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서울고등법원
- 선고
- 2001. 2. 8.
- 사건
- 99나10211 · 민사
- 결론
- 원고들의 항소 기각
무엇을 다퉜나
뇌손상을 입은 산모와 남편, 딸이 원고로, 수술한 산부인과 의사와 그 병원의 원장에게 배상을 구했습니다.
법원이 증거로 인정한 사실을 차례대로 옮깁니다.
- 산전진찰을 하던 의사는 골반을 재어 보고 아이 머리와 골반이 맞지 않고 골반 모양이 납작해 정상분만이 어렵다고 판단해, 제왕절개를 권했습니다.
- 산모는 진통이 와서 입원했고, 심전도 · 흉부 방사선 검사 뒤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수술 중 자궁 바깥벽에 달걀만 한 근종이 보여, 남편의 승낙을 받고 이를 떼어 냈습니다.
- 다음 날 오후 미열과 허리 · 배 통증이 있어 찜질과 해열진통제를 썼고, 그날 밤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맥박과 혈압도 정상 범위였습니다.
- 수술 이틀 뒤 아침, 산모가 가벼운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맥박이 빨라졌습니다. 의사는 폐색전증이나 흡인성 폐렴을 의심해 같은 병원 내과 과장에게 자문하고, 산소를 주며 흉부 방사선 · 심전도 · 혈액 · 동맥혈가스 검사를 했습니다.
- 내과 과장은 폐색전증으로 진단하고 폐관류 스캔, 산소, 헤파린을 권했습니다. 의사는 두 수술을 받은 직후라 출혈 위험이 있다며 헤파린은 주지 않고, 산소를 계속 주면서 진료의뢰서를 써 대학병원으로 옮겼습니다.
- 옮겨 간 병원에서 폐혈관 조영술과 카테터 색전제거술, 이어 폐동맥 색전제거수술을 했습니다. 산모는 의식을 되찾기 시작했지만, 폐색전증에 따른 저산소증으로 뇌가 손상돼 정신 기능과 운동 능력이 심하게 떨어진 상태가 됐습니다.
청구를 기각한 1심에 원고들이 항소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법원이 적은 폐색전증 이유 1 나
판결은 이 병을 다리나 골반의 깊은 정맥 등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가 폐동맥을 막는 병이라고 적었습니다. 임신하면 혈액응고인자가 늘고 정맥 흐름이 고여 위험이 커지며, 특히 산욕기에 높다고 했습니다.
흔한 증상은 흉통과 호흡곤란이고, 빠른 호흡과 빠른 맥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확진에는 폐관류 스캔과 폐혈관 조영술이 쓸모 있다고 했습니다.
헤파린은 혈전이 자라는 것을 막아 강하게 의심되면 확진을 기다리지 않고 쓰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피가 굳는 것을 막아 출혈을 부를 수 있으니, 출혈이 있었던 환자에게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숨지는 환자가 있고 치료 뒤 예후도 좋지 않은 편이라는 대목도 함께 적었습니다.
마취와 수술 중 출혈 이유 2 가 (1)
원고들은 수술 전부터 호흡곤란이 있었는데 그대로 수술했고, 긴 마취와 두 수술의 출혈로 저산소증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그런 사정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감정 결과로는 마취가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마취 시간과 잃은 피의 양 모두 제왕절개수술에서 보통 보는 범위였으며, 수술 중 맥박도 일정했다고 보았습니다.
숨이 차기 전에 알 수 있었나 이유 2 가 (2)
원고들은 산욕기의 젊은 산모는 폐색전증이 잘 생기고, 수술 다음 날 열과 빈맥이 있었으니 바로 의심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열은 한때 오르다 내렸고 맥박도 분당 100회 이하였으며, 호흡곤란을 처음 호소한 그 아침 전에는 폐색전증을 떠올리게 할 이상 소견이 있었다는 점이 증거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제왕절개를 받은 산욕기 산모라는 사정만 가지고, 다른 이상 소견도 없이 폐색전증을 예상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헤파린을 쓰지 않고 옮긴 판단 판결요지 · 이유 2 가 (3)
원고들은 호흡곤란과 흉통이 온 때 기관지에 관을 넣어 강제로 호흡시키고 헤파린도 서둘러 주는 것이 맞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그때 관을 넣어 호흡시켜야 할 만큼 호흡곤란이 무거웠다는 자료가 없다고 보았고, 헤파린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출혈이라는 점도 들었습니다.
이틀 전 두 수술을 받은 산모의 상태를 헤아려 헤파린은 쓰지 않고, 산소를 주면서 곧장 대학병원으로 옮겨 카테터 색전제거술 같은 다른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받게 한 조치는 잘못이 아니었다는 판단입니다.
자궁근종을 함께 뗄 때의 설명 이유 2 나
원고들은 제왕절개로 이미 피를 많이 흘렸는데 곧이어 근종을 떼면 과다출혈로 저산소증이 올 수 있었으니, 그 위험을 수술 전에 알렸어야 마땅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산모와 남편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두 수술의 출혈량이 과다하지 않았고 저산소증도 과다출혈에서 온 것이 아니라고 이미 보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과다출혈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고 볼 근거가 없었습니다.
결론 이유 2 다 · 3
분만부터 옮겨 가기까지 의사에게 의료상 과실이나 설명의무 위반이 없고, 산모를 치료하려고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아 진료계약상 채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주장 역시 이유 없다고 했습니다. 1심이 정당하다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폐색전증에 헤파린을 쓰는 치료를 낮게 본 판결이 아닙니다. 판결이 적은 의학 지식은 강하게 의심되면 확진 전에도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고, 이 판단은 두 수술 직후 출혈 위험을 헤아린 사건에서 나왔습니다.
- 대법원 판결이 아닌,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의 판단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제왕절개 뒤 폐혈전색전증으로 의료진의 책임을 인정한 광주고등법원 2001나3848 판결과는 법원이 본 대목이 달랐습니다. 그 판결은 회복실에서 증상을 알아채고 원인을 가려 치료로 잇는 대목을, 이 판결은 숨이 차다는 호소 뒤의 자문 · 산소 · 검사 · 전원을 보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법원은 호흡곤란 호소 뒤 의심, 내과 자문, 산소 공급, 검사, 진료의뢰서를 거친 전원의 차례를 하나씩 인정했습니다.
권유받은 헤파린을 쓰지 않은 판단도, 이틀 전 두 수술을 받은 환자의 출혈 위험을 헤아린 것이어서 법원은 탓하지 않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뇌손상이라는 무거운 결과가 남았지만, 마취 · 출혈 · 예견 · 처치 · 설명의 대목마다 따로 심리됐고, 어느 대목에서도 과실은 서지 않았습니다.
설명의무는 실제로 생긴 위험과 이어질 때 다퉈졌습니다. 과다출혈이 없었던 이 사건에서는 그 설명 여부로 결론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을 다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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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고등법원 2001. 2. 8. 선고 99나10211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