막혼탁과 외상성 백내장 진단을 받은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다른 원인으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 간접사실들이 증명된다면 과실을 미루어 볼 수 있되 근거 없는 막연한 추정까지 허용되지는 않는다고 했고, 이 사건은 수술 도구로 각막이 다쳤다고 미루어 볼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보아 그 심리 없이 결론을 낸 원심을 깼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8. 10. 4.
사건
2018다236296 · 민사
결론
원심판결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무엇을 다퉜나

먼저 소송을 낸 쪽은 성형외과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로, 환자에게 물어 줄 돈이 없다는 확인을 구한 소송입니다. 그러자 환자가 맞서 배상을 청구하는 반소를 냈는데, 판결이 원심 이유와 기록으로 정리한 경위는 이렇습니다.

  • 환자가 그 의원에서 받은 것은 매몰법 두 눈 쌍꺼풀 수술과, 함께 한 코 필러 주입입니다. 다만 수술 다음 날 다시 왔을 때는 눈 수술 부분의 불편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 2주가 거의 다 된 일요일 환자가 메신저로 의원에 보낸 말은, 왼쪽 눈알이 너무 아파 머리까지 아프고 수술 뒤 왼쪽 눈 시력이 많이 떨어졌으니 진료를 다음 날로 당겨 달라는 것입니다.
  • 다음 날 의사는 왼쪽 눈의 각막 또는 결막에서 상처를 발견하고 안연고를 발라 주었습니다. 그날 진료기록에 적힌 것은 수술 부위에 특별한 손상이 없고, 눈을 누를 때 통증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 뒤 의사는 환자에게 각막에 긁힌 상처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다른 안과 의사는 각막열상으로 추정되는 각막혼탁으로 각막난시가 있다고 보았고, 뒤에 각막열상에 따른 각막혼탁과 외상성 백내장 의증으로 정기 점검이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냈습니다. 또 다른 안과의 진단도 왼쪽 눈의 각막반흔과 각막열상에 따른 외상성 백내장입니다.
  • 1심이 맡긴 신체감정에서 감정의의 의견은, 시야와 눈 움직임에 큰 문제는 없으나 왼쪽 눈에 난시가 있고 각막혼탁 · 난시 · 백내장은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며 그때 수술을 고려할 상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 그 감정 때 작성된 진료기록에는 각막혼탁과 수정체 손상 부위가 그림으로 표시돼 있었는데, 두 위치가 거의 일치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각막 단층촬영 영상에서 보인 것은, 각막 앞면에서 뒷면까지 꿰뚫는 가느다란 음영입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수술 과정에서 의사의 과실로 왼쪽 눈의 각막혼탁과 백내장이 생겼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고, 이에 환자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간접사실로 하는 추정과 그 한계 판시사항 [1] · 이유 1

판결은 이미 굳어진 추정의 법리를 다시 적었는데(2011다100138 참조), 일반인이 의료 과정의 잘못과 인과관계를 밝혀내기는 매우 어렵다는 데서 나온 법리입니다.

즉 수술 중이나 뒤에 무거운 결과를 부른 증상이 생겼고, 그 증상이 의료 과실 말고 다른 원인에서 왔다고 보기 힘든 간접사실들이 증명됐다면 과실을 미루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과실로 결과가 났다고 볼 만한 개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사정들로 무거운 결과만 보고 과실과 인과관계를 짐작해, 끝내 의사가 자신에게 과실이 없음을 증명하게 만드는 것까지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추정할 개연성 판시사항 [2] · 이유 3 가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함께 본 사정은 여럿입니다.

  • 먼저 환자가 수술 뒤 2주가 채 안 돼 극심한 통증과 시력 저하를 호소하며 그전부터 증상이 있었다고 밝혔고, 의사가 다음 날 진찰에서 상처를 발견했습니다.
  • 또한 다른 안과 의사들과 신체감정의도 각막열상 · 각막혼탁 · 백내장을 진단하거나 추정했습니다.
  • 단층촬영 영상으로 보면 각막혼탁은 수술 도구 같은 날카로운 물체에 각막 전층이 뚫리는 손상으로 생겼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실밥 같은 이물질의 자극이나 눈을 비비는 일상적인 행위로는 생기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입니다.
  • 각막혼탁과 수정체 손상 부위가 대체로 일치해 보였고, 일치한다면 두 질환이 같은 원인으로 생겼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 물론 각막열상은 정상적인 매몰법 쌍꺼풀 수술에서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이나 합병증은 아니지만, 그 수술 과정에서 의사가 과실로 각막열상을 낼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습니다.
  • 끝으로 이 수술 전부터 각막혼탁이나 백내장 같은 병을 앓았다거나, 이 수술 말고 그런 각막혼탁을 부를 수술이나 사고가 있었다는 사정은 기록에서 찾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를 종합하면, 대법원은 왼쪽 눈의 각막혼탁과 백내장이 수술 중 수술 도구에 의한 각막열상 등의 손상으로 생겼다고 추정할 수 있는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했습니다.

진료기록감정 결과의 무게 이유 3 나

반면 1심의 진료기록감정 결과는 의원과 다른 안과의 간략한 의료기록, 소견서와 진단서 같은 극히 제한된 자료만으로 이뤄졌습니다. 영상자료로 제공된 것도 얼굴 전체 사진뿐입니다.

게다가 그 결과에는 수술 뒤 일시적인 각막찰과상이나 부분 각막열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등, 단층촬영 영상의 모양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감정 결과 스스로도 인과관계를 가리려면 눈 보호 렌즈를 제대로 넣고 수술했는지, 바늘에 의한 손상이라면 각막혼탁과 백내장의 위치가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그 감정 결과가 위 추정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원심이 심리했어야 할 것 이유 3 다

대법원이 보기에 원심은 이런 각막혼탁이 생길 수 있는 원인에는 무엇이 있는지, 환자가 왼쪽 눈에 다른 수술을 받거나 다른 원인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지, 각막혼탁과 수정체 손상 부위가 일치하는지를 심리한 다음에 추정이 서는지를 판단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원심은 이를 심리하지 않은 채, 감정 때 수술을 고려할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과 감정 결과, 증상과 별 관련이 없는 시야 · 눈 움직임 등을 근거로 과실과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결국 대법원은 의료소송에서 과실과 인과관계를 어떻게 증명하는지에 대한 법리를 그르쳤고 심리도 다하지 않았다며, 다른 상고이유는 살피지 않은 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은 의사의 과실을 확정하지 않았고, 원인 · 다른 치료 전력 · 손상 부위의 일치를 심리해 다시 판단하게 했습니다.
  • 배상을 얼마로 할지도 다루지 않은 채, 과실 · 인과관계의 판단부터 다시 하게 된 사건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에서 추정을 받친 것은 영상, 손상 부위의 일치, 증상을 호소한 때, 다른 원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같은 낱낱의 간접사실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판결은 개연성 없는 막연한 추정을 막는 한계도 함께 적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추정은 이 환자의 영상과 진단, 손상 부위에서 나왔습니다. 판결은 각막열상이 정상적인 매몰법 쌍꺼풀 수술의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아니라고 적었지만, 그 문장 하나로 추정을 세우지는 않았습니다.

수술 다음 날 내원 때 눈 불편을 말하지 않았다는 점, 의사가 진료기록에 수술 부위의 특별한 손상이 없다고 적은 점도 경위로 나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제한된 자료로 이뤄진 감정 결과는 추정을 뒤집을 만한 근거가 되지 못했고, 감정에 넘긴 자료의 범위도 함께 읽혔습니다.

추정은 간접사실이 쌓여야 섭니다. 이 사건에서는 단층촬영 영상과 손상 부위의 일치, 수술 전 같은 병이 없었다는 점이 그 몫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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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8. 10. 4. 선고 2018다236296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