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1996. 1. 26.
- 사건
- 95도2012 · 형사
- 결론
- 파기환송(피고인 상고 · 의사 쪽이 이김). 산부인과 의원을 경영하는 의사가 분만을 유도해 태어난 신생아가 다른 종합병원에서 치료받다 기흉 및 유리질막증, 뇌출혈 등으로 숨진 사건에서, 원심은 분만 과정과 출산 뒤 대처 두 곳에 과실이 있다며 업무상과실치사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분만 과정의 과실로 기흉이 생겨 숨졌다거나 출산 뒤 적절한 진료를 하지 않은 과실 때문에 숨졌다고 단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무엇을 다퉜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원을 경영하는 의사인 피고인이 1991년 7월 24일 출산 진통으로 내원한 산모의 분만을 오후 6시경부터 유도해서 여아가 태어난 것은 오후 7시 30분경입니다. 신생아가 육안으로 이상이 없어 보이자 피고인은 오후 8시경 간호조무사에게 병원을 맡기고 약속된 회식 자리로 나갔고, 간호조무사도 오후 10시경 피고인의 연락을 받고 회식 자리로 갔습니다.
오후 11시 30분경 돌아온 간호조무사는 약 10분 뒤 신생아에게 호흡곤란과 청색증이 보이자, 회식 뒤 집으로 간 피고인에게 전화로 알렸고, 피고인은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기라고 지시했습니다. 간호조무사는 응급조치 없이 택시로 신생아를 옮겼지만 그 병원이 응급실이 찼다며 입원을 거부해, 신생아가 다른 종합병원에 입원한 것은 다음 날 새벽 1시 50분경입니다. 신생아는 그곳에서 산소 공급과 양수 제거 등의 응급조치와 진료를 받다가 7월 27일 새벽 기흉 및 유리질막증, 뇌출혈 등으로 숨졌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출산 뒤 상당 기간 신생아의 이상 유무를 살피지 않고 외출했고, 연락을 받은 뒤에도 적절한 응급조치나 지시 없이 후송시켜 진료시기를 놓치게 한 과실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 분만 과정에서 신생아가 상당한 양수를 흡입해 기흉이 생기고 유리질막증과 뇌출혈로 이어져 숨졌다며 1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는데, 피고인이 이에 불복해 상고한 사건입니다.
법원이 본 것
분만 과정의 과실과 기흉의 원인 판결요지 · 이유 2 가
원심 판단의 출발점은 분만 중 양수 과다 흡입이 기흉을 불렀다는 것이었는데, 대법원은 기록의 증거가 이를 받치는지 의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신생아를 치료한 소아과 의사는 양수 흡입이 기흉의 원인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술했지만, 사망진단서에는 기흉과 유리질막증이 「의증」으로만 적혀 있었고 그 발생 원인은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다른 소아과 교수의 증언은 기흉의 원인을 여러 갈래로 들면서 이 신생아의 기흉이 어떤 원인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고, 태변 착색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입니다. 산모는 신생아가 출산 뒤 기운차게 울었다고 증언했고, 한 산부인과 의사는 양수를 과다 흡입해 호흡곤란이 올 정도라면 분만 직후 잘 울 수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대한의학협회의 감정 회신도 선천적 이상과 양수 또는 태변 흡입 가능성이 모두 있고, X레이 필름에서 양수흡입증후군이나 유리질막증 소견은 뚜렷하지 않다는 내용입니다.
대법원은 신생아에게 기흉이 있었고 그것이 사망의 한 원인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부검이 없어 기흉의 원인이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이 사건에서 기흉이 분만 과정의 양수 과다 흡입으로 생겼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경산부인 산모가 난산을 거쳤다는 증거도 없고, 유리질막증은 원래 의사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선천성 질환이라는 점도 함께 들었습니다.
출산 뒤 대처와 사망 판결요지 · 이유 2 나
대법원이 먼저 세운 기준은, 분만을 맡은 산부인과 의사라면 신생아를 소아과 의사에게 맡기거나 그럴 여건이 아니면 출산 뒤 약 12시간에서 24시간 동안 수시로 이상 유무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피고인이 회식 자리로 나가고 간호조무사까지 나오게 해 산모 혼자 신생아를 돌보게 한 것은 산부인과 의사로서 적절한 대처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간호조무사가 오후 10시경 나갈 때까지는 신생아에게 특별한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오후 9시경 산모의 호소를 방치하고 나갔다는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후송 지시에 대해서도 의원에 호흡곤란이나 청색증에 대비한 시설이 있었는지, 택시로 10분 정도 거리에 소아과 전문의가 있는 종합병원으로 옮기는 편이 적절했는지를 자세히 검토하지 않고 잘못이라 단정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입원이 늦어진 것이 그 병원의 입원 거절 때문이라면, 진료가 늦어진 책임을 전적으로 피고인 쪽에만 돌릴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종합병원에 입원한 당일의 진료기록에는 반사와 울음 등 신경학적 검사소견이 양호하다고 적혀 있었고, 신생아는 그 뒤 48시간가량 치료받다가 숨졌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점과 기흉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점을 들어, 설령 후송 사이에 피고인의 잘못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신생아의 상태를 치명적으로 악화시켰다고 보기는 어렵고 출산 뒤 대처 잘못으로 숨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채증법칙과 인과관계 판시사항 · 이유 3 · 4
이에 대법원은 두 과실 모두 사망의 원인이라고 단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한데도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한 원심에, 채증법칙 위반과 심리 미진, 인과관계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원심판결을 파기해 서울지방법원 합의부로 돌려보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이 다룬 것은 피고인이 든 상고이유, 곧 원심의 사실 인정과 인과관계 판단입니다.
- 같은 일을 민사 재판에서 어떻게 볼지는 이 형사 판결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출산 뒤 대처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와, 그 대처 때문에 신생아가 숨졌다는 증명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분만을 둘러싼 다른 형사 판결은 침투태반 출혈과 혈액 준비 의무 해설과 제왕절개 뒤 산후출혈 업무상과실치사 해설에서 이어 읽으시면 됩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분만을 맡은 산부인과 의사가 신생아를 소아과 의사에게 맡기거나, 그럴 여건이 아니면 출산 뒤 약 12시간에서 24시간 동안 수시로 이상 유무를 살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후송이 적절했는지는 의원의 시설과 기자재, 가까운 종합병원의 거리와 진료 여건을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원심에 지적한 대목입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사망진단서와 진료기록, 감정 회신, 의사들의 증언을 하나씩 대 보며 기흉의 원인을 따졌고, 부검이 없어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결론의 앞에 두었습니다.
대법원은 산모의 호소를 방치했다는 원심 판단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출산 뒤 의사와 간호조무사가 모두 자리를 비운 것은 적절한 대처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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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01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