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난산 징후에도 의사의 진찰을 받게 하지 않고 분만을 이어 간 조산원, 대법원은 분만 중 질식사한 태아도 형법의 사람이라며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분만 중인 태아를 언제부터 형법의 사람으로 보는지, 그 시점을 정한 판결입니다. 1심은 조산원이 난산 징후에도 전문의사의 진찰을 받게 하지 않고 분만을 이어 가 태아가 질식해 숨졌다고 인정했고, 대법원은 분만이 시작된 태아도 형법의 사람이라며 업무상과실치사죄를 물은 청주지방법원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82. 10. 12.
사건
81도2621 · 형사
결론
상고기각(피고인 상고 · 유죄 유지 · 의료인 쪽 패)

무엇을 다퉜나

피고인은 조산원(지금 의료법의 조산사)으로서 산모의 해산을 돕고 있었고, 아래는 원심이 지지한 1심 범죄사실의 줄거리입니다.

  • 산모의 골반은 태아에 비해 좁았고, 진통이 극심했으며 양수가 터지고 대변이 나오는 등 정상분만이 어려운 난산이었습니다.
  • 하지만 피고인은 정상분만할 수 있으리라 가볍게 믿고, 산모가 전문의사의 지시나 진찰을 받게 하지 않았습니다.
  • 그 대신 한 일은 수십 차례 산모의 배를 훑어 내리고 자궁수축제를 10여 차례 주사한 것입니다. 결국 분만 중인 태아는 질식해 숨졌고, 산모는 패혈증에 걸렸습니다.

원심이 1심 유죄를 그대로 두자 조산원인 피고인은 상고해, 범죄사실 인정과 인과관계를 문제 삼고 분만 중인 태아가 업무상과실치사죄의 객체가 되는지도 다퉜습니다.

법원이 본 것

범죄사실과 인과관계 이유 1

우선 대법원은 기록을 살펴 1심이 적은 범죄사실을 받아들일 만하다고 했고, 증거 판단이 어긋났다거나 인과관계를 잘못 짚었다는 조산원 쪽 상고이유는 물리쳤습니다.

분만 중인 태아는 사람인가 판시사항 · 판결요지 · 이유 2

이때 대법원은 먼저, 태아가 어느 때 사람이 되는지를 두고 출산 과정에 따라 여러 견해가 있다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대법원은 사람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지키는 형법의 해석으로는, 진통이 규칙적으로 오면서 태아가 태반에서 떨어지기 시작한 때, 곧 분만이 시작된 때부터 태아를 사람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근거로는 그때 영아살해를 정한 형법 제251조를 들었습니다(2023년 개정으로 삭제돼 2024년 2월 9일부터는 없는 조문입니다). 이 조문이 분만 중의 태아도 살인죄의 객체로 삼고 있었던 만큼, 같은 시기를 사람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조산원이 분만 중인 태아를 질식사에 이르게 했다면 업무상과실치사죄가 된다는 것이고, 같은 결론을 낸 청주지방법원 항소심이 옳았다고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산모가 패혈증에 걸린 업무상과실치상 부분은 1심 범죄사실을 수긍하는 데 그쳤고, 대법원이 따로 이유를 들지는 않았습니다.
  • 또 같은 일을 민사 재판에서 어떻게 볼지는, 이 형사 판결이 다룬 범위 밖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의 무게는 언제부터 태아를 사람으로 보느냐에 실렸습니다. 즉 대법원은 규칙적인 진통이 오며 분만이 시작된 때를 그 시점으로 잡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골반이 좁고 진통이 극심한 난산 징후에도 정상분만을 믿고 전문의사의 지시나 진찰을 받게 하지 않은 조산원의 업무상과실을, 1심 범죄사실대로 수긍했습니다.

또 판결은 진통이 규칙적으로 오고 태아가 태반에서 떨어지기 시작한 뒤의 태아를 형법상 사람으로 보아, 그 질식사를 업무상과실치사로 다스렸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분만이 시작됐는지를 가르는 기준을, 규칙적인 진통과 태아가 태반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는지에 두었습니다.

한편 이 판결에서 조산원의 처치와 태아 질식사 · 산모 패혈증 사이의 인과관계는 1심 범죄사실 그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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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82. 10. 12. 선고 81도2621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