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추정 · 증명

척추결핵 수술 직후 하반신 완전마비, 병원이 받지 못한 치료비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척추결핵으로 다리에 감각 이상이 조금 있던 환자가 척추전방유합술을 받은 사건입니다. 수술 직후부터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됐고, 두 번 더 수술했지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집도 과정의 잘못을 추정한 원심 판단은 상고심에서도 유지됐습니다. 그러니 원인을 어떻게 좁혀 추정했는지, 그 뒤 치료비를 병원이 받을 수 있는지가 이 판결에서 먼저 보실 대목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3. 7. 27.
사건
92다15031 · 민사
결론
상고기각(병원 쪽 상고 · 환자 쪽 승소 유지)

무엇을 다퉜나

병원을 운영한 학교법인은 집도의의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라는 원심 판결을 받자, 사실 인정과 일실이익, 치료비 상계를 모두 다투며 상고했습니다.

  • 원심의 사실 인정이 증거와 맞지 않고, 과실 ·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도 틀렸다는 주장.
  • 또 환자가 종전 직장에서 종전처럼 수입을 얻고 있는데, 일실이익을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점.
  • 수술비 · 치료비 채권으로 배상금과 맞비기자는 주장을 원심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주장.

법원이 본 것

원심이 인정한 수술 전후 판시사항 가 · 이유 제1점 (1)

먼저 수술 당시 마비는 초기였고, 약으로도 어느 정도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더 빠르고 완전하게 고치려고 널리 알려진 이 수술을 고른 것이었습니다.

이 수술에서 하반신마비가 오는 길은 크게 신경 손상과 허혈입니다. 그 가운데 급작스런 완전마비를 부르는 것은 집도의가 신경을 끊거나 기구로 세게 누른 경우와 허혈뿐인데, 이 수술로 허혈이 생겼다는 학계 보고는 없었다는 것이 원심의 인정입니다.

또한 원심은 집도의가 수술 전 단순 엑스선 촬영만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수술 뒤에는 결과를 지켜보지 않고 몇 시간 자리를 비워서 마비에 빨리 대응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원심 인정에 들었습니다.

완전마비의 원인을 좁혀 가면 판결요지 가 · 이유 제1점 (2)

마비가 수술 바로 뒤에 왔고 그 틈에 들어설 다른 원인이 보이지 않으며, 허혈은 이 수술에서 보고된 적이 없고 다른 신경 손상 갈래로는 이토록 갑작스런 완전마비가 생기지 않으니, 남는 설명은 집도 중 신경을 끊거나 세게 누른 잘못뿐이라는 원심의 추론을 대법원이 옳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수술 준비나 결과로 보아 다소 소홀한 면이 있지 않았나 짐작케 하는 사정도 들었습니다.

같은 직장, 같은 월급이어도 판결요지 나

잃은 노동능력의 비율로 일실이익을 셈한다면, 후유증을 안고도 같은 직장에서 같은 돈을 받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달리 사정이 없으면 손해가 없다고 단정하지 못합니다. 또 그 보수는 사고와 이어진 이익이 아니어서, 배상액에서 빼지도 않습니다.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가 판시사항 다 · 판결요지 다 · 이유 제3점

대법원은 먼저 진료채무를 수단채무로 놓았습니다. 즉 병을 꼭 낫게 할 의무가 아니라 그때 의학수준에서 알맞은 진료를 다할 의무라서, 할 바를 다했다면 낫지 않아도 병원은 치료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이 사건은 그 반대 경우입니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로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탓에 신체기능이 회복하지 못할 만큼 손상됐고, 그 뒤 진료는 후유증을 달래고 악화를 막는 데 머물렀습니다. 이런 진료는 손해를 메우는 일일 뿐이라서, 병원이 수술비 · 치료비를 받을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둘째 상고이유(일실이익)는 노동능력상실률을 바르게 정했다는 전제 위에서 판단됐고, 원심이 정한 그 비율 자체는 다시 따져지지 않았습니다.
  • 또한 원심이 인정한 배상액과 책임의 범위는, 이 판결에 옮겨져 있지 않은 대목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대법원은 마비가 올 수 있는 길을 하나씩 지워 가는 원심의 추론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때 의학 보고가 없다는 사정과 증상이 나타난 시점이, 그 추론의 두 기둥이라는 점을 보시면 됩니다.

의료인이라면

원심은 이 수술이 적당한 시설과 숙련된 의사가 있으면 큰 위험 없이 할 수 있다는 의학적 사실도 함께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추정은 그 위에서 섰습니다.

한편 수술 전 어떤 영상을 찍었는지, 수술 뒤 누가 지켜봤는지가 원심 인정 사실에 들어간 것입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가 원인을 좁히는 데 쓰였는데, 수술 직후라는 시점이 추정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과실로 생긴 손상을 다스린 치료라면, 병원이 그 치료비로 배상금과 맞비기자는 병원 주장을 대법원도 물리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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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93. 7. 27. 선고 92다15031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