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서울동부지방법원
- 선고
- 2008. 9. 25.
- 사건
- 2006가합15982 · 민사
- 결론
- 원고 1 · 2 청구 일부 인용 · 나머지와 원고 3 청구 기각
무엇을 다퉜나
환자는 고혈압과 당뇨가 있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일하다가, 2006년 7월 대학병원 입원 뒤 여러 과 검사를 거쳐 신경외과에서 뇌하수체 선종에 의한 쿠싱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은 수술 날을 정했고, 환자는 수술 전날 저녁 삭발과 금식 안내를 받았습니다. 밤 9시께 주치의에게서 수술의 필요성과 출혈 · 사망 가능성을 포함한 합병증 설명을 들었고, 이튿날 아침 8시 수술이 시작됐습니다.
수술 뒤 회복실에서 뇌 혈종이 발견돼 응급 혈종제거수술을 했지만, 환자는 끝내 혼수에서 깨지 못한 채 그해 8월 초 숨을 거뒀습니다. 소송을 낸 가족 셋은 두 가지를 들어 병원 쪽 책임을 물었습니다.
- 1차 수술 중 혈관이 손상돼 생긴 출혈을 제대로 지혈하지 않았다.
- 사망 위험이 큰 수술이니 수술을 안 받으면 얼마나 사는지까지 알려 숙고하게 했어야 하는데, 수술 하루 전에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법원이 본 것
지혈이 모자랐다는 주장 이유 3 가 (1)
종양은 크기가 45㎜에 이르는 거대선종이었고, 이런 수술에는 출혈이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료진은 지혈 뒤 활동성 출혈점이 없음을 확인하고 봉합했고, 회복실 2시간 동안 활력징후에도 별 이상이 없었습니다.
이상 증상을 보자 곧 CT를 찍고 응급수술을 했습니다. 1,600㏄를 수혈했다고 그만한 출혈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어, 지혈 과실 주장은 법원에서 서지 못했습니다.
결정에 필요한 시간 판결요지 [1] · 이유 3 가 (2) (나)
나쁜 결과가 생길 염려가 있는 수술을 앞둔 의사는, 응급처럼 예외가 아니면 병의 증상, 치료의 내용과 그 필요성, 일어날 만한 위험을 알려 환자 스스로 받을지 말지 정하게 해야 합니다.
법원은 그 선택권이 실제로 보장되려면 환자에게 믿는 사람과 의논하고 충분히 숙고한 뒤 정할 시간이 원칙적으로 주어져야 하며, 그 시간은 응급하거나 병이 중대할수록 짧아진다고 판시했습니다.
수술 전날 밤의 설명 판결요지 [2] · 이유 3 가 (2) (다)
법원은 거대선종으로 희귀하고 수술 위험이 매우 높았던 점, 수술 전까지 환자가 말하고 움직이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점을 먼저 짚었습니다.
수술 결정과 적합 판정은 입원 이삼일 뒤 환자 쪽에 알려졌지만 그 무렵 위험 설명은 충분하지 못했고, 구체적 설명은 삭발 · 금식 등 준비를 다 마친 전날 밤에야 있었으며, 11시간 뒤 수술이 시작됐습니다.
응급을 다투는 수술이 아니었고 사망 가능성이 비교적 큰 두개골 절개 수술이었으니 환자에게 결정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야 했다며, 법원은 집도의 본인과, 그를 고용한 학교법인에 함께 배상을 명했습니다.
배상의 범위 이유 3 나
다만 설명이 늦은 일이 죽음을 불렀다고 보기 어렵고, 치료 자체의 주의의무를 어긴 것과 맞먹는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었습니다. 법원이 사망에 따른 손해 전부를 지우지 않은 까닭입니다.
환자 본인의 위자료 3,000만 원을 남편과 자녀에게 법정상속분(60% · 40%)대로 나눴고, 자기결정권의 주체가 아닌 가족 고유의 위자료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살 수 있었을지는 판결 이유에 셈이 없습니다.
- 사망에 이른 합병증을 두고 환자 쪽이 든 과실은 지혈 하나였고, 법원의 과실 판단도 그 하나를 두고 내려졌습니다.
- 이 판결은 1심 판결이고, 이 글은 그 판단까지를 다룹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사건에서 전날 밤 설명이 있었던 사실은 법원도 인정했습니다. 판결이 문제 삼은 것은 그 설명이 놓인 때와, 그 뒤 수술까지 남은 시간이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응급이 아닌 고위험 수술이라면, 판결은 수술을 정하고 알린 무렵에 위험을 충분히 설명해 숙고할 틈을 두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돼도 사망과의 인과가 없으면, 배상은 환자 본인의 위자료에 머물렀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설명을 언제 들었는지, 그 뒤 수술까지 몇 시간이었는지가 이 사건 판단의 중심에 섰습니다.
남편 · 자녀 · 어머니가 자기 이름으로 구한 위자료는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자기결정권을 오직 환자 본인의 것으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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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동부지방법원 2008. 9. 25. 선고 2006가합1598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