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00. 9. 8.
- 사건
- 99다48245 · 민사
- 결론
- 상고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소송은 숨진 사람의 아내와 자녀, 부모가 시설 주인, 병원 운영자, 외과의사 셋을 상대로 냈습니다.
- 땅에 고정하는 장치가 없는 이동식 축구골대가 넘어지면서, 가로대가 윗배를 친 사고입니다.
- 엑스선에서 장이 터졌을 때 보이는 공기가, 복부 단층촬영에서 비장 손상과 배 속 출혈 가능성이 나왔습니다. 외과의사가 의심한 것도 비장 손상입니다.
-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을 동료에게 전해 들은 아내가 집 가까운 곳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고, 외과의사는 보호자가 원하면 옮겨도 된다고 했습니다.
- 외과의사는 수혈과 수액을 지시하고, 차로 한 시간쯤 걸리는 외과의원으로 구급차 이송을 하게 했습니다.
- 환자는 가는 동안 숨졌고, 짐작된 사인은 장파열과 복강 안 출혈에 따른 허혈성 쇼크입니다.
원심은 세 피고 모두에게 책임을 물으면서, 숨진 사람 쪽 과실을 들어 책임을 줄였습니다. 피고들과 유족이 모두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치료 중 커진 손해와 처음 사고 판결요지 [1] · 이유 3
사고로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치료 중 의료사고까지 겹쳐 상태가 더 나빠졌다면, 늘어난 손해 역시 처음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다만 예외는 치료한 의사의 잘못이 중대했다는 식의 특별한 경우뿐이고, 그 예외를 입증할 책임은 처음 사고를 일으킨 쪽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 외과의사의 과실은 인정되지만 중대한 과실을 인정할 증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설 주인도 사망까지 이어진 손해를 함께 지게 됐습니다.
옮기기로 한 결정 판결요지 [3] · 이유 4
원심이 보기에 외과의사는 의식이 있던 환자, 함께 온 동료, 전화가 닿던 아내 가운데 누구에게든 일찍 수술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리고, 동의를 받아 곧장 개복술에 들어갔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설명 없이, 사정을 모른 아내의 바람만으로 사고 두 시간 뒤 먼 의원으로 옮기게 한 것을 과실로 본 원심을 대법원은 수긍했습니다.
숨진 원인을 미루어 본 근거 판결요지 [2] · [3] · 이유 5
치료 중 환자가 세상을 떠난 경우, 유족이 보통 사람 눈에도 잘못으로 보이는 의료 행위를 입증하고 진료 전 몸에 그만한 결함이 없었다는 식으로 다른 원인의 여지를 지우면, 사망과의 인과는 일단 이어진 것으로 봅니다.
이를 끊으려면 진료한 쪽이 원인이 따로 있었음을 밝혀야 합니다.
원심이 든 사정은 이랬습니다.
- 그 수술은 집도의 한 명과 보조 한 명이 전신마취로 할 수 있어, 준비가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 비장만 다쳤을 때 수술 사망률은 낮다.
- 수술 준비를 지시한 때부터 숨진 때까지 두 시간쯤 흘렀다.
사망의 다른 원인도, 곧바로 수술했더라도 결과가 같았으리라는 입증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술 지연이 죽음을 불렀다고 본 원심의 추론에 대법원은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진료를 거부했다는 주장 이유 7
또 유족은 진료 거부도 다퉜습니다. 환자가 간호조무사에게 아프다며 여기서 수술하지 않고 어디로 데려가느냐고 한 말은 정해진 이송에 따르며 서운함을 드러낸 것이지, 이곳에서 수술해 달라고 요구한 말로 읽기는 어렵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여럿이 함께 낸 손해와 피해자 과실 판결요지 [4] · 이유 8
공동불법행위 책임은 여럿이 함께 낸 손해를 묻는 것이어서, 피해자 과실도 한 사람씩 따로 매기지 않고 전원에 대해 하나로 본다고 했습니다. 시설 주인과 외과의사의 과실이 같지 않아도, 원심이 숨진 사람 쪽 과실을 한꺼번에 따진 것은 옳다는 판단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숨진 사람 쪽 과실의 크기는 사실심이 정할 일이라며, 대법원은 원심이 정한 책임 제한 비율을 그대로 두었을 뿐 새로 매기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이 의사의 과실을 찾은 자리는 수술 솜씨가 아니라 옮기기로 한 결정과 그 앞의 설명입니다. 보호자가 원했다는 사정도, 그 보호자가 위급함을 알고 고른 것이 아니라면 의사의 책임을 덜지 못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외과의사가 비장 손상을 완전히 놓친 것은 아니라는 원심 사실인정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또 중대한 과실이 아니었다는 판단에 따라, 처음 사고를 낸 쪽도 사망 손해까지 함께 지는 구조가 됐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뒤 생긴 결과라도, 법원은 옮기기 전 설명이 충분했는지를 과실을 가늠하는 한가운데에 놓았습니다.
처음 사고를 낸 쪽은 치료 중 커진 손해까지 책임질 수 있고, 벗어나려면 그쪽이 특별한 사정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추정 · 증명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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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4824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