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서울남부지방법원
- 선고
- 2019. 8. 27.
- 사건
- 2017가합111346 · 민사
- 결론
-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환자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시술을 한 병원의 운영자이자 의료진의 사용자인 학교법인을 상대로 사용자책임을 물은 사건입니다.
- 환자는 눈꺼풀이 처지고 머리가 아파 다른 병원에서 CT를 찍어 오른쪽 뇌동맥류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진료를 예약해 둔 병원에 예약일 전 심한 두통으로 응급실을 찾았고, 뇌출혈은 없지만 왼쪽에도 동맥류가 있다는 진단을 받은 뒤 피고 병원 응급실로 옮겨 온 것입니다.
- 다음 날 오후 오른쪽 동맥류의 코일색전술은 정상적으로 끝났지만, 이어 왼쪽 동맥류에 스텐트 보조 코일색전술을 받던 중 왼쪽 동맥류 원위부의 뇌동맥이 파열됐습니다. 여기서 스텐트는 동맥류에 넣은 코일이 혈관 쪽으로 튀어나와 동맥을 막는 것을 막는 기구입니다.
- 의료진은 임시 풍선폐색술을 되풀이했지만 내경동맥 부위에 혈전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혈전용해술을 하려고 파열 부위를 막을 마이크로스텐트를 넣고 혈전용해제를 동맥에 주사했으나, 스텐트혈전증이 나빠집니다.
- 지혈이 되지 않자 의료진은 그날 밤 가족에게 설명한 뒤 두개골 절개 감압술을 시작했고, 동의를 받아 뇌척수액 배액술까지 한 뒤 자정을 넘겨 수술을 마쳤습니다.
- 그러나 환자는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뇌 조직이 괴사하고 뇌부종이 생기는 등 상태가 나빠져 시술한 지 한 달쯤 뒤 숨졌습니다.
유족의 주장은, 의료진이 유도철선이나 스텐트 원위부의 뾰족한 부분을 알맞게 다루지 못해 동맥류 부위의 모혈관을 파열시켰다는 것입니다. 또 시술의 위험과 의료진의 경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도 함께 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시술 전 설명 이유 3 가
설명에 대해서는, 코일색전술의 목적과 과정, 시술 중이나 뒤에 동맥류가 파열되고 그로 인한 뇌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 같은 사항을 의료진이 시술 전에 가족에게 설명했다고 법원이 기록에 비추어 인정했습니다. 유족이 낸 증거로는 이 인정을 뒤집을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과실을 가리는 잣대와 추정의 한계 이유 3 나
과실에 대해서는 법원이 2004다13045 판결을 들어 잣대를 세웠습니다. 의사가 지킬 주의의 높이는 진료하던 시기의 임상 의료 수준에 맞추되, 진료 여건과 그 의료행위의 특성까지 헤아려 규범으로 정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2005다5867 판결을 들어, 개연성이 받쳐 주지 않는 사정만으로 결과의 무게에서 과실과 인과관계를 끌어내 의사에게 무과실을 입증할 짐을 지울 수는 없다는 선도 함께 적었습니다.
파열 위험이 높았던 동맥류의 모양 이유 3 나 ①
오른쪽 동맥류는 마이크로카테터로 시술해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왼쪽 동맥류는 여러 엽으로 나뉜 딸낭이 붙은 동맥류였습니다. 법원은 이런 다엽 형태일 때 파열 빈도가 높다고 보고되고, 딸낭이 있으면 단순한 모양보다 파열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혈관이 터지는 기전과 대처 이유 3 나 ②
스텐트 보조 코일색전술 중 모혈관이 파열되는 것은 대개 스텐트를 밀어 넣는 유도철선에 의한 손상, 스텐트 원위부의 철선이 혈관 분지를 다치게 하는 경우, 스텐트가 동맥류나 모혈관을 물리적으로 손상하는 경우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때 스텐트를 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먼저 가까운 쪽에서 풍선 등으로 잠시 혈류를 막아 혈압이 높아지지 않게 하면서 출혈이 멈추기를 기다려 봅니다. 그다음 출혈 부위를 코일이나 풍선으로 직접 막을 수 있는지 살피고, 마지막으로 머리를 열어 출혈 부위를 직접 수술하는 방법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예후는 출혈량에 달려, 출혈이 많지 않으면 좋을 수도 있지만 극심하면 나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진료기록감정 이유 3 나 ③ · ④
특히 법원이 기댄 것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진료기록감정이었습니다. 감정은 스텐트가 알맞은 위치에 알맞은 크기로 들어갔으나, 스텐트를 넣을 때 생긴 모혈관 손상으로 인한 뇌출혈 때문에 환자가 사망하게 됐다고 봅니다.
감정이 추측한 파열 원인은 세 가지였습니다. 유도철선이나 원위부 마커의 뾰족한 부분이 혈관을 뚫었을 가능성, 혈관 벽의 동맥경화가 심하거나 반대로 약해진 부분이 스텐트가 펼쳐진 뒤 혈관 지름의 변화를 이기지 못해 분지부가 파열된 경우, 혈관조영술에 보이지 않는 미세혈관 병변의 파열입니다.
이어 모혈관 파열은 스텐트를 넣다 보면 생길 수 있는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알맞게 시술해도 혈관 파열에 따른 출혈은 생길 수 있고 그 위험을 남김없이 없애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료진은 그 문제에 주의를 모아야 하지만, 이 사건 영상자료에서는 문제점이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을 찾을 수 없고 출혈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충분히 했다는 것이 감정의 판단입니다.
이를 받아 법원은 의료진이 통상의 술기에 따라 시술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유도철사가 동맥류 안으로 들어갈 때는 언제나 파열될 가능성이 있고, 끝은 뇌에 있는데 조정은 넓적다리 쪽에서 해 아주 미세하게 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정을 덧붙였습니다.
결론 이유 3 나 · 4
이 사정들을 모아 법원은, 유족의 증거로는 유도철선이나 스텐트를 다루는 과실로 동맥류가 파열됐다고 인정할 수 없고 그 밖의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과실을 전제로 한 청구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치료비와 장례비, 위자료 같은 손해는 과실이 인정되지 않아 셈하지 않았습니다.
- 서울남부지방법원 1심의 판단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판결은 동맥류의 모양과 영상자료를 본 진료기록감정을 차례로 짚으며 과실을 가렸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법원은 알맞게 시술해도 혈관 파열에 따른 출혈은 생길 수 있다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출혈을 잡으려는 노력도 충분했다는 감정 결과도 함께 따랐습니다.
시술 전 설명은 기록으로 확인됐는데, 목적과 과정, 시술 중이나 뒤에 파열과 뇌출혈이 생길 수 있다는 점까지 설명한 사실이 인정됩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왼쪽 동맥류는 여러 엽으로 나뉜 딸낭이 붙은 모양이라, 단순한 동맥류보다 파열 위험도가 높다고 법원은 보았습니다.
반면 기구를 다루는 과정의 과실은 그것을 주장한 유족이 증명할 몫이었고, 법원은 낸 증거로는 거기에 이르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추정 · 증명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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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8. 27. 선고 2017가합111346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