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책임 제한

혈관조영술 중 늦어진 기도 확보, 대법원은 책임 55% 제한은 그대로 두고 식비를 두 번 셈한 일실수입만 돌려보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응급 기도 확보가 늦어진 사고에서 배상 범위를 다투신다면, 이 판결이 환자 몸 사정을 책임 제한에 어떻게 반영했는지부터 보시길 권합니다. 혈관조영술 중 숨이 막힌 환자에게 첫 기도삽관이 식도로 들어갔고, 산소가 약 8분 동안 제대로 가지 못해 뇌손상이 남았습니다. 결국 과실과 책임 55% 제한은 대법원에서도 유지됐고, 일실수입 셈 하나만 다시 하게 됐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0. 7. 8.
사건
2010다20563 · 민사
결론
일부 파기환송(원고 3 의 일실수입 손해 부분) · 나머지 상고기각

무엇을 다퉜나

원고가 갑상선 유두암으로 첫 수술을 받은 뒤, 목이 붓고 숨이 가빠져 기관에 관을 넣어 인공호흡을 한 것이 시작입니다. 출혈을 잡으려고 두 번 더 수술했지만 증세는 나빠지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2004년 6월 첫 혈관조영술 도중 원고에게 호흡곤란이 오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며 입술과 피부가 파래졌습니다. 이때 의사가 기관에 관을 넣었지만 관은 식도로 들어갔는데, 다른 의사가 이를 알아채 다시 넣기까지 산소가 들어가지 않은 것입니다.

결국 청색증이 보인 때부터 삽관에 성공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8분쯤입니다. 원고는 그 직후부터 팔다리 경련과 강직을 보였고, 저산소증에 따른 뇌손상으로 사지마비가 남았습니다.

원고들이 의료진과 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면서 배상 범위는 55%로 줄였고 피고들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제때 하지 못한 응급조치 판시사항 [1] · 이유 1

의사가 기울여야 할 주의의 정도는 진료 당시 임상에서 통하던 의료 수준을 잣대로 삼되, 그 진료가 이뤄진 여건까지 헤아려 규범적으로 잰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준이었습니다.

원심은 앞선 수술들로 기도가 눌려 숨이 막힐 수 있음을 미리 알 만했는데도, 실제로 호흡곤란이 왔을 때 기도 확보와 산소 공급을 제때 제대로 못 한 탓에 뇌손상이 남았다는 판단이었고, 대법원은 이 대목에 수긍했습니다.

환자 몸 사정으로 줄인 책임 판시사항 [2] · 이유 2

손해가 의료진의 잘못과 환자 쪽 요인이 겹쳐 생겼다면, 그 요인이 환자 탓이 아닌 체질이나 병의 위험이라도 손해를 모두 의료진 몫으로 돌리면 공평을 잃는 경우 과실상계 법리를 빌려 참작할 수 있다고 대법원은 거듭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원심은 세 번의 마취와 수술, 여러 차례 삽관과 목의 부기로 삽관이 쉽지 않았던 점, 폐부종과 신부전 소견, 림프절 30개 중 17개까지 번진 암과 그로 인한 출혈을 들어 책임을 55%로 묶었습니다. 결국 대법원이 보기에 이 55%는 형평의 테두리 안입니다.

갑상선 질환과 노동능력 판시사항 [3] · 이유 3

기왕의 장해가 있으면 지금 장해 전체에서 기왕의 몫을 빼는 방식으로 노동능력상실률을 셉니다. 원고는 사고 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었고 갑상선 질환은 약으로 대부분 조절된다는 점에서, 대법원은 갑상선 질환에 따른 상실을 0으로 둔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입원비 속 식비와 일실수입 판시사항 [4] · 이유 4

원고는 여명까지 병원에 있어야 했고, 원심은 한 달 입원비에 식비 약 46만 원을 넣어 배상하게 하면서 일실수입은 전부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여명까지 병원에 있어야 하는 환자에게 식비가 든 입원비를 배상하게 한다면, 같은 기간의 일실수입을 셀 때는 그가 어차피 썼을 통상의 식비를 덜어 내야 두 번 셈하지 않게 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원심으로 돌아간 것은 이 부분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다만 통상의 식비가 한 달에 얼마인지, 그래서 일실수입이 얼마로 줄어드는지는 대법원이 숫자로 내놓지 않았습니다.
  • 또 책임 비율 55%는 사실심의 몫으로 수긍됐을 뿐, 대법원이 다른 비율을 따로 매기지는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이 판결은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환자 몸에 쌓여 있던 사정을 하나하나 짚어 배상 범위를 줄였는데, 줄인 사유가 수술 전후 경과에 드러난 사실들이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의료인이라면

특히 이 판결은 앞선 수술 경과로 호흡곤란을 내다볼 수 있었던 사정을, 응급조치가 늦어진 과실을 인정하는 바탕으로 삼았습니다.

또 판결은 삽관이 어려웠던 몸 상태 · 폐부종 · 신부전 · 암 전이를 책임 제한 사유로 들었고, 대법원은 55%라는 비율을 형평의 테두리 안으로 보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환자 탓이 아닌 체질이나 병의 위험도 손해 전부를 의료진에게 돌리면 공평에 어긋날 때에는 배상액을 정할 때 참작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비율은 사실심이 정한다고 했습니다.

또 이 판결은 여명까지 입원비를 받는 경우 일실수입에서 통상의 식비가 빠진다고 보아, 두 항목이 겹치는 몫을 덜어 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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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10. 7. 8. 선고 2010다20563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