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설명과 수술 선택의 재량, 간경변증 노인의 화상 수술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형사 재판에서는 설명이 빠졌다는 것만으로 과실치사가 서지 않는다는 점을 이 판결이 분명히 해 둡니다. 간경변증이 있던 고령의 화상 환자가 피부이식 수술 뒤 신부전으로 숨진 사건으로, 원심은 설명과 수술 결정 두 가지에서 과실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두 쪽 모두 유죄의 증명이 모자란다고 보아, 사건을 원심 합의부로 돌려보낸 것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5. 6. 24.
사건
2014도11315 · 형사
결론
원심판결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피고인은 그 환자를 수술한 의사로, 혐의는 업무상과실치사였습니다. 수술은 화상 부위의 죽은 조직을 걷어 내는 가피절제술과 피부이식수술입니다.

이 가운데 원심이 유죄로 본 과실은 두 갈래입니다.

  • 설명: 출혈 · 혈액량 감소로 신부전이 와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수술 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 수술 결정: 수술 때의 출혈 위험과 수술하지 않을 때의 감염 가능성을 견주는 등 수술이 꼭 필요한지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다.

둘째 과실의 근거로 원심은, 상처가 수술이 필요할 만큼 나빠졌다고 보기 어렵고 간기능 · 신장 기능 · 혈소판 수치로 보아 출혈 위험이 높았다고 했습니다.

또 12일 전 혈액응고 검사가 정상치를 벗어났는데 다시 검사하지 않았고, 환자를 보던 다른 의사에게 묻지 않았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이에 상고한 것은 피고인입니다.

법원이 본 것

설명의 빈자리와 사망을 잇는 고리 판시사항 [1] · 이유 1 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의료행위 뒤에 환자가 다치거나 숨졌더라도, 업무상 과실의 형사책임을 지우려면 상해 · 사망이 그 설명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로 이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이 맨 앞에 둔 법리입니다(2010도10104 등 참조).

이 사건의 설명 이유 1 다

남편은 화상 전에 다른 의사로부터, 간경변증 때문에 어떤 수술이든 받으면 사망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피고인의 거듭된 수술 권유에도 계속 거부한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두 사람이 피고인의 설명 여부와 관계없이 이 수술의 위험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았습니다. 공소사실대로 설명했더라도 수술을 거부했을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상당인과관계도 합리적 의심을 넘어 증명됐다고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진료방법을 고를 폭넓은 재량 판시사항 [2] · 이유 2 가

과실은 결과를 예견 · 회피할 수 있었는데 못 한 점이 있어야 서고, 같은 업무를 하는 일반적인 의사의 주의를 표준으로 잽니다.

게다가 의사가 고를 수 있는 진료방법의 폭도 넓습니다.

환자 상황과 당시 의료수준, 자기 지식 ·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하다고 본 방법을 택했다면, 선택과정에 합리성이 결여됐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상 결과만 보고 그 방법을 과실이라 부를 수 없다고 했습니다(2008도3090 등 참조).

이 사건의 수술 결정 이유 2 다

비수술 대신 수술을 택한 것이 과실이 되려면 선택과정에 합리성이 없었어야 하는데, 대법원이 본 것은 그 증명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 수술 이틀 전 피고인이 쓴 경과기록지에는 「상처악화(환자상태)」, 「상처감염 → 패혈증 → 사망」 등이 적혀 있었고, 상처가 나빠지지 않았는데 나빠졌다고 잘못 보았다는 객관적 증거는 없었습니다.
  • 원심이 근거로 삼은 감정 증언과 감정서에 따르더라도, 환자는 당시 객관적으로 수술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12일 전 검사 뒤 같은 검사가 꼭 필요했다거나 다른 의사에게 물어야 했다고까지 단정할 근거도 부족하다는 판단입니다.
  • 혈소판 수치로 출혈경향이 높다는 증언은, 증인 스스로 객관적 자료가 아니라 주관적 판단에 근거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신장 기능이 나빴다는 증언은 나중에 번복되었습니다.

결국 대법원의 판단은, 두 과실을 들어 유죄로 본 원심에 설명의무 위반의 인과관계와 진료방법 선택 재량권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나머지 상고이유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했고, 사건은 대전지방법원 합의부로 돌아갔습니다.
  • 이 판결은 형사 책임만 다뤘으므로, 같은 일의 민사 배상 문제는 판결 밖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정리하면, 설명이 빠졌다는 것과 그 때문에 결과가 났다는 것은 이 판결에서 각각 증명할 거리였습니다. 수술을 택한 판단도 결과가 아니라, 그때 무엇을 보고 골랐는지로 잰 것입니다.

의료인이라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본 까닭을 적어 둔 경과기록지가, 선택과정의 합리성을 볼 때 기준이 됐습니다.

비수술 대신 수술을 택한 결정을, 대법원은 결과를 근거로 과실이라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형사에서는 설명이 없었다는 것에 더해, 설명을 들었다면 다른 결정을 했으리라는 연결까지 검사가 합리적 의심이 남지 않게 증명해야 했습니다.

이 사건의 결론은 가족이 수술 위험을 이미 들어 알던 사정 위에 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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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4도1131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