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15. 10. 15.
- 사건
- 2015다21295 · 민사
- 결론
- 원심판결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이 사건에서 원고는 수술받은 환자이고, 피고는 학교법인으로 그 병원의 운영자입니다.
- 2007년 11월 무렵 두 다리 저림이 시작됐고, 2008년 2월 허리 · 다리 통증, 걷기 어려움, 배뇨 · 배변 곤란 등으로 처음 내원했습니다.
- 진단은 흉추 5~7번, 11~12번의 후종인대골화증으로, 척추뼈 몸통 뒷면, 곧 척수 바로 앞을 세로로 잇는 인대가 뼈처럼 단단해져 척수를 누르는 병입니다.
- 특히 도수근력검사의 다리 힘은 2월 말 4~5등급이던 것이 수술 이틀 전 3~4등급으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 그래서 의사는 수술에 앞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수술 뒤 다리 등의 마비 위험을 여러 차례 강조해 알렸습니다.
- 그런데 3월 19일 흉강경을 이용한 1차 수술 직후 심한 통증과 마비가 왔고, 그날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2차 수술을 했지만 마비는 남은 것입니다.
- 그 뒤 약물 · 재활치료로 2009년 6월 무렵 상당히 회복했다가 다시 악화됐습니다.
또 1차 수술에서 경막에 달라붙은 골화 부위를 떼는 중에 경막이 손상돼 뇌척수액이 새어 나왔고, 의료진은 곧바로 인공 경막과 겔폼 등으로 복원했습니다.
1심 감정 등에 따르면, 이 수술법은 굳은 인대를 직접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척수 손상이나 경막 파열의 위험이 따르고, 수술 뒤 척수 손상 가능성이 상당한 매우 난도 높은 수술입니다.
감정은 또, 원고에게 수술 전부터 부전마비 증상이 있었고 수술 전 영상의 신호 변화도 이미 신경 손상을 뜻한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수술하지 않았더라도 신경 손상 등이 생길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감정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원심은 수술 직후의 완전 마비와 경막 손상 · 뇌척수액 누출 등을 근거로, 의료진의 과실이 척수 신경을 손상시켰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상고한 것은 피고와 원고 모두입니다.
법원이 본 것
결과를 보장하는 채무인가 판시사항 [1] · 이유 2 가
대법원은 먼저 진료채무의 성질을 짚었습니다. 환자를 반드시 낫게 하는 결과채무가 아니라, 선량한 관리자로서 현재 의학수준에서 필요하고도 적절한 진료를 할 수단채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진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곧바로 채무불이행이 추정되지는 않습니다.
후유장해가 당시 의료수준에서 최선을 다해도 그 의료행위의 합병증으로 생길 수 있는 것이라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없는 한, 장해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2007다76290 등).
물론 과실 아닌 다른 원인을 생각하기 어려운 간접사실이 증명되면 추정이 가능하지만, 개연성을 갖추지 못한 사정들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까지 떠안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선도 다시 그었습니다(2011다100138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이유 2 다
- 골화가 많이 진행돼 경막과 유착이 심했을 가능성이 크니, 경막이 찢어졌어도 과실보다는 수술 과정의 불가피한 결과로 볼 여지가 많다.
- 경막 손상 · 뇌척수액 누출이 척수 손상으로 이어졌다는 객관적 자료가 기록에 없고, 곧바로 복원도 했으니 그것을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 수술법이 지닌 척수 손상 위험, 수술 전 상태에서 내다본 예후, 마비 위험을 거듭 강조한 설명, 호전 뒤 다시 나빠진 경과를 보면, 척수 손상을 부른 원인이 과실 말고는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원심이 든 간접사실은 수술과 척수 손상의 인과관계를 짐작하게 할 수는 있어도, 의료과실까지 추정할 개연성을 갖춘 것은 아니라는 게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대신 원심이 살필 거리로는 척수 손상을 부를 수 있는 원인, 의료진 주의의무의 구체적 내용, 손상을 막을 구체적 조치가 있었는지, 결과가 합병증으로 볼 범위 밖인지 등을 꼽았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상고이유 가운데 원고 쪽 것과 피고의 나머지 것은 판단하지 않고 생략한 부분입니다.
- 즉 대법원은 심리할 거리를 적어 돌려보냈을 뿐, 마비의 원인을 스스로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 한편 이 판결 8년 뒤, 대법원은 진료상 과실과 그 과실이 손해를 일으킬 개연성을 환자 쪽이 증명하면 인과관계를 추정한다고 기준을 다시 세웠습니다(2022다219427).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인과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사정과 과실을 짐작하게 하는 사정이, 이 판결에서는 따로 셈해졌습니다. 수술 직후의 마비는 앞의 몫은 될 수 있어도 뒤의 몫까지 채우지는 못한 것입니다.
의료인이라면
마비 위험을 거듭 강조해 둔 수술 전 설명과, 경막 손상 직후의 복원 처치가 판결 이유에 함께 적혔습니다.
수술 전 근력 검사와 영상 기록은, 수술하지 않았을 때의 예후를 내다보는 자료로 쓰였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결과가 바라던 것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진료채무 불이행이 추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결과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테두리를 벗어났는지, 막을 구체적 방법이 있었는지가 원심이 새로 볼 물음으로 남았습니다.
이 판결을 다룬 글
추정 · 증명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 의료과실의 추정과 설명의무,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 않음대법원 2005다5867
- 후유장해와 과실 추정대법원 2017다203763
- 수술 뒤 감염과 과실 추정대법원 2024다204665
출처 ·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5다2129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