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시효

채무 승인과 소멸시효 중단, 보험회사의 치료비 직접 지급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자동차 사고 뒤 가해자 쪽 보험회사가 치료비를 의료기관에 직접 낸 것이 손해배상채무 전체를 승인한 것인지를 물은 사건입니다. 원심은 그 지급이 치료비에 대한 승인일 뿐이어서, 피해자가 구한 일실수입과 위자료의 시효는 중단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승인이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준을 들면서 이 지급을 채무 전체의 승인으로 보았고, 시효가 언제부터 흐르고 무엇으로 중단되는지의 갈래를 이 판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0. 4. 29.
사건
2009다99105 · 민사
결론
원심판결 파기 · 서울고등법원 환송(피해자 원고 상고 · 의료 밖 · 자동차 사고). 자동차 사고로 다친 원고가 가해자의 보험회사에 일실수입과 위자료를 구한 사건. 원심은 보험회사의 치료비 지급이 적극적 손해(치료비)에 대한 승인일 뿐이라 일실수입과 위자료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시효 완성 전 보험회사가 치료비를 의료기관에 직접 지급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채무 전체를 승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시효 기산점(진단일)에 관한 원심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2002년 8월 26일 자동차 사고로 다친 피해자이고, 피고는 가해자의 보험회사입니다. 원심은 원고가 2002년 9월 4일 요추부 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았을 때 손해를 알게 되었다고 보아서, 소멸시효가 그날부터 진행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보험회사가 그로부터 3년 안인 2003년 1월 25일과 2월 28일에 원고의 치료비를 지급하고, 다시 그로부터 3년 안인 2005년 9월 23일과 26일에도 치료비를 지급한 사실은 원심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심은 원고가 구하는 일실수입과 위자료가 보험회사가 승인한 적극적 손해(치료비)와 소송물을 달리한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원심은 치료비 지급에 따른 시효중단의 효력이 일실수입과 위자료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했고, 원고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손해를 안 날과 새로 생긴 손해 판시사항 [1] · 판결요지 [1] · 이유 1

먼저 대법원은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에서 「손해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뜻하고,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후유증 등으로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손해가 새로 생기거나 예상 밖으로 커진 경우에는, 그 사유가 판명된 때부터 그 부분의 시효가 진행된다고 했습니다. 앞서 본 법리대로 진단을 받은 날부터 시효가 진행된다고 본 원심 판단은 대법원이 그대로 수긍한 부분입니다.

형식이 따로 없는 승인 판시사항 [2] · 판결요지 [2] · 이유 2

대법원은 시효중단 사유인 승인은 채무자가 권리자에게 그 권리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하면 성립하고, 그 표시는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않으며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묻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묵시적 승인은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와 액수를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상대방이 그 표시를 통해 채무자가 채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추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표시하면 족하다는 것입니다.

치료비 직접 지급은 채무 전체의 승인 판시사항 [3] · 판결요지 [3] · 이유 2

대법원은 신체 상해로 인한 손해배상의 소송물이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정신적 손해(위자료)의 셋으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보험회사가 시효 완성 전에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9조 제1항 단서, 제11조 등에 따라 치료비를 의료기관에 직접 지급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전제로 그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전체를 승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했습니다. 치료비 같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해 승인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치료비 지급에 따른 시효중단의 효력이 일실수입과 위자료에는 미치지 않는다며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그 판단에 채무 승인으로 인한 시효중단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깨어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은 시효 기산점에 관한 원심 판단은 수긍했고, 원심을 깬 까닭은 채무 승인에 따른 시효중단 부분입니다.
  • 일실수입과 위자료의 액수는 판결문에 나오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은 승인이 형식 없이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준을 확인하면서, 그 기준 위에서 보험회사의 치료비 직접 지급을 손해배상채무 전체의 승인으로 본 사례입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시효중단 사유인 승인의 표시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않고,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묻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보험회사가 치료비를 의료기관에 직접 지급한 것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치료비에 한정하지 않은 손해배상채무 전체의 승인으로 보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손해를 안 날」을 손해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때로 보았고, 이 사건에서는 진단을 받은 날부터 시효가 진행된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대법원은 후유증 등으로 예견할 수 없었던 손해가 새로 생기거나 커진 경우, 그 부분의 시효는 그 사유가 판명된 때부터 진행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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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910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