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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촬영 전후의 진료와 병원 책임, 광주고등법원은 버거씨병 환자의 무릎 아래 절단에 정형외과 · 방사선과 수련의 두 사람의 과실이 겹쳤다고 보아 병원의 책임을 인정하고 본인 배상액을 1심보다 줄였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버거씨병으로 다리 동맥이 막혀 가던 환자가 외래에서 혈관 촬영을 받은 뒤 통증이 급히 심해졌는데, 결국 무릎 아래를 절단한 사건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정형외과와 방사선과 두 수련의의 과실이 겹쳐 치료 시기를 놓쳤다며 병원에 배상을 명하고, 본인 배상액은 다시 셈해 줄였습니다. 진찰부터 촬영, 재진까지 단계마다 법원이 무엇을 짚었는지부터 보시면 됩니다.

법원
광주고등법원
선고
1990. 10. 17.
사건
89나1062 · 민사
결론
병원 항소 일부 인용(환자 본인 몫 배상액 줄임) · 가족 몫 항소 기각(의료인 쪽 패 · 배상 인정)

무엇을 다퉜나

1984년 6월 환자는 오른쪽 종아리 통증으로 병원 정형외과 외래를 찾았습니다. 13년 전 왼팔의 버거씨병으로 수술받은 병력이 있었고, 최근에는 20분만 걸어도 다리가 터질 듯 아팠습니다.

버거씨병은 팔다리 동맥이 점점 막혀 끝부분까지 피가 돌지 못하는 병으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 진찰한 정형외과 수련의는 오른발의 냉기와 맥박 소실을 보고 버거씨병으로 일단 진단했지만, 급하지 않다고 보고 전문의 검토 없이 방사선과에 동맥 촬영을 맡겼습니다.
  • 방사선과 수련의는 전문의 지도 없이 조영제를 넣으며 촬영했습니다. 환자는 첫 주입부터 무릎 아래 통증을, 일곱 번째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주치의 진찰을 청했지만, 촬영은 세 시간 동안 아홉 번 이어진 것입니다.
  • 그 병원은 보통 한 부위를 찍어 전문의가 판독한 뒤 다음 촬영을 정했는데, 이날은 판독할 전문의가 없었습니다.
  • 촬영 뒤 출혈은 보통 20분이면 멎는데, 인턴이 두 시간 넘게 손으로 눌러서야 멎었습니다.

촬영을 마치고 정형외과에 돌아갔을 때는 의사와 간호사가 퇴근해 없어서, 환자는 처방된 관찰을 받지 못한 채 귀가한 것입니다. 그날 밤 통증이 극심해져 새벽에 응급실에 왔지만 진통제 주사만 맞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재진한 정형외과 수련의는 버거씨병을 확진하고 약을 처방하면서, 진료기록과 사진을 내주며 큰 병원으로 가 보라고만 했습니다.

결국 이튿날 옮겨 간 병원에서 교감신경절제술을 받았지만 때가 늦어, 무릎 아래를 절단한 것은 입원 닷새 뒤입니다. 한편 피고 병원에는 이 병의 치료법 가운데 동맥수술을 할 시설이 없었는데, 수련의는 치료 방법과 병원의 치료 능력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환자 본인은 약 7,727만 원, 가족들은 각 50만 원을 구했고, 1심이 일부를 인정하자 병원 쪽이 항소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정형외과 수련의가 했어야 할 일 판결요지 · 이유 1

항소심 법원은 정형외과 수련의가 첫 진찰 때 버거씨병이 빠르게 나빠지는 것을 알아챘거나 알아챌 수 있었다면, 병의 진행과 치료법, 병원의 치료 능력을 설명하고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하거나, 그 병원에서 할 수 없으면 전원을 권유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촬영을 맡긴 뒤에도 그 전후의 증상과 방사선과 의사가 요구한 조치를 챙겼어야 하고, 재진 때는 다리를 잃을 수 있는 응급환자로 다뤄 절단 말고 다른 치료를 받을 시기를 놓치지 않게 할 책임까지 정형외과 수련의에게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방사선과 수련의가 했어야 할 일 판결요지 · 이유 1

동맥이 막힌 환자는 조영제가 들어가는 동안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고, 출혈 · 혈전 같은 부작용도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통증 호소가 이어지면 전문의나 정형외과 의사와 협의해 곧바로 대응할 일이었다는 것이 항소심 법원의 지적입니다.

또 촬영 중 전문의 판독을 거쳐 조영제를 꼭 필요한 만큼만 넣고, 무리한 압박으로 지혈이 지나치게 늦어지지 않게 주의할 의무도 방사선과 수련의에게 있었습니다.

두 수련의의 과실이 겹친 탓에 병이 급격히 나빠지고 치료 시기를 놓쳐 절단까지 갔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입니다. 그래서 병원은 두 의사를 쓴 사용자로서 그 사무집행 중 생긴 손해에 대해 배상 책임을 졌습니다.

본인 배상액을 다시 셈함 이유 2 · 3

법원은 가축 사육 · 운반업을 하던 환자가 노동능력의 28%를 잃었다고 보고, 60세까지 9년 9개월 동안 잃은 장래 소득, 곧 일실수입을 약 1,569만 원으로 셈했습니다.

위자료를 더한 본인 몫은 약 1,659만 원이어서, 1심이 이보다 많이 인정한 부분은 취소했습니다. 반면 가족들 몫은 1심 그대로이고, 본인과 병원 사이 소송비용은 병원이 25%를 집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버거씨병은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병으로 판결에 적혀 있고, 법원이 책임을 물은 것은 병 자체가 아니라 그 병을 다룬 진료 과정이었습니다.
  • 이 판결은 병원의 항소에 대한 항소심 판단이라서, 환자 쪽이 항소하지 않아 1심에서 얻지 못한 부분은 이 판결에서 다시 다투어지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결국 이 판결이 한 일은, 수련의 두 사람의 진료를 하루 남짓의 흐름으로 따라가며 단계마다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 적은 것입니다. 즉 첫 진찰의 설명과 전원 권유, 촬영 중 대응, 지혈, 재진 때의 응급 처리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진찰한 수련의가 병이 빠르게 나빠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 병원의 치료 능력까지 설명하고, 그 병원에서 할 수 없는 치료면 전원을 권유할 주의의무가 생긴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은 조영제 주입 중 이어진 극심한 통증 호소와 판독 없이 아홉 번 계속된 촬영을 방사선과 수련의의 과실로 묶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법원은 촬영 뒤 정형외과 의사들이 퇴근해 처방된 관찰이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인정 사실에 담았습니다.

이 판결에서 배상액은 노동능력 상실률 28%와 60세까지의 가동 기간으로 셈한 일실수입에 위자료를 더해 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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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광주고등법원 1990. 10. 17. 선고 89나106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