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태아의 사망과 산모에 대한 상해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임신 32주 산모의 태아가 태반조기박리로 숨진 일로, 산모를 진료한 산부인과 의사와 내과 의사가 산모를 다치게 한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공소가 제기됐습니다. 판결은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가 산모에 대한 상해는 아니라고 보아, 유죄로 본 원심판결을 직권으로 깼습니다. 두 의사의 과실, 그리고 태아의 사망과 이어진 인과관계를 본 원심의 사실인정에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9. 7. 9.
사건
2009도1025 · 형사
결론
원심판결을 깨고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

무엇을 다퉜나

재판을 받은 사람은 같은 대학병원에 소속된 산부인과 의사와 내과 의사 둘이었습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산모는 임신 32주였고, 복부에 계속되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밤 11시 20분 무렵 응급실을 거쳐 산부인과로 왔습니다.
  • 다음 날 아침 6시 40분 무렵 하혈이 있었고, 그보다 앞선 알 수 없는 때에 태아가 태반조기박리로 숨졌습니다.
  • 검사는 태아의 사망을 산모가 입은 상해로 보고, 업무상과실치상죄로 두 의사에게 공소를 제기했습니다.

원심은 두 의사에게 과실이 있고, 그 과실과 태아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있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 산부인과 의사: 임신 32주 산모의 건강은 태아의 생명과 바로 이어져 있으니, 짧게 끊어 보는 관찰보다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끊김 없이 살피는 관찰이 필요하다고 원심은 보았습니다. 이상 징후가 보이면 태아감시장치나 초음파검사로 태반조기박리를 진단하고 대처할 의무가 있었는데, 이를 게을리했다는 것입니다.
  • 내과 의사: 산부인과 쪽 원인이 아니라 장염으로 보인다는 말을 산부인과 의사에게서 들었더라도, 산부인과 문제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 채 협진하기로 한 이상 산모를 계속 지켜보고 그 결과를 산부인과 의사 등에게 전할 의무를 원심은 인정했습니다. 혈액검사 결과를 서둘러 확인해 내부출혈 같은 특이 징후를 알리는 의무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 원심의 판단입니다.

두 의사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과실과 인과관계에 대한 상고이유 이유 1

두 의사는 원심의 증거 판단과 의료사고 인과관계의 법리를 다퉜습니다. 대법원은 기록을 살펴, 원심이 사실을 인정하고 판단한 것은 옳고 상고이유가 말하는 위법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직권으로 본 공소의 틀 판시사항 · 이유 2

대법원은 상고이유와 별개로 공소사실을 직권으로 살폈습니다. 공소사실로 보아 검사는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일이 산모에 대한 상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공소를 제기한 것이 분명하다고 했습니다.

형법이 태아를 다루는 방식 판시사항 · 이유 2

판결은 그때 형법의 짜임에서 출발했습니다. 형법은 사람에 대한 상해와 과실치사상의 죄와는 따로, 태아를 독립된 행위객체로 하는 낙태죄 · 부동의 낙태죄 · 낙태치상죄 · 낙태치사죄를 두었습니다. 반면 과실로 한 낙태와 낙태 미수는 따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 점에 비추어 대법원은, 형법이 태아를 임산부 신체의 일부로 보지 않고, 낙태가 태아를 기르고 낳는 임산부의 기능을 해친다는 면에서 낙태죄와 별개로 임산부에 대한 상해죄가 된다고 보지도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2005도3832 판결 참조).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가 임산부 신체의 일부를 훼손하는 것이라거나, 태아의 사망으로 그 태아를 기르고 낳는 임산부의 생리적 기능이 침해돼 상해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대법원은 밝혔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유 2 · 3

이 법리를 이 사건에 대면, 비록 두 의사의 과실로 태아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산모에 대한 상해가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원심은 태아의 사망이 산모에 대한 상해가 된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했는데, 대법원은 이것이 태아와 모체의 관계, 상해의 개념을 잘못 본 것이고 그 잘못이 결론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습니다. 원심판결은 파기돼, 사건이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보내졌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형법의 「상해」에 태아의 사망이 드는지를 본 형사 판결입니다. 민사 재판에서 태아의 사망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 두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는 대법원이 새로 가린 것이 아닙니다.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가 말하는 위법이 있는지를 기록으로 살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대법원은 과실을 다툰 상고이유에는 손을 들어 주지 않으면서도, 태아의 사망을 산모의 상해로 묶은 공소의 틀은 법리에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형법이 태아를 산모의 몸과 구별되는 독립된 대상으로 다룬다고 보았습니다. 태아의 사망을 산모에 대한 상해로 바꿔 읽지 않은 판결입니다.

장염으로 보인다는 말을 들은 내과 의사에게도, 협진하기로 한 이상 산모를 지켜보고 혈액검사 결과를 서둘러 확인해 알릴 의무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두고, 대법원은 상고이유가 든 위법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판결이 근거로 든 것은 형법의 짜임이었습니다. 태아를 따로 보호하는 낙태 관련 죄가 있는 반면, 과실로 한 낙태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는 점입니다.

산모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의 유죄 판단은 이 판결에서 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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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102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