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추정 · 증명

기존 질환 탓이라는 반론과 인과 추정, 손가락 접합수술 뒤 숨진 노동자의 심낭염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병원이 환자가 원래 앓던 병을 원인으로 든다면, 그 병이 수술 전 검사와 증상에 드러났었는지부터 보시길 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작업장 프레스에 두 손이 눌려 손가락이 잘린 노동자가 접합수술을 받은 뒤 심낭에 삼출물이 차 숨졌습니다. 병원은 원래 앓던 만성 심낭염 때문이라고 했지만, 법원은 수액을 넘치게 넣고 소변을 살피지 않은 의료진의 잘못을 원인으로 본 것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5. 9. 30.
사건
2004다52576 · 민사
결론
피고들 상고 · 원고 1 부대상고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소송은 숨진 노동자 쪽 원고 셋이 냈고, 병원 운영자와 수술을 맡은 의사 둘이 피고였습니다.

  • 원심은 의료진이 수술 앞뒤로 전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알맞은 양을 훨씬 넘겨 수액을 넣었다고 인정했습니다.
  • 그러면서 소변이 나오는지, 얼마나 나오는지 같은 환자의 움직임을 제대로 지켜보지 않았다는 것이 원심의 판단입니다.
  • 결국 환자는 수술 뒤 심낭에 고인 삼출물이 심장을 눌러 심폐기능이 갑자기 무너지는 심장 탐포나데로 숨졌습니다.

병원 쪽은 인과관계와 책임의 짜임을 두고, 원고 가운데 한 사람은 책임 제한을 두고 각각 대법원에 올렸습니다.

법원이 본 것

원래 있던 심낭염이라는 반론 판결요지 [1] · 이유 1 가

환자에게는 병원에 오기 전부터 가벼운 만성 심낭염 기운이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심장 질환으로 치료받은 적은 없었고, 올 때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또 수술 전 이 병원에서 한 여러 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은 나오지 않았고, 심장이나 대동맥이 찢어지지 않았는데 짧은 시간에 그만한 삼출물이 차는 일은 아주 드물다는 사실도 인정됐습니다.

빈틈없는 증명이 없어도 판결요지 [1] · 이유 1 가

진료의 흐름은 환자가 일부만 알 뿐 나머지는 의사만 아는 일이라, 환자 쪽이 원인을 의학으로 낱낱이 짚기는 몹시 힘들다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환자 쪽이 일반인 눈에도 보이는 잘못을 짚고, 진료 밖의 원인이 끼일 여지가 없다는 점을 이를테면 수술 전 사망을 부를 만한 건강상 문제가 없었다는 사정으로 보이면, 의료진이 전혀 딴 원인을 대지 못하는 한 둘의 연결을 추정해도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정리였습니다.

따라서 심낭염 하나로 숨졌다는 병원 쪽 반론을 물리친 원심 역시 이 틀 위에 서 있어, 흠잡을 데가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의 손에서 났는지 모를 때 판결요지 [2] · [3] · 이유 1 가 · 나

여러 의사가 한 환자를 함께 돌봤는데 그중 누구 잘못인지 가려낼 수 없다면, 관여한 의사 모두에게 공동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작업장 사고와 그 치료 중 생긴 의료사고는 각각 불법행위이면서 한 사람에게 함께 손해를 입혀, 공동불법행위로 묶였습니다. 또 노동자 자신의 과실을 두 사고 전체에 걸쳐 따져 배상액을 줄인 원심 셈법도 대법원에서 유지된 대목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피고 의사 둘 가운데 실제로 누가 어떤 처치를 했는지는 따로 가르지 않았습니다.
  • 또한 수액의 알맞은 양을 숫자로 정한 대목은 원문에 없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병원 쪽이 내세운 다른 원인은 환자가 원래 그 병으로 치료받거나 증상을 보인 적이 있었는지와 맞대어 따져졌고, 수술 전 검사 결과도 함께 읽힌 셈입니다.

의료인이라면

원래 있던 병을 원인으로 내세운 경우, 수술 전 검사와 내원 때 증상에 그 병이 드러났었는지가 반론의 무게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수액을 넣는 동안 소변이 얼마나 나오는지 지켜봤는지가 과실 판단의 가운데 있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원인을 의학으로 끝까지 밝히지 못했어도, 상식으로 보이는 잘못에 진료 밖의 원인이 끼일 여지가 없다는 사정이 더해져 인과가 추정됐습니다.

다만 다친 사람 자신의 과실도 셈에 들어, 배상은 손해 일부로 줄어든 채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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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4다52576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