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수술 전 승낙은 유효할까, 자궁근종으로 알고 들어낸 자궁이 실제는 자궁외 임신이었다면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수술 전에 받은 승낙이 언제 수술을 정당하게 만드는가, 이 판결에서 먼저 보실 대목은 그 물음입니다. 복부에 혹이 만져지고 하혈하던 환자를 산부인과 수련의가 자궁근종으로 보고 자궁을 들어냈지만, 실제 병은 자궁외 임신이었습니다. 수술 전에 환자의 승낙을 받았는데도, 업무상과실치상 유죄 판결은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된 사건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3. 7. 27.
사건
92도2345 · 형사
결론
상고기각(피고인 상고 · 유죄 유지)

무엇을 다퉜나

원심이 1심 유죄를 유지하자 피고인이 상고했는데, 증거 판단과 심리가 잘못됐다는 주장 말고도 두 가지를 더 내세웠습니다.

  • 자궁적출술 전에 환자에게 승낙을 받았으니 수술은 위법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 환자는 난소를 제거해 이미 임신할 수 없었으니, 자궁 적출은 상해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배경부터 짚으면, 의사는 산부인과 전문의 수련 2년차로, 다른 병원에 파견 근무를 나가 있었습니다. 진찰 때 자궁외 임신일 가능성도 생각했지만, 환자가 오랫동안 임신한 적이 없고 앞서 들른 병원 소견이 자궁근종이나 자궁체부암이어서 그 가능성을 가를 검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본 것

수술 전 확인과 배를 연 뒤의 검토 이유

먼저 원심은 이 의사가 진료 경험과 산부인과 지식이 비교적 부족한 상태였으니 전문의 지도나 자문을 받고, 필요한 검사를 면밀히 해 병명을 확인한 다음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고 보았고 대법원도 수긍했습니다.

같은 주의의무는 배를 연 뒤에도 이어져, 진단이 맞는지 다른 병은 아닌지 살펴 필요한 범위에서만 수술하도록 요구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의사는 특수호르몬검사 · 초음파검사 · 복강경검사 · 소변임신반응검사를 하지 않았고, 수술 단계에서도 냉동절편 조직검사 없이 자궁근종으로 단정했습니다. 결국 자궁적출술이 꼭 필요하지 않은 환자의 자궁을 들어낸 사실을, 대법원은 원심과 함께 인정했습니다.

진단이 비켜 간 설명, 그 위의 승낙 판시사항 가 · 판결요지 가 · 이유

잘못된 진단 탓에 자궁외 임신에 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자궁적출술이 불가피하다는 말만 들은 환자의 승낙은, 수술을 위법하지 않게 만들 만한 승낙이 못 된다는 것이 대법원 결론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의학 지식이 없는 환자에게 수술의 불가피성만 강조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또 진단상 과오가 없었다면 당연히 설명받았을 내용이 빠졌다는 점도 함께 본 것입니다.

이미 임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들어낸 자궁 판시사항 나 · 판결요지 나 · 이유

다음으로 난소 제거로 임신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사유만으로 자궁을 들어낸 일이 몸의 완전성을 해치지 않은 일이 되지는 않는다며 대법원은 상고이유의 이 대목도 배척했습니다.

생활기능에 장애가 없다거나 건강상태를 나쁘게 바꾸지 않았다고 할 수도 없어서, 대법원은 이를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상해로 본 것입니다.

한편 대법원은 사고가 일어난 까닭과 경위, 피해 결과를 놓고 이 수술을 사회상규가 허용하는 정당행위로도 보지 않았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함께 수술한 일반외과 전문의에게 책임이 있는지는 이 상고심의 심리 대상 밖이었습니다.
  • 또 대법원이 든 검사들은 이 환자에게 하나도 하지 않은 것들일 뿐, 모든 수술 전에 다 해야 할 목록으로 정한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결국 이 사건에서 설명의 흠은 말하는 방식에 앞서 진단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래서 오진 위에서 한 설명에는 빠진 내용이 생겼고, 그 설명으로 받은 승낙은 수술을 정당화하지 못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의사가 진찰 때 자궁외 임신 가능성을 떠올렸고 앞 병원 소견도 자궁근종 쪽이었다는 사정이 원심 인정 사실에 함께 들어 있습니다.

또 대법원은 수련 2년차였던 이 의사의 경험이 비교적 부족했다는 사정을, 지도나 자문을 구해야 할 까닭으로 읽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수술 전에 승낙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 책임이 가려지지는 않았고, 그 승낙 앞에 어떤 설명이 있었는지가 따져졌습니다.

그리고 이미 임신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사정도 자궁 적출을 상해가 아니라고 볼 사유가 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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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93. 7. 27. 선고 92도234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