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추정 · 증명

유도분만 중 양수색전증, 정황만으로 과실을 미루어 볼 수 있나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옥시토신으로 분만을 유도하던 중 산모에게 양수색전증이 와 숨졌습니다. 진료 과정에 과실이 없다는 판단은 대법원이 지켰고, 이 위험의 설명이 빠졌다는 이유로 위자료를 물린 대목은 파기해 원심에 돌려보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5. 1. 29.
사건
2012다41069 · 민사
결론
원고 상고기각 · 피고 상고 일부 각하 · 일부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소송은 산모의 유족이 분만을 맡은 병원 쪽을 상대로 냈습니다.

  • 의료진은 입원 전에 양막이 터졌는지, 자궁이 수축하는지를 검사로 확인했고, 원심은 산모가 옥시토신을 쓸 수 있는 상태였다고 보았습니다.
  • 투여 전 자궁경부가 얼마나 무르익었는지 점수로 매긴 기재는 없었습니다. 원심은 투여 4시간 30분 만에 경부가 90% 얇아진 점을 들어, 유도분만을 그르칠 만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보았습니다.
  • 분만감시장치는 쓰지 않았지만 태아 심박동은 확인했습니다. 1~2분 간격의 진통을 과수축이 아닌 정상 진통으로 보고 투여를 이어 갔습니다.
  • 유도분만 중 양수색전증이 생겼고, 산모는 숨졌습니다.

원심은 진료상 잘못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 약을 쓰면 양수색전증이 따를 위험을 일러 주지 않았다며 유족 두 사람의 위자료 청구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유족도, 병원 쪽도 상고장을 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정황으로 과실을 미루어 볼 때의 선 판시사항 [1] · 이유 1 가

의료는 전문 영역이어서 환자 쪽이 잘못과 인과를 밝혀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 까닭에 수술 도중이나 그 뒤 생긴 중한 결과라면, 의료상 과실 외에 다른 원인을 대기 어려운 간접 정황을 입증해 과실을 미루어 볼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출발입니다.

다만 결과가 무겁다는 것 외에 그만한 개연성을 받쳐 주지 못하는 사정들로 과실과 인과를 막연히 끌어내어 결국 의사가 자기 무과실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가 되게 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료 방법을 고를 재량 판시사항 [2] · 이유 1 가 · 다

어떤 진료 방법을 쓸지는 환자 형편과 당대 의료수준, 의사 개인의 경험을 두루 따져 고르는 일이고, 의사에게는 여기에 꽤 넓은 재량이 있습니다. 고른 길이 합리성을 잃지 않았다면, 나중 결과만 보고 한 가지만 맞았다며 다른 길을 과실로 몰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 잣대에 따라 대법원은 투여 결정, 감시 방법, 진통 판단, 분만 뒤 처치 어디에도 과실이 없다고 본 원심에 손대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양수색전증에 예방법이 없고, 보존적 조치 외에 효과 있는 치료법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그때 내다볼 수 없던 위험 판시사항 [4] · [5] · 이유 2 나

미리 알려야 하는 것은 그 의료행위에 따라올 것으로 내다보이는 위험입니다. 그런 위험이 아니거나 그 무렵 의학 수준으로는 내다볼 수 없던 위험이라면, 의사가 설명할 몫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분만 무렵 대한산부인과학회가 펴낸 산과학 교과서는 양수색전증을 막지도 내다보지도 못하는 병으로 적고, 옥시토신 사용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원심이 내세운 자료는 대법원이 보기에 이 설명을 뒤집기에 모자랐습니다.

  • 제품설명서의 부작용 기재는 인과가 실제로 밝혀졌다는 뒷받침이 없었다.
  • 캐나다 연구는 원인이 옥시토신인지 다른 유도분만 약인지 가르지 못했다.
  • 영국 보고서는 분만보다 2년 뒤에 나왔다.
  • 일본 연구는 실제 분만 집단이 아니라 추계에 기댔다.
  • 미국 학회 지침의 문장 삭제는 관련성을 인정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웠고, 그마저 분만 이듬해 판이었다.

결론은 이 사건 의료진에게 양수색전증이라는 위험까지 미리 알릴 의무를 지우기 어렵다는 쪽으로 정리됐습니다.

전부 이긴 쪽의 상고 판시사항 [3] · 이유 2 가

원심에서 청구가 전부 기각된 다른 유족 다섯을 상대로도 병원 쪽 상고가 있었습니다. 다 이긴 판결을 두고는 불복할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그 상고는 부적법 각하됐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위자료 부분을 원심이 다시 심리한 결과는 이 판결 뒤의 일입니다.
  • 외래기록의 검사 기재가 사실과 다르다는 유족 주장은 원심이 받칠 증거가 없다고 봤고, 상고심에서도 사실 판단을 다투는 주장이라며 물리쳤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은 무거운 결과에서 곧장 과실로 건너가는 추론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무엇을 알렸어야 했는지도 나중 자료가 아니라 분만 당시의 교과서와 지침으로 가늠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설명할 위험의 잣대는 뒤에 나온 보고서가 아니라 분만 당시의 교과서와 의학 지식이었습니다.

자궁경부 점수를 적어 두지 않은 일, 분만감시장치를 달지 않은 일은 그것만으로 과실로 잡히지 않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간접사실로 과실을 추정받으려면, 다른 원인의 자리가 비어 있다는 점을 사실 하나하나로 받쳐야 했습니다.

약 설명서의 부작용 문구만으로는 의사가 미리 알렸어야 할 위험이라고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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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다4106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