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형사

업무상과실치사의 예견가능성, 제왕절개 뒤 숨이 찬 산모의 폐색전증을 미리 내다봤어야 했나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의료사고로 형사 책임을 다투신다면, 그때 보통의 의사가 그 결과를 내다볼 수 있었는지부터 따져 보시길 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대학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30대 중반 산모가 수술 다음 날부터 숨이 차다고 했고, 결국 폐색전증으로 숨졌습니다. 두 심급이 담당 산부인과 의사에게 내린 업무상과실치사 유죄를, 대법원은 과실 증명이 모자라다며 되돌린 것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6. 10. 26.
사건
2004도486 · 형사
결론
파기환송(피고인 상고 · 의사 쪽이 이김)

무엇을 다퉜나

공소사실은 의사가 폐색전증 위험의 예견이 가능했는데도 필요한 치료를 빠뜨렸다는 것이었고, 원심은 1심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상고한 쪽은 의사입니다.

  • 공소사실은 산모가 고령의 초산모이고, 몇 해 전 혈전 치료를 받았으며, 수술 뒤 자주 숨이 차다고 했다는 점을 예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또 원심은 여기에 수술 뒤 검사 결과와 저혈압 · 빈맥 · 발열이 모두 폐색전증을 의심할 만했고, 병원에 확진 장비도 있었다는 사정을 더했습니다.
  • 원심은 헤파린을 예방으로 쓰고 걷기운동을 철저히 감독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고도 본 것입니다.

법원이 본 것

잣대는 보통의 의사 판시사항 [1] · 판결요지 [1] · 이유 2 가

과실이 서려면 그 결과를 미리 알아챌 수 있었고 막을 수단이 있었는데 놓쳤다는 점이 보여야 합니다. 이때 잣대가 되는 사람은 같은 업무를 맡은 평균적인 의사입니다. 또한 사고 무렵 일반적인 의학 수준, 그 병원의 진료 여건, 의료라는 일의 특수성도 함께 고려됩니다.

흔한 증상 속의 드문 병 판시사항 [2] · 이유 2 나

기록에 붙은 내과 · 산과 교과서는 폐색전증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비슷한 병이 흔하다고 적었습니다. 더구나 숨참이나 어지럼은 수술 뒤 흔히 나타나고, 심전도 · 흉부 사진 · 혈액가스 검사로는 확진이 어려운 병입니다.

고령 출산과 제왕절개가 흔해진 현실에서, 위험이 오르더라도 전체 산모 중 발병 가능성은 아주 낮은 병을 비특이적 증상만 보고 짚어 내지 못했다고 의사를 탓할 수 없다는 데까지 대법원의 판시가 이어졌습니다.

확진 검사인 폐혈관조영술은 몸 안에 관을 넣어야 하고, 검사 자체가 색전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심이 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 검사를 으레 해야 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실제로 이 산모의 검사 소견 역시 폐색전증만의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빈혈 · 폐부종 · 장폐색으로도 설명되는 것이었습니다. 의사가 장폐색으로 보고 처치하자 산모 상태는 좋아졌습니다.

의사가 수술 전 혈전 병력을 들었거나, 폐색전증을 의심하는 판독 결과를 사망 전에 받았다는 흔적도 기록에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피할 수 있었나 이유 2 다 · 라

대한의사협회 회신에 따르면, 출혈이 이어지는 제왕절개 산모에게 헤파린은 신중해야 하고 예방으로는 보통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산모는 수술 뒤 며칠 동안 출혈이 계속된 경우입니다.

그리고 의사는 산모와 가족에게 걷기운동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지시했습니다. 반면 산모 쪽이 휠체어를 쓰는 등 제대로 하지 못한 사정도 드러나 있었습니다. 결국 이를 다 보태도 결과를 피할 수 있었다는 증명에는 못 미친다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이 직접 무죄를 선고한 것은 아닙니다. 대신 사건은 원심 합의부가 새로 심리하도록 환송됐습니다.
  • 출혈이 잦아든 뒤에 헤파린을 썼다면 막을 수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았고, 원심이 헷갈린 수술 당일 출혈량도 이 대목에서 바로잡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즉 대법원은 결과를 알고 뒤돌아본 위험 신호와, 그때 보통의 의사 눈에 보였을 신호를 나눠 읽은 것입니다. 형사 재판이라서 예견가능성의 증명 책임이 검사에게 있다는 점이 결론의 다른 한 축이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흔한 수술 뒤 증상을 다른 병으로 진단해 조치했고, 그 조치로 상태가 나아졌다는 사실을 대법원은 예견가능성을 낮추는 쪽으로 보았습니다.

출혈 중인 환자에게 예방 약을 쓰지 않은 판단은 의학 단체 회신에 비추어 읽혔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혈전 병력이 수술 전에 의사에게 전해졌는지가 쟁점의 하나였고, 전해졌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위험 요인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때 그 병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형사 재판에서 따로 증명할 거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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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도486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