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손해 산정

치료비 채권의 시효와 진료채무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치료 뒤 후유증이 남았다면, 치료비를 내야 하는지와 그 시효를 나눠 보시길 권합니다. 이 판결은 진료채무를 병을 고친다는 결과를 약속하는 채무가 아니라, 그때 의학 수준에서 필요하고 적절한 진료를 다할 채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의를 다한 진료였다면 후유증이 남았더라도 병원은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고, 그 시효는 특약이 없으면 개개 진료가 끝날 때마다 각각 흐른다고 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1. 11. 9.
사건
2001다52568 · 민사
결론
병원(원고)과 환자 쪽(피고들) 상고를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하반신 완전마비가 남은 뒤, 병원이 그동안의 치료비를 청구하자 환자 등 피고 셋이 시효와 치료비 책임을 다툰 사건입니다.

  • 환자는 척추 수술과 장골이식술을 받은 뒤 하반신 완전마비가 남았는데, 그 뒤 8년여 동안 같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퇴원했습니다.
  • 환자 쪽은 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오 배상 소송을 냈지만, 그 소송에서 병원의 치료상 과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다만 치료 방법과 그 필요성,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수술을 받을지 고를 기회를 잃게 했다는 점은 인정돼, 위자료를 주라는 판결이 확정된 것입니다.

원심은 치료비 시효가 퇴원한 때나 배상 소송이 끝난 날부터가 아니라 진료마다 흐른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소를 낸 날부터 거꾸로 3년이 넘은 기간의 치료비는 시효로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또 입원 때 맺은 약정은 시효를 멈추는 승인이 아니며, 입원 중인 환자가 시효를 주장하는 것도 신의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반면 나머지 치료비는 주의를 다한 진료였다며 청구를 받아들였고, 병원과 환자 쪽이 모두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치료비 시효는 개개 진료가 끝난 때부터 판결요지 [1] [2] · 이유 1 가

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흐릅니다. 행사할 수 없는 때란 기간이 아직 오지 않았거나 조건이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법률상 장애가 있을 때를 말합니다. 그러니 권리자의 개인 사정이나 법률 지식이 모자라 몰랐다는 것은 시효의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민법이 3년의 단기 시효를 둔 의사의 치료에 관한 채권은, 특약이 없으면 개개 진료가 끝날 때마다 그 진료 비용을 받을 때가 와서 시효가 흐릅니다. 오래 입원해도 특약이 없으면 입원 중에 치료비를 청구하는 데 장애가 없으니, 퇴원한 때부터 흐른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배상 소송을 냈다는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그 사정만으로는 치료비를 청구하는 데 법률상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미리 한 약정은 시효를 멈추지 않습니다 판결요지 [3] [4] · 이유 1 나 · 다

시효를 멈추는 승인은, 채무자가 권리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효가 흐르기 시작한 뒤에만 할 수 있고, 아직 생기지 않은 장래의 채권을 미리 승인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진료계약을 맺으며 「입원료 기타 제요금이 체납될 시는 병원의 법적 조치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겠다」고 약정했어도, 그때 생기지도 않은 치료비 채무를 미리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입원 치료 중인 환자가 시효 소멸을 주장해도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 역시 옳다고 본 것입니다.

주의를 다한 진료라면 후유증이 남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판결요지 [5] [6] [7] · 이유 2

대법원은 진료채무의 성질부터 밝혔습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지는 진료채무는 병을 고치는 결과를 이뤄 내야 하는 결과채무가 아니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그때 의학 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 적절한 진료를 다해야 하는 수단채무입니다. 따라서 주의를 다했는데 병이 낫지 않았더라도 그 치료비는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배상 소송에서는 치료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고,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만 인정됐습니다. 그렇다면 병원이 필요하고 적절한 진료조치를 다한 이상, 수술 결과 병이 낫지 않고 후유증이 남았더라도 수술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후유증이 치료상 과실 때문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병원에 그 손해를 메울 책임도 없습니다. 결국 후유증이 나타난 뒤 회복이나 악화 예방을 위해 받은 진료의 비용도 청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면서 치료비에서는 주의를 다했다고 보아도, 서로 모순되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다만 후유증이 치료상 과실로 생긴 경우의 치료비는 이 판결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판결은 후유증이 과실 때문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이라는 조건 위에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 특약이 있을 때 시효가 언제부터 흐르는지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판결의 법리는 특약이 없는 경우입니다.
  • 앞선 배상 소송의 설명의무 위반 판단과 위자료는 다시 보지 않았습니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로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지는 진료가 주의를 다했는지로,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는 개개 진료가 끝난 때부터 세는 3년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배상 소송이 걸려 있다는 사정은 그 시효 셈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배상 소송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치료비 시효는 흘렀기 때문에, 소를 낸 날부터 거꾸로 3년이 넘은 기간의 치료비는 시효로 사라졌습니다.

입원할 때 받는, 요금이 밀리면 이의하지 않겠다는 약정은 시효를 멈추는 승인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후유증이 남았다고 치료비 청구가 막히지는 않았는데, 판결은 진료가 주의를 다했는지를 먼저 물었습니다.

입원해 치료받는 중에 시효 소멸을 주장해도 신의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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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2568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