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16. 6. 23.
- 사건
- 2015다55397 · 민사
- 결론
-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돌려보냄
무엇을 다퉜나
환자와 가족이 피고로 세운 것은 수술을 맡은 대학병원의 운영 법인입니다. 환자는 20대 초반의 미국 영주권자로,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아래턱 발육 부전을 동반한 위턱 돌출을 고치는 양악 수술의 하나를 받은 사람입니다.
- 수술은 일곱 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수술 뒤 일반병실에 머문 환자에게 의료진은 상체를 30도쯤 세운 자세 · 산소 공급과 산소포화도 모니터 · 지혈제 · 피 섞인 분비물 흡인 · 코로 넣은 기관 튜브로 기도를 지키려 한 것입니다.
- 그런데 환자는 수술 당일 밤부터 숨이 차고 잠들기 어렵다고 호소했고, 의료진은 산소포화도를 보고 튜브로 스스로 숨 쉴 수 있다고 판단해 잠을 못 이루는 환자에게 신경안정제를 주사했습니다.
- 결국 새벽에 호흡부전이 왔습니다. 20분쯤 뒤 안정제의 길항제를, 30분쯤 뒤 손으로 짜는 인공호흡기를 썼고, 심폐소생술은 1시간 10분쯤, 입으로 넣는 기관 삽관은 1시간 45분쯤 뒤입니다.
- 환자에게는 이산화탄소 혼수에 따른 호흡정지와 심정지로 저산소성 뇌손상이 남았습니다. 말을 조금 알아듣는 정도의 의식에 온몸의 부전마비와 팔다리 구축이 있어, 늘 다른 사람의 돌봄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1심이 이 환자에게 필요한 주의로 본 것은, 출혈이나 부종으로 코에 넣은 관이 막힐 위험을 생각하면 중환자실에서 지켜보고, 숨찬 호소에는 의사의 청진과 동맥혈가스검사로 원인을 찾고, 호흡부전이 오면 빨리 심폐소생술 등의 조치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료진이 산소포화도 수치에 기대 불편을 수술 뒤 통증으로 여겼고 호흡부전 대처도 늦었다며, 1심은 기도 확보와 호흡 유지에 실패한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1심은 책임을 80%로 줄였습니다. 산소포화도와 다른 활력징후가 정상 범위여서 불편의 주된 원인이 호흡곤란인지 수술 뒤 통증인지 가려내기 쉽지 않았고, 의료진이 출혈이 적은 수술에 흔히 권하는 방법으로 기도를 지키려 애쓴 점을 든 것입니다.
과실 판단에서는 원심도 1심과 한 길입니다. 그러면서 환자에게 잘못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의료행위에 따르는 불가피한 위험 등 공평의 원칙에 따른 제한이라고 밝히고, 의료과오 사건에서 흔히 쓰는 제한 비율에 비추어 80%는 다소 많다며 2/3로 낮췄습니다.
- 또 환자가 내지 않은 병원 치료비 가운데 병원 책임 비율을 넘는 부분은 환자가 내야 한다고 보고, 그 치료비 채권을 배상금과 상계했습니다.
- 일실수입은 미국 통계의 주당 소득 877달러를 1심 변론종결일의 환율로 바꿔 셈한 1심 판단을 그대로 둔 것입니다.
상고는 환자 쪽만 냈고, 과실이 있다는 1심 · 원심의 판단을 병원이 다투는 상고는 없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책임을 줄이는 길과 그 한계 판결요지 [1] · 이유 1 가
판결은 먼저 책임 제한의 틀을 확인했습니다(2014다16968 등 참조).
의료 과오와 피해자 쪽 요인이 경합해 손해가 커졌고 전부 배상이 공평에 어긋나면, 그 요인이 환자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체질이나 병의 위험도여도 과실상계 법리를 유추해 배상액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한 비율이 형평의 원칙상 현저히 어긋나서는 안 되는데, 이 판결은 여기에 한 문장을 더합니다.
질병의 특성이나 치료 방법의 한계 때문에 그 의료행위의 위험을 감내할 만한 사정이 없는데도, 의사나 간호사에게 요구되는 통상적인 주의를 소홀히 해 피해가 났다면 치료 과정에서 손해가 생겼다는 막연한 이유만으로 책임을 제한할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기록에서 짚은 여섯 가지 이유 1 다 1)
- 사고는 병원이 수술 뒤 경과를 관찰하고 그에 맞는 조치를 하지 않아 생긴 것일 뿐, 환자의 과실이나 체질적 소인 같은 환자 쪽 기여를 볼 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 환자는 수술 뒤 밤부터 계속 호흡곤란을 호소했습니다. 자정을 넘겨서는 보호자가 코로 피가 많이 나고 숨쉬기 힘들어한다고 알렸고, 간호사가 코로 피가 흐르는 것을 직접 확인한 것입니다.
- 게다가 의학적으로 이 수술의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출혈에 의한 기도 폐색을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진료기록 감정의도 호흡정지의 원인으로 코 부위 혈성 분비물이 코기관 튜브를 막았을 가능성을 먼저 의심했습니다.
- 호흡부전 전까지 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였더라도, 산소포화도 모니터에는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드러나지 않아 그것만으로는 호흡의 이상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 호흡부전 뒤 길항제와 손으로 짜는 인공호흡을 거쳐 심폐소생술, 입을 통한 삽관 차례로 조치가 이어졌습니다. 삽관 직후까지 정상을 크게 벗어나 있던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그 뒤 정상에 가깝게 내려왔습니다.
- 튜브가 막혀 생긴 이산화탄소 혼수라면 길항제와 손으로 짜는 인공호흡만으로는 알맞은 대처가 될 수 없어, 호흡부전부터 삽관까지 그 혼수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판단입니다.
원심이 살폈어야 할 것 이유 1 다 2)
이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원심이 수술 뒤 예상되는 후유증과 그 위험의 크기, 위험을 피할 적절한 대처법, 병원이 그 대처를 했는지를 면밀히 살핀 다음 비율을 매겼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환자에게서 잘못을 찾기 어려운 이 사건에서 의료행위에 따르는 불가피한 위험을 들어 책임을 줄이려면, 그런 사정이 있다는 더 충분한 심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심이 고려했다는 「통상 의료과오 사건에서 행해지는 책임제한 비율」도 막연한 추측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사고 뒤 치료비와 상계 이유 2
주의 소홀로 신체 기능이 회복 불가능하게 손상된 뒤 후유증 치유나 악화 방지만 하는 치료는, 진료채무의 본래 이행이 아니거나 손해전보의 일환이어서 병원이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2011다28939 참조).
대법원은 귀책사유 없는 환자의 체질 · 치료 위험도로 책임을 제한한 경우에도 같다고 보았으므로, 사고 뒤 생긴 증상의 치료비를 근거로 한 원심의 상계 또한 잘못이라는 결론입니다.
달러로 셈한 소득의 환율 기준 판결요지 [2] · 이유 3
외국 통화로 정해진 금전채권을 채권자가 원화로 바꿔 청구하면, 법원은 채무자가 실제로 갚는 때에 가까운 마지막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외국환 시세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90다214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1심은 환자가 사고가 없었다면 미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방사선 치료사로 일할 수 있었다고 보고, 미국 통계의 여성 기타 치료사 주당 소득에 1심 변론종결일의 환율을 적용했습니다. 원심이 이를 그대로 유지한 데 대해 대법원은 환산 시점을 잘못 잡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상고이유까지 갈 것 없이 원심을 파기해 부산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보낸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책임 제한 자체가 막힌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위험의 크기 · 대처 방법 · 병원이 실제로 한 조치를 살핀 뒤 비율을 정하라고 했습니다.
- 환송 뒤 사건은 부산고등법원에서 다시 판결됐습니다(2016나1755).
실무에서 읽는 법
정리하면, 환자에게 기여가 없는 사건에서 책임 비율을 낮추려면 다른 의료사고에서 흔히 쓰던 비율이 아니라 그 사건의 위험과 대처를 근거로 들어야 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환자 귀책과 무관한 소인이나 병의 위험이 손해에 보탰다면 배상액에 반영할 수 있다는 법리는 이 판결도 그대로 따랐습니다.
다만 사고 뒤 그 증상을 치료한 비용은 책임을 줄인 사건에서도 환자에게 청구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환자에게 과실이 없는데 의료행위의 불가피한 위험을 들어 책임을 줄이려면, 그 위험이 정말 있었는지부터 충분히 심리돼야 합니다.
또한 외국 통화로 셈한 소득은 사실심 변론을 마칠 무렵의 환율로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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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539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