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청주지방법원
- 선고
- 2019. 8. 19.
- 사건
- 2017가합202415 · 민사
- 결론
- 원고 청구 일부 인용
무엇을 다퉜나
- 환자는 몇 해 전 심근경색 진단을 받아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그 뒤로 심근경색 치료제를 오래 먹어 왔습니다.
- 또 예전에 한 내과에서 디클로페낙에 몸이 부작용을 보인다는 말을 들었고, 늘 조심하라며 약 이름을 손으로 적어 준 쪽지를 지갑에 넣어 다녔습니다.
- 그러다 오른쪽 발목을 다쳐 찾은 병원에서 신경외과 전문의가 진찰과 엑스레이 검사 끝에 인대 손상으로 진단합니다. 디클로페낙 성분의 주사를, 먹는 약과 함께 처방했고, 간호사가 같은 성분의 다른 제품을 근육주사로 놓았습니다.
- 실제로 환자는 약국에서 쪽지를 내밀며 처방약과 성분이 같은지 물었고, 거의 비슷하다는 답에 처방을 바꾸려 병원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응급실로 간 것은 주사 10분쯤 뒤입니다.
- 그 뒤 응급실에서 온몸이 굳고 숨이 가빠져 과민반응 약물과 기관내삽관, 심폐소생술, 제세동 등의 처치가 이어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부검에서 사인으로 추정된 것은 디클로페낙이 부른 과민성 쇼크입니다.
이에 유일한 상속인인 아들이 병원을 운영한 의료법인에 손해를 물어 소송을 냈는데, 의료법인은 의사가 먹던 약과 과거 병력을 물었지만 환자가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이 본 것
부작용이 알려진 약을 쓰기 전의 확인 판결요지 · 이유 2 가
먼저 법원은 페니실린 · 스트렙토마이신 주사 뒤 환자가 숨진 두 대법원 판결(74도816 · 87다카2305)을 참조해 법리를 세웠습니다.
체질에 따라 부작용으로 몸이 크게 상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의학계에 알려진 약이라면, 처방하는 의사는 과거 병력과 써 온 약, 그때 겪은 증세부터 문진 등으로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약을 쓴 뒤에도 지켜보며 알맞은 뒤 치료를 다해야 한다는 것도 같은 법리입니다.
흔히 쓰는 약이라거나 목숨을 잃는 부작용이 매우 드물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주의의무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판결은 보았습니다.
- 환자에게는 심혈관 질환이 있었는데, 이 약의 사용상 주의사항에는 심혈관계 혈전 반응의 위험과, 성분에 과민증이 있는 환자에게 쓰지 말라는 경고가 적혀 있었습니다.
- 과민반응 자체를 미리 내다볼 수는 없어도, 이런 약을 처방할 때는 약물 이상반응을 겪은 적이 있는지 확인하고 같은 성분에 반응이 있었다면 다른 성분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학 지식도 판결에 실린 대목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법원은 의사가 병력과 투약력을 문진 등으로 파악하지 않은 채 주사를 처방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환자가 숨진 때는 주사 뒤 한 시간 40분쯤 지나서입니다.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 이유 2 가
반면 의료법인의 이 말을 법원은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 환자는 몇 해 전 다른 의원에서도 이 성분에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고, 그 말이 그 의원의 진료 전산기록에 참고사항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 진료받던 날에도 쪽지를 지갑에 지녔고, 주사를 맞은 직후 약국에서 쪽지를 꺼내 성분부터 물은 것입니다.
- 그러니 자기 체질을 이렇게 잘 알던 환자가 먹던 약과 과거 병력을 묻는 말에 입을 다물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약을 쓰기 전의 설명 이유 2 나
약을 쓰는 일도 몸에 대한 침습이라서, 급한 때처럼 예외가 될 사정이 아니라면 위험과 부작용을 미리 알려 환자가 스스로 정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습니다(92다25885 판결 참조).
또 설명을 다했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의사 쪽이 증명할 몫이라는 대법원 판결(2005다5867 등)도 들었습니다.
발생 가능성이 낮은 부작용이라도 이 처치의 전형적인 위험이거나 회복이 안 될 만큼 중대하면 설명할 대상이 된다는 법리(2002다48443)도 함께 놓았는데, 주사 전에 부작용과 합병증, 다른 치료 방법, 치료하지 않을 때의 예후를 알렸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습니다.
병원 경영진이 갖출 절차 판결요지 · 이유 2 다
나아가 법원은 이 사건을 의사 한 사람의 책임으로만 볼 수 없는 사정도 있다고 했습니다. 병원 경영진이라면 다음과 같은 일 등으로 진료 · 주사 절차를 마련해 운영할 책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 내원한 환자에게 정해진 꼴의 문진표를 쓰게 하는 일
- 처방한 약의 부작용을 알리는 문서를 갖춰 두고 건네기
- 간호사 등 직원이 과거 병력과 먹던 약을 물어 진료 의사나 주사를 놓는 간호사에게 전하는 일
이를 게을리한 몫까지 의료법인이 사용자로서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과실과 사망의 연결 이유 2 라
절차에 따라 병력과 먹던 약을 묻고 부작용을 충분히 알렸다면, 환자는 의사에게 쪽지를 보여 주었을 것이고 이 성분의 약은 처방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게다가 과민성 쇼크라는 추정 사인 말고 다른 원인을 의심할 만한 사정도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앓던 심장질환이 겹쳐 생긴 결과라는 의료법인 주장 역시,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물리친 대목입니다.
배상 몫과 손해 셈 이유 3
- 다만 널리 쓰이고 같은 효과의 다른 약과 안전성이 비슷하다고 평가되는 약이며, 부작용 대부분은 약을 끊고 치료하면 회복되고, 과민성 쇼크로 숨지는 일은 아주 드물다고 했습니다.
- 또 환자도 자기 체질을 잘 알고 쪽지까지 지녔던 만큼, 진료 때 병력과 체질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도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 결국 법원은 이 사정들을 헤아려 의료법인이 질 몫을 85%로 정합니다.
- 앓던 병 탓에 남은 수명이 짧고 65세까지 일하기 어려웠다는 의료법인 주장은, 증거가 모자라 손해 셈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과민반응을 미리 내다보지 못한 일 자체가 아니라, 병력과 먹던 약을 확인하지 않은 처방과 설명, 병원 절차에 과실이 선 것입니다.
- 항소심인 대전고등법원은 항소를 기각했고((청주)2019나2682), 이 글은 청주지방법원 1심 판결의 이유를 풀어 적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판결은 먹던 약을 묻는 일을 진료실 안의 문답에 더해, 병원이 미리 갖춰 둘 절차로도 보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특히 널리 쓰이는 약의 안전성과 매우 드문 사망, 체질을 알던 환자가 스스로 알릴 필요가 책임을 85%로 줄이는 데 반영됐습니다.
법원은 문진표와 부작용 안내 문서, 직원이 묻고 진료 의사에게 전하는 흐름처럼 병원이 마련할 장치를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약 이름을 적은 쪽지와 다른 의원의 진료기록 덕분에, 물었는데 답이 없었다는 병원 쪽 말은 힘을 잃었습니다.
다만 체질을 알던 환자도 진료 때 병력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었다며, 법원은 그 사정을 배상 몫을 줄이는 데 썼습니다.
과실 판단 기준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 의료과실의 추정과 설명의무,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 않음대법원 2005다5867
- 후유장해와 과실 추정대법원 2017다203763
- 수술 뒤 감염과 과실 추정대법원 2024다204665
출처 · 청주지방법원 2019. 8. 19. 선고 2017가합20241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