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추정 · 증명

과실 추정의 한계, 영아 기관흡인 뒤 사망과 튜브 발관 증명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어린 환자가 처치 직후 숨졌을 때, 법원이 병원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어디까지 추정할 수 있는지를 짚은 판결입니다. 급성 세기관지염으로 입원한 생후 37일 영아에게 병동 간호사가 가래를 빼는 기관흡인을 했고, 직후 산소포화도가 떨어진 뒤 아이는 그날 밤 숨졌습니다. 원심은 삽관된 튜브가 빠져 산소가 들어가지 못했다며 병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튜브 발관과 그 과실, 사망까지의 인과관계가 하나씩 증명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23. 10. 12.
사건
2021다213316 · 민사
결론
원심판결 파기 · 광주고등법원 환송(병원 운영 학교법인 상고 · 의료인 쪽 승). 급성 세기관지염으로 입원한 생후 37일 영아가 병동 간호사의 기관흡인 직후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숨진 사건. 원심은 튜브가 빠졌거나 제때 다시 삽관하지 못한 과실로 사망했다며 병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튜브 발관 · 주의의무 위반 · 인과관계가 증명되었는지 심리 없이 과실을 단정했다고 보았습니다.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숨진 영아의 가족이고, 피고는 그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입니다. 기관흡인을 한 병동 간호사는 이 소송의 피고보조참가인입니다.

아이는 기침으로 응급실에 왔다가 급성 세기관지염 진단을 받고 돌아갔으나, 다음 날 호흡곤란과 청색증으로 다시 왔습니다. 이후 심장마사지와 기관 내 삽관을 받은 아이는 회복과 악화를 되풀이했고, 사망 당일 오전의 재삽관도 그 사이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날 저녁 간호사가 가래 끓는 소리를 듣고 기관흡인을 하자, 아이의 산소포화도는 95% 이상에서 64%로 떨어졌고, 이에 의료진이 앰부배깅 · 재삽관 · 심폐소생술을 하고 기흉이 보이자 기흉천자도 했지만, 아이는 약 한 시간 뒤 숨졌습니다.

의료진이 충분한 깊이로 삽관하지 못하고 위치 표시도 잘 유지하지 못했으며, 흡인이나 산소공급 과정에서 튜브를 빠지게 하거나 빠진 튜브를 제때 다시 넣지 못한 과실이 있다는 것이 원심의 판단입니다. 그 결과 원심은 아이가 저산소증으로 숨졌다며 병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고, 학교법인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의료수준은 규범적으로 판시사항 [1] · 이유 3 가 첫 단락

대법원은 의사의 주의의무를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는 의료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수준은 진료환경과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고려해 규범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추정은 되지만 막연하게는 안 된다 판시사항 [2] · 판결요지 [2]

대법원은 의료상 과실 외에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해 과실을 추정할 수는 있지만,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으로 막연히 중한 결과에서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해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진 원인 이유 3 나 1)

대법원이 함께 놓고 본 것은 부검감정서와 여러 감정 결과입니다. 그 가운데 중재원 감정은 흡인 전부터 진행된 폐의 기종성 변화와 공기집이 흡인이라는 통상적 자극으로 터져 기흉이 생겼을 가능성을 사망 원인으로 들었고, 다른 감정은 기도폐쇄나 기도수축을 원인으로 보았습니다. 이런 사정에 비추어 대법원은 튜브가 빠졌더라도 그것이 산소포화도 저하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기흉이 원인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흡인 전 상태와 영아 삽관의 특성 이유 3 나 2) 3)

대법원은 아이가 입원 뒤 안정과 불안정을 되풀이했으므로, 산소농도를 줄이고 산소포화도가 유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 생후 37일 영아는 튜브에 고정장치가 없어 반창고로만 고정할 수밖에 없으므로 주의를 다해도 발관을 완벽히 막기 어려울 수 있고, 기도가 짧아 튜브 길이를 정확히 맞추기도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영아에게 기관흡인을 할 때 튜브를 잘 고정하고 붙잡은 채 들어간 길이를 수시로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의료진은 그날 오전 삽관 뒤 영상으로 위치를 확인했고, 흡인 전까지 기계호흡이 별 문제 없이 유지되었으므로, 대법원은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했습니다.

위 속 공기와 재삽관 이유 3 나 4)

흡인 뒤 영상에서 위 속 공기가 보이기는 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마스크로 앰부배깅을 하면 공기 일부가 위로 들어갈 수 있고, 흡인 전후 복부 가스 차이도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그 영상을 튜브가 식도로 들어간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튜브를 빼고 다시 넣은 과정을 보면 재삽관이 지나치게 늦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증명되어야 할 것들 이유 3 다 · 4

대법원은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튜브가 빠졌다는 사정, 그 발관이 주의의무 위반으로 생겼다는 사정, 발관과 산소포화도 저하 사이의 인과관계, 신속히 재삽관하지 못한 과실로 상태가 나빠졌다는 사정, 그 과정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 부분을 심리하지 않고 과실을 단정했으므로, 대법원은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깨어 사건을 돌려보낸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은 기관흡인 때 실제로 튜브가 빠졌는지, 아이의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정하지 않았고, 그 증명 여부를 다시 심리하라고 원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정리하면 이 판결은 결과가 나쁘다는 사정만으로 과실과 인과관계를 한꺼번에 추정하지 말고, 원인과 과실, 인과관계를 단계마다 증명된 사실 위에 세우라고 요구합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영아의 삽관 튜브는 반창고로만 고정할 수밖에 없어 주의를 다해도 발관을 완벽히 막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면서도, 기관흡인 때 튜브를 붙잡고 길이를 수시로 확인할 주의의무는 있다고 했습니다.

대법원은 삽관 뒤 영상으로 위치를 확인한 기록과 흡인 전까지 기계호흡이 유지된 경과를,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판단의 바탕으로 삼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과실 추정이 가능하다는 법리 자체는 유지했고, 다만 그 추정이 개연성 있는 간접사실 위에 서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부검감정서와 여러 감정 결과를 나란히 놓으면서 다른 원인의 가능성을 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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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1다213316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