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치핵 수술의 척수마취와 마취전문 간호사의 주의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치핵 제거 수술을 앞두고 척수마취를 받은 환자가 숨져, 마취를 맡았던 마취전문 간호사의 형사 책임이 다퉈졌습니다. 대법원은 마취 뒤 현장을 떠나고 환자의 통증 호소와 출혈 앞에서 할 일을 다하지 못한 데서 업무상 과실을 찾은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0. 3. 25.
사건
2008도590 · 형사
결론
피고인(마취전문 간호사)의 상고 기각

무엇을 다퉜나

피고인은 마취전문 간호사로, 치핵 제거 수술을 받을 환자의 척수마취를 맡았습니다.

  • 피고인은 의사의 구체적인 지시 없이 마취약제와 그 양을 스스로 정해 척수마취를 했습니다.
  • 그 뒤 집도의가 수술을 했습니다. 피고인은 수술 현장에서 집도의를 도와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이상이 생길 때에 대비해 응급조치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현장을 떠나는 등 알맞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 수술을 받던 환자가 하체를 뒤로 빼며 몹시 흥분해 소리를 지르는 등 통증을 호소했고, 출혈도 생겼습니다. 원심은 그 뒤에도 피고인이 마취전문 간호사로서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못했다고 봤습니다. 환자는 끝내 숨졌습니다.

원심은 이와 함께, 척수마취를 직접 한 일을 의료법이 금지한 무면허 의료행위로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상고해 두 가지를 다퉜습니다.

  •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고, 그 과실에서 사망이 비롯했다고 본 판단이 옳은가.
  • 척수마취가 무면허 의료행위인가. 의사의 지시 아래 하는 마취는 괜찮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가.

법원이 본 것

과실을 재는 잣대 판시사항 [1] · 이유 1

대법원은 86다카1469 · 2008도3090 판결이 세운 의료사고 과실의 잣대를 먼저 놓았습니다. 과실이 되려면 결과가 생길 것을 미리 알 수 있고 피할 길도 있었는데도 피하지 못했어야 합니다.

주의의 높이는 같은 일을 맡은 평균적인 사람에 맞추되, 그 사고 무렵의 의학 수준과 진료 여건, 그 의료행위가 지닌 특수한 사정을 빼놓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수술 현장에서 마취를 맡은 사람의 몫 이유 1

원심은 척수마취를 한 피고인에게, 수술하는 동안 집도의를 도와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고 응급조치를 준비할 주의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현장을 떠난 일, 환자가 아파하며 소리를 지르고 출혈이 난 뒤 할 조치를 다하지 않은 일이 원심이 본 업무상 과실이었습니다. 그 과실과 집도의의 과실이 함께 작용해 환자가 숨졌다는 것이 원심이 내린 결론입니다.

대법원은 이 인정과 판단을 위 잣대와 기록에 비추어 받아들일 만하다고 보았습니다. 업무상 과실이나 인과관계의 법리를 그르치거나 증거를 고르는 법칙을 어긴 잘못이 없다며 이 부분 상고를 물리쳤습니다.

의사만 할 수 있는 마취 · 의료법 부분 판시사항 [2] · [3] · 이유 2 가

의사는 간호사에게 진료의 보조를 지시하거나 맡길 수 있지만, 고도의 지식과 기술이 필요해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 자체를 맡길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2006도2306 등 참조).

마취분야 전문간호사의 자격도 그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이라, 이 점은 다른 간호사와 같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마취액을 직접 주사해 척수마취를 하는 일을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로 본 원심에 법리를 그르친 곳이 없다고 했습니다.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나 이유 2 나

피고인은 의사의 지시 아래 마취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며 유권해석 같은 자료를 냈습니다.

원심은 그 자료도 마취간호사는 의사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어야 마취의 진료 보조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일 뿐이라며 주장을 물리쳤고, 대법원도 그 판단을 유지했습니다(형법 제16조).

판단하지 않은 것

  • 이 상고심에서 책임을 물은 대상은 마취전문 간호사 한 사람이었습니다.
  • 판결이 옮긴 원심 판단에는 수술 중의 시각이나 출혈 뒤 처치의 차례 같은 세부가 나오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원심과 대법원이 과실을 찾은 곳은 마취를 한 순간보다, 마취 뒤 수술이 이어지는 동안 환자 곁에서 할 일이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과실의 기준에는 그때의 의학 수준과, 의료가 이뤄진 여건이 함께 들어갔습니다.

마취간호사의 진료 보조에는 의사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피고인이 낸 자료에 담긴 내용이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원심은 수술 중 통증과 출혈이 나타난 뒤의 대처를 따로 짚어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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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8도590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