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10. 6. 24.
- 사건
- 2007다62505 · 민사
- 결론
- 원고들(산모 · 남편 · 쌍둥이)의 상고를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둘째 아이가 뒤에 뇌성마비 진단을 받자, 산모와 남편, 쌍둥이 두 아이가 배상을 구한 상대는 분만한 대학병원을 운영한 쪽입니다. 아래는 1심을 끌어온 원심이 확인한 경위입니다.
- 인공수정으로 세쌍둥이를 가졌다가 선택유산으로 쌍둥이를 품게 된 산모가, 임신 30주 4일째 조산의 징후를 보이자, 의사가 초음파검사를 했습니다. 두 태아 모두 머리가 아래로 향한 정상 자리였고, 양수가 적당했으며 심박동도 정상이었습니다.
- 의사가 그날 밤 산모와 남편에게 상태를 설명한 뒤 고른 것은 질식분만입니다. 응급에 대비해 제왕절개 준비를 하고, 미숙아를 돌볼 소아과 의사를 분만실에 대기시켰습니다.
- 이튿날 새벽 질식분만으로 태어난 첫째는 1.4kg의 미숙아입니다.
- 그 뒤 다시 초음파를 보니 둘째의 자리가 질식분만에 맞지 않게 바뀌었고 태반조기박리 소견까지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의사는 질식분만을 멈추고 응급 제왕절개를 했고, 둘째가 1.46kg의 미숙아로 태어난 것은 첫째가 태어나고 25분 뒤입니다.
- 둘째는 태어나자마자 숨쉬기 힘들어해 기관 삽관과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아프가 점수는 1분에 2점, 5분에 5점이었습니다.
- 둘째는 소아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이듬해 뇌성마비에 따른 뇌병변 장애 1급 진단을 받았습니다.
- 임신과 관련된 뇌성마비의 원인으로는 쌍생아 · 조산 · 발육부전 · 태위 이상 · 태반조기박리 · 주산기 가사 · 자궁 내 감염 등이 알려져 있으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는 것이, 원심이 인정한 사실입니다.
원심은 질식분만을 고른 것, 25분 만에 제왕절개로 둘째를 낳게 한 것 모두 과실로 볼 수 없고, 둘째의 주산기 가사와 뇌성마비의 연관도 단정하기 어려우며, 설명의무를 어겼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원고들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과실을 재는 수준과 고를 수 있는 폭 판시사항 [1] [2] · 이유 1 가
먼저 판결은 의료수준의 잣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의사는 생명 · 신체 · 건강을 다루는 일의 성질상 위험을 피하려면 필요한 최선의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때 그 잣대가 되는 수준은 그 무렵 통상의 의사에게 알려지고 받아들여지던 의학상식이며, 진료 환경과 조건, 의료행위만의 사정을 함께 보고 규범으로 정합니다.
또 의사에게는 환자의 상태와 당시 의료수준, 스스로의 지식 · 경험에 비추어 알맞다고 보는 진료 방법을 정할 상당한 폭의 재량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선택이 합리적인 테두리를 넘지 않는 한, 결과가 나온 뒤에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만 정당했다고 보고 다른 조치를 한 것을 과실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누가 먼저 증명하나 판시사항 [3] · 이유 1 가
의료과실로 배상 책임을 지우려면 다른 불법행위처럼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그 사이의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진료를 받는 중에 손해가 났다면,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헤아리더라도 일련의 진료 과정에 과실 있는 행위가 있었고 그 행위와 손해 사이에 다른 원인이 끼지 않았다는 점을 먼저 환자 쪽에서 증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 분만 방법과 25분 이유 1 다
대법원이 원심 판단을 수긍하며 짚은 사정은 넷입니다.
- 질식분만 전 두 태아의 자리가 모두 정상이고 양수와 심박동도 정상이었으니, 이런 상황에서 질식분만을 하는 것이 의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원칙이었습니다.
- 질식분만 중 태반조기박리 같은 응급에 대비해 제왕절개를 준비해 둘 수는 있지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만 보고 처음부터 수술로 낳게 하는 것은 의학계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분만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 의사는 미리 제왕절개를 준비해 두었고 박리 소견이 나타나자 바로 수술해 25분 만에 둘째를 낳게 했는데, 이는 일반적인 응급 제왕절개보다 빠른 분만입니다.
- 게다가 뇌성마비는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산소 공급이 모자란 경우 말고도 쌍생아 출산 · 조산에 따른 미성숙 등 여러 원인으로 생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둘째는 쌍생아로 1.46kg에 태어난 미숙아였고, 선천적 장애로 뇌성마비가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질식분만의 위험을 설명할 의무 판시사항 [4] · 이유 2
판결은 설명의무가 서는 자리부터 짚었습니다.
침습을 하는 도중이나 그 뒤에 해로운 결과가 따를 개연성이 있는 진료라면, 응급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는 병의 상태, 어떤 치료를 왜 하는지, 일어나리라 예상되는 위험을 그때 의료수준에 맞게 알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환자가 견주어 보고 받을지 말지를 정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환자 스스로 정할 일이 아닌 사항이라면 설명의무 위반을 따질 여지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그다음이 분만에 대어 본 대목입니다.
질식분만을 하면 산모나 태아에게 무거운 위험을 부를 개연성이 있어 제왕절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의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질식분만의 위험과 다른 분만 방법으로 제왕절개가 있다는 점, 제왕절개의 위험을 설명해 산모가 고르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왕절개를 할 상황이 아니라면 질식분만이 자연스럽고 원칙적인 분만 방법이어서, 질식분만의 위험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산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사건 의사는 조산이 걱정돼 산모를 산모 중환자실에 입원시키며 진통이 이어지면 질식분만을 시도하자고 권했고, 분만 전날 밤 초음파 결과 등 상태를 설명하고 질식분만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원심 이유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점이 있으나 설명의무 위반이 없다는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상고는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이 정하지 않은 것은 둘째의 뇌성마비 원인입니다. 주산기 가사와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을 뿐입니다.
- 제왕절개가 필요한 상황에서 무엇을 설명해야 하는지는 법리로 밝혔지만, 이 사건은 그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결국 질식분만이라는 선택, 박리 소견 뒤의 25분, 질식분만 위험의 설명이 저마다 그때 의학계의 원칙과 이 산모 · 태아의 상태에 대어졌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두 태아의 자리 · 양수 · 심박동이 정상이면, 응급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처음부터 수술하는 것은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점이 원심 증거로 인정됐습니다. 또 응급에 대비해 수술을 준비하고 소아과 의사를 대기시킨 사실도 판결에 나옵니다.
설명의무는 제왕절개가 필요한 상황인지에 따라 갈렸습니다. 그래서 그 상황이 아니라면, 질식분만의 위험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자기결정권 침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손해가 생겼다면 진료 과정에 과실 있는 행위가 있었고 그 사이에 다른 원인이 끼지 않았다는 점을 먼저 환자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결은 적었습니다.
또 뇌성마비는 쌍생아 · 조산 · 저체중 · 선천적 요인 등 여러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는 사정이 이 판단의 바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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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다6250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