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과실 판단 기준

페니실린 반응시험과 군의관의 주의의무, 환자 과실 항변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쇼크 위험이 있는 주사 앞에서 반응시험을 어디까지 해야 했는지, 1960년대 서울고등법원이 내놓은 답이 바로 이것입니다. 페니실린을 처음 맞은 병사가 쇼크로 얼마 지나지 않아 숨진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병사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국가의 항변은 배척했습니다.

법원
서울고등법원
선고
1968. 1. 25.
사건
67나127 · 민사
결론
항소 일부 인용 · 배상 인정(의료인 쪽 패)

무엇을 다퉜나

1966년 4월 저녁, 감기 치료를 받으러 부대 의무실에 온 일등병에게 군의관이 페니실린 한 병을 주사했습니다. 병사에게는 이것이 처음 맞는 페니실린이었던 셈입니다.

이때 군의관은 눈에 페니실린을 조금 넣는 결막반응시험을 하고 2, 3분이 지나자 별일 없으리라 보고, 혈관과 신경이 모인 엉덩이 아래쪽에 주사했습니다. 병사가 쇼크로 심장이 멎어 숨진 것은 그로부터 얼마 뒤입니다.

그 뒤 유족은 국가에 배상을 구했고 1심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반면 국가가 항소하며 내세운 것은, 병사가 입대 전 병원 조수였으니 체질을 알리고 검사를 철저히 해 달라고 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법원이 본 것

페니실린 주사 전 의사가 할 일 판결요지 · 이유 1 가

판결은 페니실린을 체질에 따라 큰 위험이 따르는 항생물질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서울고등법원은 이 약을 주사하는 의사가 쇼크를 막으려고 밟아야 할 단계를 셋으로 적었습니다.

먼저 결막반응시험을 하고 적어도 5분에서 10분은 지켜봅니다. 그것으로 안전한지 가려지지 않으면 아주 적은 양부터 늘려 가는 피하반응시험으로 확인합니다. 끝으로 주사 부위는 엉덩이 바깥 위쪽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군의관은 결막반응시험 뒤 2, 3분 만에 세심한 관찰 없이 주사를 결정했고, 피하반응시험도 하지 않았으며, 엉덩이 아래쪽에 주사했습니다. 법원이 보기에 병사가 숨진 것은 이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탓입니다.

병사의 잘못은 없었다 이유 1 나

서울고등법원은 환자가 병원 조수였더라도 자기가 항생물질에 이상 체질인지 알거나 의사에게 알릴 의무는 없고, 쇼크 위험을 가리는 반응시험은 오로지 의사의 업무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검사를 철저히 해 달라는 요구나 고지가 없었다는 것만으로 병사의 잘못을 인정할 수는 없다며, 법원은 과실상계 항변을 물리쳤습니다.

배상액 이유 2~4

한편 법원이 일실수입을 다시 계산한 기준은, 병사가 3년 복무를 마친 뒤 55세까지 병원 조수로 일해 벌 수 있었던 수입입니다. 그 결과 유족 한 사람 몫의 배상액은 1심 액수에서 내려갔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이 소송의 피고는 국가였고, 판결이 정한 것도 국가의 배상 책임과 그 액수뿐입니다.
  • 반응시험을 모두 제대로 했는데도 쇼크가 왔다면 어떻게 볼지는 이 사건 사실관계 밖이라 다루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오래된 판결이지만, 쇼크 위험이 있는 약을 쓸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단계별로 적어 두었다는 점에서 읽힙니다. 다만 결막반응시험 같은 단계는 그 무렵의 잣대로, 오늘의 투여 전 확인 방법과는 다릅니다. 또 환자가 병원 조수였다는 사정을 어떻게 볼지도 함께 다룬 판결입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페니실린 주사 전 결막반응시험 관찰 시간, 피하반응시험, 주사 부위까지 의사의 주의의무로 적었습니다.

환자가 체질을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으로 배상을 깎지 않은 것은, 판결이 반응시험을 의사의 직무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서울고등법원이 본 것은, 환자가 병원에서 일한 경험이 있더라도 자기 체질을 알거나 알릴 의무는 없다는 점입니다.

이 판결에서 배상 책임은 인정됐지만, 유족 한 사람 몫의 배상액은 1심보다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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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고등법원 1968. 1. 25. 선고 67나12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