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서울동부지방법원
- 선고
- 2013. 12. 10.
- 사건
- 2012가합8909 · 민사
- 결론
- 원고 청구 일부 인용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환자, 피고는 의원을 운영하던 의료법인이었습니다.
- 환자는 오래 당뇨를 앓아 신장과 췌장 이식을 받았고, 그 뒤로 면역억제제를 먹고 있었습니다. 처음 온 날 의사에게 이 병력을 알렸습니다.
- 목과 오른쪽 어깨가 아프고 오른팔이 저려 의원에 왔고, 일자목과 목 디스크 탈출 소견이 나와 사흘 동안 목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 셋째 날 물리치료사가 목 치료를 하면서 양쪽 발등에도 적외선을 쬐었습니다. 환자는 양말을 신은 채 10분쯤 조사기 앞에 있었습니다.
- 이튿날 발등에 물집이 잡혔습니다. 의원은 2도 화상을 확인하고 소독과 드레싱을 이어 갔습니다.
- 오른쪽은 많이 나았지만 왼쪽 발등에 괴사 조직이 보이자, 의원은 그날 진료의뢰서를 써 상급병원으로 옮겼습니다.
- 상급병원에서는 죽은 조직을 잘라 내는 변연절제술과 피부이식을 여러 번 받았습니다. 입원 중 잘 낫지 않는 균(VRE)에 감염돼 격리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마다하고 퇴원했습니다.
- 고열로 다시 입원한 뒤 당뇨병성 말초혈관병증과 당뇨발이 겹쳐 화상 자리 밖 발가락 쪽에도 괴사가 번졌고, 왼발 앞부분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
법원이 본 것
발등에 쬔 적외선 판결요지 · 이유 3 가
처방은 목에 대한 물리치료뿐이었고, 발등에 적외선을 쬐라는 지시는 없었습니다. 겨울이라 서비스로 해 준 것이라는 병원 쪽 말에, 1심은 적외선 치료도 의료행위여서 서비스라 해도 의사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적외선 조사기는 한 곳에 열을 모으는 기기여서, 받는 사람의 피부 감각이 온전해야 지나치게 뜨거울 때 몸을 뺄 수 있습니다. 그래서 1심은 당뇨나 말초신경병증처럼 감각이 무뎌지는 병을 가진 환자는 적외선 치료 대상으로 맞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열 에너지는 조사기와 몸 사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30~60cm 거리가 권장되었습니다. 이 기준은 맨살을 전제로 한 것이라, 양말처럼 피부와 성질이 다른 천 위로 쬐면 뜨거움을 덜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진료기록에 이식 수술과 면역억제제 복용이 적혀 있었는데도 양말을 벗기지 않았고, 쬐는 동안 수시로 살피지도 않았습니다.
1심이 인정한 과실은 둘이었습니다. 물리치료사가 지시 없이 발등에 적외선을 쬔 것, 그리고 쬐는 동안 화상이 나지 않도록 예의 주시하는 예방 조치를 소홀히 한 것입니다. 의원을 운영한 의료법인은 사용자로서 배상 책임을 졌습니다.
화상을 본 뒤의 처치와 전원 이유 3 나
- 의료진은 체표면의 30%에 못 미치는 2도 화상이라 입원 치료 대상은 아니라고 보고, 감염을 막는 소독 · 드레싱을 하며 엿새 동안 경과를 살폈습니다.
- 오른쪽 발등은 그사이 많이 나았고, 왼쪽에 괴사 조직이 나타난 날 바로 상급병원으로 보냈습니다.
1심은 이 처치를 환자 상태와 그 무렵 임상 수준에 맞춘 것으로 보아 합리적 재량의 범위에 넣었습니다(대법원 2004다13045 참조). 치료에도, 옮긴 시점에도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책임의 제한 이유 3 다 · 4 라
1심은 의료법인의 책임을 50%로 정했습니다. 기왕증 몫을 40%, 환자 몫을 10%로 본 결과입니다.
- 면역억제제를 먹고 있어 화상이 더디게 낫고 나빠졌고, 당뇨병성 혈관병증으로 피가 잘 돌지 않아 괴사가 진행됐습니다.
- 격리 치료 권유를 마다하고 퇴원하는 등 치료에 적극 협조하지 않다가 다시 입원했습니다.
- 의원은 화상을 확인한 뒤 알맞게 치료했고, 상처가 나빠진 것은 옮긴 뒤였습니다.
일실수입은 노동능력 상실률에 기왕증 40%를 이미 반영해, 환자 몫 10%만 더 덜었습니다.
항소심이 달리 본 것 · 항소심 이유 3 · 4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역시 물리치료 과정의 과실을 인정했고, 그 과실이 절단으로 이어졌다고 보았습니다. 과실에 이른 길은 조금 달랐습니다.
- 병원 안 처방과 치료 방침대로 한 치료였다는 병원 쪽 말을 그대로 받더라도, 목 · 어깨 통증으로 온 환자의 발등은 적외선을 쬘 자리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고지받은 병력을 놓친 채 쬐었다는 것입니다.
- 2도 화상이 생긴 일에 비추어, 알맞은 열원과 조사 거리를 지키고 경과를 주시하는 조치가 모자랐다고 추정했습니다. 약한 세기로 거리를 두고 쬐었다는 주장은 증거가 없었습니다.
- 당뇨발이 겹친 것도 절단의 한 원인이지만, 근본 원인은 이 화상이라고 보았습니다.
- 화상 뒤 처치와 옮긴 시점을 문제 삼지 않은 결론은 1심과 같았습니다. 두 진료기록 감정 모두 통상의 화상 치료와 다르지 않았고 비교적 일찍 옮겼다는 의견이었습니다.
- 책임은 60%로 다시 정했습니다. 이 비율을 기왕증이 반영된 손해 전체에 곱해, 배상액은 1심보다 줄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이 1심 판결 일부를 취소해 책임 비율과 배상액을 다시 정했습니다(2014나2001308). 이 글은 1심 판결의 이유를 풀고, 항소심이 달리 본 대목을 함께 적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에서 과실을 가른 것은 기기의 세기보다, 받는 사람이 그 기기에 맞는 대상이었는지였습니다.
의료인이라면
화상을 본 뒤 기본 화상 치료를 하며 지켜보다 괴사가 보인 날 옮긴 처치는, 1심과 항소심 모두 재량 안이라고 보았습니다.
면역억제제 · 당뇨발 같은 기왕증과 격리 치료를 마다한 퇴원이 책임 비율을 낮췄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첫 진료 때 알린 이식 수술과 면역억제제 복용이 진료기록에 남아, 치료 대상을 잘못 고른 과실을 세우는 바탕이 됐습니다.
권유받은 격리 치료를 마다하고 퇴원한 일은 배상 몫을 줄이는 쪽으로 반영됐습니다.
이 판결을 다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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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동부지방법원 2013. 12. 10. 선고 2012가합890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