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책임 제한

교통사고 뒤 척추유합술을 거부한 피해자, 대법원은 위험하지 않고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술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부해 커진 손해를 빼고 셈한 원심 결론을 유지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친 피해자는 척추유합술로 통증이 줄 수 있었는데도 수술을 받지 않은 채였습니다. 대법원은 큰 위험이 없고 나아질 전망이 뚜렷한 수술을 합리적 이유 없이 마다해 늘어난 손해는 피해자가 진다며, 그 몫을 덜고 셈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0. 3. 25.
사건
2009다95714 · 민사
결론
상고기각(피해자 상고 · 보험회사 쪽 승)

무엇을 다퉜나

피해자는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자동차 보험회사를 피고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습니다. 사고 전부터 허리 여러 마디에 추간판 팽윤이 있었고, 맨 아래 마디에는 추간판 탈출증과 가벼운 척추 전방전위 소견이 있었습니다.

사고 이전에 이미 몸에 있던 병을 기왕증이라고 부릅니다.

원심은 맨 아래 마디 사이가 심하게 손상돼 척추유합술이 필요하고, 수술하면 통증이 줄 수 있으며 그 수술에 큰 위험이 따르지도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참작해 피해자가 수술을 받지 않아 커진 손해를 빼고 배상액을 셈했습니다.

원심은 또 사고 전의 허리 병과, 수핵제거술 부위의 감염으로 생긴 골수염 때문에 증상이 나빠진 사정을 모두 보아 기왕증 기여도를 30%로 정했습니다. 피해자는 두 대목 다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수술을 받을지는 환자가 고른다 판시사항 [1] · 이유 1

판결은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은 설명을 들은 환자 스스로 받을지를 정할 일이라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그 바탕은 헌법이 보호하는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에서 나오는 자기결정권입니다.

그러면서도 불법행위의 피해자라도 손해가 불어나지 않게 힘쓸 일반적 의무가 따른다고 밝혔습니다.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배상 제도의 이념과 신의칙이 그 뿌리입니다.

대법원은 수술이 위험 · 중대하지 않아 결과가 불확실하지도 않고, 관례적이며 증상이 상당히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는데도 피해자가 합당한 이유 없이 마다해 손해가 불어났다면, 그 불어난 부분은 배상액에서 빼거나 피해자 몫으로 돌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척추유합술이 위험 · 중대하지 않고 증상이 꽤 나아질 수술이라는 원심 판단은 정당했습니다. 원심 이유에 적절하지 않은 대목이 있었지만, 거부로 커진 손해를 빼고 셈한 결론에는 손해경감조치 법리의 잘못이 없었습니다.

기왕증 기여도 30% 판시사항 [2] · 이유 2

사고 전 허리 병이 사고와 맞물려 악화하면서 상해가 나타나고 치료 기간이나 장해가 늘었다면, 그 병이 결과 전체에 보탠 만큼은 피해자의 전 손해에서 덜어 냅니다.

기여도를 의학적으로 한 치 오차 없이 잴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 이 판결의 태도입니다. 기왕증이 생긴 까닭과 그 정도, 상해 부위, 치료 경과, 피해자의 나이 · 직업과 몸 상태를 두루 보고 법원이 합리적으로 정하면 되고, 원심의 30%는 그 테두리 안이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이 판결이 다룬 것은 교통사고 피해자의 손해경감의무와 기왕증 기여도이고, 의료사고의 잘잘못을 가린 재판은 아니었습니다.
  • 자기결정권으로 수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은 그대로이고, 판결이 다룬 것은 그 거부로 커진 손해를 누가 지느냐였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수술을 거부할 권리와 손해를 줄일 의무가 부딪칠 때, 이 판결은 어떤 수술이면 거부의 결과를 피해자가 지는지를 수술의 위험 · 관례성 · 호전 기대와 거부 이유의 합리성으로 그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앞에 두고도, 위험 · 중대하지 않고 관례적이며 상당한 호전이 기대되는 수술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부한 몫은 배상에서 뺄 수 있다는 선을 그었습니다.

판결에서 기왕증 기여도는 의학적으로 정확한 판정이 없어도 변론에 나온 여러 사정으로 법원이 정할 수 있는 숫자였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수술을 거부한 이유가 합리적이었는지를, 커진 손해를 누가 지는지 가르는 기준의 하나로 두었습니다.

이 판결에서 사고 전의 허리 병과 수술 부위 감염으로 생긴 골수염은 함께 기왕증 기여도 30%에 반영됐습니다.

책임 제한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714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