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15. 7. 9.
- 사건
- 2014다233190 · 민사
- 결론
- 원심판결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파기 · 환송)
무엇을 다퉜나
숨진 환자 쪽 원고가 내시경을 한 의사 등 병원 쪽의 과실을 다툰 소송으로, 대법원이 기록에서 확인한 사실은 아래와 같은 흐름입니다.
- 환자는 한 병원에서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받았는데, 위에서는 염증이, 대장에서는 치질과 게실이 보였고, 의사는 약을 처방하고 1주 뒤 경과를 보기로 하고 환자를 집으로 보냈습니다.
- 그런데 이틀 뒤 점심을 먹고부터 심한 복통과 구토가 와 그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체온은 37.4°C였고, 간단한 혈액검사와 단순 복부 엑스선 검사를 한 뒤 저녁 6시 무렵 입원한 것입니다.
- 간호기록에는 입원 1시간 전에 식사를 해 그날 복부 초음파와 CT를 하지 못한다는 설명을 듣고 왔다고 적혔습니다. 조영제를 쓰는 복부 CT는 구토 때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갈 위험 등으로 금식이 필요해서, 보통 검사 6시간 전부터 굶는다고 합니다.
- 병원에는 밤에도 CT를 할 장비가 있었지만, 금식 문제로 입원한 날에는 CT 등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입원한 뒤의 밤과 다음 날의 흐름입니다.
- 입원 때 환자는 배 전체가 뒤틀리는 듯한 통증을 호소했고, 통증 점수(VAS)는 10점 만점에 10점이었습니다. 이때 맞은 것은 진통제와 진경제입니다.
- 밤 9시 10분 무렵 담당의 처방으로 진통제를 맞았고, 보호자가 의사가 직접 와 보기를 원해 당직의가 상태를 확인하고 면담했습니다. 밤 11시 무렵에도 당직의가 상태를 확인했고, 그때 처방한 것은 마약성 진통제입니다.
- 새벽 3시 15분 무렵 보호자가 진통제를 요구하자, 간호사가 당직의에게 전화로 지시를 받아 마약성 진통제를 다시 놓았습니다. 아침 6시에는 39.7°C의 고열에 식은땀을 흘렸고, 간호사가 당직의에게 보고한 뒤 놓은 것은 소염진통제입니다.
- 9시 무렵 보호자가 강하게 의료 조치를 요구하자 주치의가 초음파를 미루고 곧바로 CT를 지시해, 9시 10분 무렵 CT를 찍었습니다. 배 안에서 많은 양의 장 내용물이 보여 복막염이 의심된 것입니다.
- 오후 1시 40분 무렵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응급수술을 했고, 2㎝의 S자 결장 천공과 고름이 확인됐습니다. 수술 뒤 심장이 멎었다가 되살아났지만 뇌 기능은 돌아오지 않았고, 환자는 약 2주 뒤 패혈증으로 숨졌습니다.
이를 두고 원고가 내세운 상고이유는 크게 둘입니다.
- 내시경 검사 때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원심이 옳은가.
- 다시 입원한 뒤 일찍 가려 진단하지 못한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이 옳은가.
법원이 본 것
내시경 검사 때의 과실 이유 1
먼저 원심은 의사가 대장내시경을 할 때 도구를 넣고 다루는 주의의무를 어겨 S자 결장 천공을 일으켰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판단이 옳다고 했고, 인과관계 증명의 책임이나 의료과실의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덜 한 잘못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최선의 조치와 진단의 주의 판결요지 · 이유 2 가
판결은 의사가 진찰과 치료에서, 환자마다 나타난 증상과 상황을 보아, 그 위험을 막기에 알맞은 최선의 조치를 할 의무를 진다고 했습니다.
그 잣대는 의료행위를 한 무렵 임상에서 실제 행해지던 의료 수준이고, 진료 환경 · 조건과 행위의 특수성을 넣어 규범적으로 정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진단은 문진 · 시진 · 촉진 · 청진과 여러 임상검사로 병인지를 가리고 그 종류와 진행을 밝혀, 치료법을 고르는 출발점이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판결은 진단이 흠 하나 없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앞에 두면서도, 그때 임상의 진단 수준 안에서는 의사가 신중하고 정확하게 진찰해 위험한 결과를 내다보고 비켜 가기 위한 최선의 주의를 기울였는지를 따진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금식이 끝난 뒤의 밤 판결요지 · 이유 2 다
대법원은 입원하자마자 초음파와 CT를 하지 못한 것은 금식 문제 때문이었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CT에 보통 필요한 6시간의 금식이 지난 뒤에도, 환자는 진통제를 거듭 맞고도 입원 때 잰 만점 수치와 비슷한 극심한 통증을 계속 호소했습니다. 게다가 의료진은 마약성 진통제까지 거듭 쓰던 상황입니다.
판결은 금식 시간이 지난 뒤에도 진통제를 거듭 써도 극심한 통증이 계속된다면, 혈액검사에 천공을 확신할 수치가 없더라도 의사는 환자를 직접 보고 이학적 검사로 추가 응급검사와 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할 의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학적 검사로 든 것은 압통 · 반발통 · 배의 강직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당직의 등 의사가 직접 진찰하지 않아 보호자가 항의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의사가 이학적 검사를 했는지와 그 소견을 적은 자료는 기록에서 찾을 수 없었고, 새벽의 마약성 진통제 처방도 전화로 이뤄졌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그 밤과 새벽에 이학적 검사 등으로 신중하고 정확하게 진찰 · 진단하지 않은 채 진통제만 처방한 것을, 최선의 조치를 할 주의의무를 어긴 것으로 본 것입니다.
CT와 수술에서 확인된 천공의 길이, 배 안에 퍼진 장 내용물의 양, 고름과 염증에 비추면, 그 밤이나 새벽에 의사가 직접 진찰해 이학적 검사를 했다면 일찍 CT를 찍고 천공을 찾았을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결국 경과관찰 등의 의료조치를 소홀히 해 CT가 가능해진 뒤에도 하지 않았고, 결장 천공을 일찍 찾지 못해 환자가 신속한 수술을 받지 못하게 했다며,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이와 달리 본 원심에는 의료과실의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원고의 다른 상고이유는 살피지 않고 원심판결을 파기해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천공이 언제, 무엇으로 생겼는지는 판결이 밝히지 않았는데, 판결이 수긍한 것은 내시경 도구를 다루는 과정의 잘못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입니다.
- 이 과실이 사망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배상을 어디까지 할지는 다시 심리할 몫으로 남겼으므로, 대법원이 정한 것은 과실이 있다는 데까지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판결은 천공이 생긴 일과, 생긴 천공을 찾아낸 일을 갈라 보았습니다. 앞의 것은 과실로 보지 않았지만, 뒤의 것에서는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입원한 날 CT를 하지 못한 까닭이 금식이었다는 점, 혈액검사에 천공을 확신할 수치가 없었다는 점, 당직의가 밤에 두 번 상태를 확인한 점이 모두 판결 사실에 있습니다. 다만 과실로 본 것은 금식이 끝난 뒤에도 이학적 검사 없이 진통제 처방이 이어진 대목입니다.
또 직접 진찰이 있었는지를 대법원은 이학적 검사와 그 소견이 적힌 자료로 가렸고, 그런 자료는 기록에 없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내시경 검사 뒤 천공이 생겼다는 사정만으로 검사 과정의 과실이 인정되지는 않았습니다.
과실은 통증이 이어지던 밤사이 의사가 직접 진찰했는지, 그랬다면 천공을 일찍 찾았을 여지가 있었는지로 따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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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다233190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