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책임 제한

신경차단술의 위험과 책임을 줄이는 사유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시술에 원래 위험이 따른다는 사정만으로 배상 책임을 줄일 수 있는지, 이 판결이 그 선을 그어 둡니다. 목 부위 신경차단술 뒤 척수 손상을 입은 환자와 가족이 시술한 의사의 책임을 물었는데, 원심은 의사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시술에 신경을 다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책임을 70%로 줄였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그 위험을 피할 통상적이고도 필수적인 방법이 있는지, 의사가 그 방법을 썼는지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줄인 판단은 잘못이라며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4. 7. 10.
사건
2014다16968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들에게 불리한 부분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무엇을 다퉜나

시술 뒤 척수 손상이 남자, 환자와 가족이 그 경추 신경차단술을 한 의사의 배상 책임을 다툰 사건입니다. 원심은 의사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보았고, 이 대목은 대법원에서 다투어진 쟁점이 아닙니다.

다만 원심은 책임을 70%로 제한하면서, 경추 신경차단술은 신경 가까이에 마취제를 주사해야 하는 특성상 처음부터 신경을 다칠 높은 위험을 품고 있다는 점과 사건의 경위, 그 뒤 치료 경과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자 환자와 가족이 이 책임 제한을 다퉈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환자 쪽 요인을 헤아리는 길과 그 한계 판결요지 [1] · 이유 1

먼저 판결은 책임 제한의 틀부터 확인했습니다. 손해가 생기거나 불어나는 데 환자 쪽 사정이 보탰다면, 그것이 타고난 체질이나 앓던 병의 위험처럼 환자 탓이 아닌 것이라도 배상액에서 헤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손해 전부를 지우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맞지 않을 때, 과실상계의 법리를 빌려 쓰는 방식입니다. 다만 무엇을 사유로 보고 몇 %를 줄일지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사정 이유 2 나

이 틀에 비추어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서 다섯 가지를 짚었습니다.

  • 이 시술의 부작용 가운데 환자에게 생긴 척수 손상은 그 발생 빈도가 매우 낮은 편입니다.
  • 의사 쪽이 참고자료로 낸 논문은, 경추 신경차단술의 부작용을 막으려면 방사선 투시기 같은 보조 영상기기를 꼭 쓰도록 권고하고, 그렇게 하면 시술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그런데 의사는 보조 영상기기 없이 자신의 손에 느껴지는 감각에만 기대 시술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 또 주사액을 넣을 때 그전 다른 환자에게 시술할 때와는 다른 상황임을 느끼고도 별문제가 없으리라 여겨 지나치게 깊숙이 주사한 잘못이 있다는 점은, 의사 쪽도 인정한 대목입니다.
  • 환자에게 체질적 소인 같은, 책임을 줄일 만한 다른 사유는 없었습니다.

책임을 줄일 때 함께 볼 것 판결요지 [2] · 이유 2 나

이런 사정에 비추어 대법원은, 책임을 줄이려면 그 시술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그 위험을 피할 통상적이고도 필수적인 방법이 있는지, 의사가 그 방법을 썼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원심은 이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이 시술이 신경을 다칠 위험이 있다는 추상적인 점만을 주된 사유로 책임을 제한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대법원이 책임 제한에 관한 법리를 잘못 이해했고 심리도 모자랐다며 원심을 깬 까닭입니다.

결국 원심판결 가운데 원고들에게 불리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은 책임 제한 자체를 막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사유로 몇 %를 줄일지는 위 사정을 심리해 원심이 다시 정할 몫으로 돌려보낸 것입니다.
  • 보조 영상기기를 다룬 대목도 책임을 얼마나 줄일지를 가리는 사정으로 나왔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책임을 줄이는 사유로 「위험성」을 쓰려면, 그 위험이 얼마나 되고 피할 길이 있었는지와 실제로 그 길을 썼는지까지 같이 따져야 한다는 판결입니다.

의료인이라면

타고난 체질이나 앓던 병의 위험처럼 환자 탓이 아닌 요인도 책임을 줄이는 데 들어갈 수 있다는 틀은 이 판결에서도 그대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위험을 낮추는 통상의 방법이 있다는 자료를 의사 쪽이 직접 냈다는 점이, 그 방법을 썼는지를 묻는 사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시술 자체에 신경을 다칠 위험이 있다는 추상적인 이유만으로는 책임을 줄이기에 부족하다고 대법원은 보았습니다.

특히 환자에게 체질적 소인 같은 사유가 없었다는 점도 대법원이 짚은 사정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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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16968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