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08. 4. 10.
- 사건
- 2007다75396 · 민사
- 결론
- 병원을 운영한 의료재단과 의사 둘(피고들)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피고들에게 불리한 부분을 깨고 다시 심리하게 함
무엇을 다퉜나
다리에 괴사가 확인된 환자가 패혈증 원인균에 감염돼 항생제 치료를 받던 중 숨진 사건입니다. 환자 쪽(원고)이 병원을 운영한 의료재단과 의사 둘에게 배상을 구했습니다. 아래는 원심판결 이유에 나온 경위입니다.
- 신경외과 의사는 혈전 · 색전 제거술을 하기 전까지 환자를 치료했고, 그 뒤로는 흉부외과 의사가 치료했습니다.
- 다리에 괴사가 확인되고 오한과 열이 나타나자 흉부외과 의사는 패혈증을 의심해, 다음 날 바로 균 배양검사와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맡기고 자기 경험에 비추어 알맞다고 본 항생제를 투여했습니다.
- 검사 결과가 나온 것은 3일이 지나서입니다. 균은 넓은 범위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엔테로박터 클로아케였습니다.
- 그러자 흉부외과 의사는 그 균에 감수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항생제 둘을 투약했는데, 감수성 검사에서 감수성이 있다고 나온 항생제는 처방했다가 취소했습니다.
원심이 패혈증을 막으려는 상당한 조치로 본 것은, 패혈증을 의심해 다음 날 바로 검사를 맡기고 경험상 알맞은 항생제를 쓴 데까지입니다. 하지만 감수성이 있다고 판명된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점은 의료상 과실로 판단했고, 검사를 한 지 3일이나 지나 결과가 나온 점도 들었습니다.
또 원심은 흉부외과 의사의 감염 치료에 신경외과 의사도 책임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그러자 의료재단과 두 의사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함께 책임을 지우려면 공동의 원인이 있어야 합니다 이유 1
공동불법행위가 되려면 행위한 사람끼리 짜거나 뜻을 같이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다만 권리침해에 객관적으로 공동의 원인이 있어, 각자의 행위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상처 부위 감염에 검사를 맡기고, 그 결과에 따라 항생제를 처방했다가 취소한 사람은 흉부외과 의사입니다. 반면 신경외과 의사는 혈전 · 색전 제거술 전까지 치료했습니다.
그러니 감염 치료에 신경외과 의사의 책임을 물으려면, 그가 그 치료 과정에 객관적으로 공동의 원인을 제공한 사정이 인정돼야 했습니다. 그런데 원심은 그가 어떻게 관여했는지 아무 설시 없이 책임을 인정했으므로, 공동불법행위와 과실책임주의의 법리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는 게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그때 임상에서 실천되던 수준 판시사항 [1] · 이유 2
의사에게는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증상과 상황에서 생길 위험을 막는 데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이때 그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하던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던 의료행위의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계열 항생제를 이어 쓴 것 판시사항 [2] · 이유 2
의료 경험칙상 같은 계열 항생제는 같은 특성을 지녀, 그 계열의 다른 약을 써도 같은 약리작용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록상 감수성이 있다고 나온 약과 실제로 쓴 약은 같은 계열입니다.
그러니 같은 계열인데도 따로 감수성 검사를 해야 한다고 볼 사정이 없는 한, 감수성이 있다고 나온 약을 두고 같은 계열의 다른 약을 계속 쓴 것만을 가지고, 치료상 주의의무를 어길 정도의 과실이라고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검사 결과에 걸린 날수 이유 2
검사에 걸린 날수에 대해서도 판단했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당한 날이 걸렸다는 사정만으로는 과실을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 기간을 과실의 구체적 근거로 삼으려면, 그 검사에 보통 걸리는 기간을 먼저 심리해야 합니다. 그에 비추어 이 사건 결과가 늦었는지, 얼마나 늦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이 의료상의 경험칙과 주의의무의 법리를 오해해 심리를 그르쳤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남은 상고이유는 더 살필 필요가 없다며, 원심판결 중 피고들에게 불리한 부분을 깨고 그 부분을 원심 법원에서 다시 심리하게 한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흉부외과 의사의 감염 치료가 과실이었는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계열 약에 따로 검사가 필요한 사정이 있었는지, 검사 기간이 통상보다 늦었는지를 심리하라는 것입니다.
- 또 신경외과 의사가 그 치료에 관여했는지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원심이 관여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책임을 인정한 것을 잘못으로 본 것입니다.
- 또한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배상 범위는 다루지 않았고, 남은 상고이유도 살피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결국 결과지에 감수성이 있다고 적힌 약과 실제로 쓴 약이 달랐다는 사실이 곧 과실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판결이 먼저 본 것은 두 약이 같은 계열인지, 그런데도 따로 검사할 사정이 있었는지입니다. 또 검사에 걸린 날수도 통상의 기간과 견주어야 과실의 근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패혈증을 의심한 다음 날 검사를 맡기고 경험상 알맞은 항생제를 쓴 데까지는 원심도 상당한 조치로 보았습니다.
한편 다른 의사가 맡은 치료의 책임은, 그 치료에 객관적으로 공동의 원인을 제공한 사정이 있어야 물을 수 있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검사에서 나온 약을 두고 같은 계열의 다른 약을 썼다는 그 사실만으로는 과실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또 검사 결과가 늦었는지는 그 검사에 보통 걸리는 기간과 견주어 가린다고 했습니다.
이 판결을 다룬 글
과실 판단 기준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 의료과실의 추정과 설명의무,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 않음대법원 2005다5867
- 후유장해와 과실 추정대법원 2017다203763
- 수술 뒤 감염과 과실 추정대법원 2024다204665
출처 ·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다75396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